그간 훌륭함이 뭔지 알려주던 렌즈는 Zeiss였다. 과거 SLR시대는 물론 최근 미러리스 카메라 시대에도 그 알림은 변하지 않고 있다. 물론 그간 Zeiss는 수동 렌즈로만 보여줘 왔다. 그러나 a7이 카메라들의 중심이 되면서 Zeiss는 AF렌즈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가 하고 싶은 말은 당연히 변하지 않았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Zeiss가 보여주는 것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렌즈라면 이래야 한다'
가볍게 걸으며 꼭 남길 사진이 필요하다면
안국역 근처에서.
걸어다니다 문득 사진으로 남겨두고 싶은 마음이 올라설 때가 참 많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다양한 방식(확대, 일부 사용 등등)으로 사용하기 위해선 카메라와 렌즈가 필요하고, 그 순간은 똑같이 돌아오지 않기에 더 안심할 수 있는 렌즈가 뭔지 생각하게 된다.
북촌 한옥마을.
더불어 조금은 흔하게 보이는 것을 더 아름답게, 더 기억에 남게 해주는 건 뭘까. 결국 어떻게 찍느냐가 중요하다. 그 '어떻게'의 역할 중심에는 사람의 머리가 있다. 생각하는 방식과 생각을 도와주는 눈. 그리고 행동을 도와주는 것 중 하나가 렌즈다. 본인의 기대에 가깝거나 그보다 더 뛰어나게 해주는 게 렌즈라는 건 인정할 수밖에 없다.
깜빡하지 말라고 알려주는 사진
삼청공원 180° 돌린 반영사진.
아마 누군가는 '아, 그때 사진을 찍었어야 했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아, 이 사진을 보니 그곳으로 또 가보고 싶네'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냉정한 현실은 그와 다를 수 있다. 사진은 변하지 않지만 실제 현실은 반드시 변하기 때문이다. 비슷하다는 말 안에는 다른 부분도 있다는 말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 사진은 그러하기에 꼭 필요하다. 깜빡하지 않게 도와준다는 것은 아주 중요하기 때문.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따박따박 변한다는 말은 그 계절들이 사라지지 않을 것처럼 말한다. 그러나 조금 냉정하게 현실을 이야기해보자면 이렇다. 봄과 가을이 생기긴 하지만 점점 더 짧아지고 있다. 여름과 겨울은 반대로 더 길어지고 있고. 원하건 그렇지 않건 변해가고 있다. 따라서 그 전에 사진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
사라지기 전에 찍자
회현시민아파트.
또 찾아갈 수 없게 되면 이미 늦은 것이다. 현실이 그러하지 않던가?
이 시민아파트도 그렇다. 개인적으로 15년쯤 전에도 찍었던 곳인데 조만간 사라질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최근에 또 가봤다. 다행히 무너질 것 같은 곳으로 변해있진 않았다.
회현시민아파트.
이 회현시민아파트는 1968년 10월에 태어났다. 50년보다 더 오래된 아파트인 것. 현재 이 모든 곳에 사람들이 살고 있지는 않다. 2003년에 철거가 진행될 뻔 했고 2023년에 2차로 철거가 예정되어 있다. 따라서 2023년 어느 날 부터 이 아파트가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러하기에 다시 찾아가봤다. 실제로 만날 수 없게 되더라도 찍었던 사진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광각렌즈가 필요했다. 더불어 대상의 현실을 그대로 사진 속에 담아낼 수 있는 렌즈가 필요했다.
겨울이다 보니 사진 결과도 싸늘한 느낌을 전해주고 있는데, 봄 초반에 다시 또 찾아가고 싶었다. 다만 그때 실제로 철거가 시작된다면 사진 찍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지난 겨울에 찍은 싸늘한 모습이 그나마 다행이구나'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회현시민아파트 일대.
참고로 어린이들이 놀 수 있었던 그네는 사용불가로 변했더라.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변해가고 있었다.
변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 솔직한 사진
한강. 당산역 근처.
한강은 계절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사진 찍기를 즐기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겨울은 더 푸른색으로 보여주는 것과 더불어 얼음도 함께 보여주고 있다. 그 아름다움은 사진 결과에서 절정에 오른다. 사진 결과가 더 아름다워 보이기까지 한다.
아름다운 모습이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보여준 사진일수록 더 그렇다.
대상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따라 그 사진 결과가 달라진다. 대상 그 자체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방식이 부족했을 때 부족한 느낌의 사진이 나타나게 된다. 대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부터 생각한 후에 셔터를 누르자.
겨울 나무.
그리고 그 이후는 렌즈의 역할이 크다.
찰칵거리는 소리와 함께 빛이 들어왔다 멈추는 그 순간은 렌즈부터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고 그 결과는 카메라에 저장된다. 즉 셔터를 누른 직후 렌즈 내부에 사진 관련 역할이 크게 담겨 있는 것이다.
선유도공원 온실.
만약 본인의 눈으로 직접 바라봤던, 머리로 예상했던 것과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럴 때에는 다시 또 찍어보자. 아주 미세한 차이로 아주 큰 차이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노력하고 노력했는데도 불구하고 기대했던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렌즈를 바꿔보는 건 어떨까?
선유도공원.
특히 대상을 주변까지 얼마나 선명하게 찍을 수 있는가에는 렌즈의 역할이 가장 크다. 그리고 숫자라는 아주 작은 차이로 생각할 수 있지만 눈으로 보게 된 차이는 크게 느껴질 수도 있다.
겨울, 눈이 내리고 물은 꽝꽝 언다
'고였던 물은 꽝꽝 얼어버리고 그 위에 눈이 쌓였다.' 우리가 이와 같은 글만 읽어야 한다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게 된다. 그리고 사람에 따라 그 모습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사진부터 보게 된다면 비슷한 글자를 예상하게 된다.
그게 바로 사진의 힘이다. 더불어 그 힘을 꽉 밀어주는 것이 렌즈다.
물론 글자는 상상을 전해줄 수 있다. 그 상상은 실존하는 것이 아니기에 사진으로는 불가능하다. 다만 대상을 어떻게 찍는가에 따라 또 다른 느낌을 전할 수는 있다. 그 또한 사진의 힘이다.
180° 돌린 사진. 길게 늘어난 그림자가 그림 같다.
추워지기 시작한 한겨울을 조금 더 편리하게, 정확한 느낌으로 사진을 찍고 싶었다. 걸어 다니면서.
어떤 렌즈가 야외의 순간을 찍기 좋을지 고민했다. Zeiss Batis 2/25를 빌렸고, 그 결과는 아주 만족스럽다.
렌즈 사양
모든 정보는 Zeiss 홈페이지를 캡처했습니다. https://www.zeiss.co.kr
안국역 일대
길고양이.
선유도공원.
EastRain 2022.12.21
:: 모든 사진은 본인이 직접 촬영한 결과입니다.
:: 사진에 사용된 렌즈는 Zeiss Bastis 2/25이며 대여한 결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