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0가지 이상의 색을 시스템으로 체계화한 기업 팬톤(PANTONE)은 2000년부터 매해 12월마다 올해의 컬러(Color of the year)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팬톤에서 발표하는 올해의 컬러가 무엇일지 고대하는데요. 2023년 올해의 컬러로는 강렬함이 느껴지는 적색 계열의 비바 마젠타(Viva Magenta)가 선정됐어요.
우리는 24시간, 365일 다양한 색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다채롭죠. 지금 제 앞에는 연분홍색 포스트잇, 연한 민트 컬러 포장의 물티슈, 검정/빨강/파랑의 삼색 펜이 있고 흰색 휴지도 보이네요. 하늘 아래 같은 빨간색은 없다는 말처럼 미세하게 구별되는 다양한 색이 존재하고, 다양한 색 중에서 하나를 선정할 만큼 색은 우리의 일부고 우리를 매료시킵니다.
그런 가운데 최대한 색을 제거하고 빛으로 대상을 담아내 시선을 압도하는 작가가 있습니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 WATSON, THE MAESTRO - 알버트 왓슨 사진전 >의 작가 알버트 왓슨인데요. 거장의 작품을 볼 수 있는 데다가 국내 최초이자 아시아 첫 번째 대규모 메이저 전시인 만큼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365일 중에 하루쯤은 흑백 한 컷, 어떨까? 그래서 해봤습니다.
세기사진관과 알버트 왓슨 사진전의 컬래버레이션, 2023년 계묘년 검은 토끼해 맞이 흑백사진 촬영 이벤트!
전시장 내 왓슨 스튜디오
흑백사진 촬영 이벤트는 지난 1월 12일(목), 전시장 내 세팅되어 있는 왓슨 스튜디오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앞서 알버트 왓슨 사진전 인스타그램(@albertwatson_seoul)을 통해 참가자를 모집했는데요.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고 현장에서도 흑백사진 결과물을 보고선 참가하고 싶단 문의가 이어졌습니다. 호기심을 가지고 구경하는 분들도 많았고요. 이때 느꼈어요. 이벤트 하길 잘했다!
SIGMA SD QUATTRO H & Elinchrom FIVE(출시 전)
SIGMA 카메라로 진행된 흑백사진 촬영 이벤트
'적은 양의 빛과 온도로 화려한 기교나 보정 없이 한 장의 사진에 피사체의 우주를 담는 사진작가'* 알버트 왓슨처럼 절제와 생략으로 사람들의 우주를 담아보기로 했습니다. 촬영에는 SIGMA SD QUATTRO H, ART 85mm가 사용되었는데요. 남다른 색감을 자랑하는 시그마의 SD QUATTRO H와 무선으로 사용할 수 있는 Elinchrom FIVE 조명(출시 전)의 합작은 흑백사진에서도 빛을 발했습니다.
*ⓒ 알버트 왓슨 사진전 인스타그램
흑백사진 with SIGMA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흑백으로 사진을 찍어본 경험이 없었습니다. 요즘 셀프 사진관, 인생네컷으로도 흑백사진을 많이 촬영하는 추세고 옛 감성을 느끼게 해준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는 아이템이긴 하지만 프레임 한가득 흑백으로만 나를 비춰보는 일은 흔치 않기에 이번 이벤트에 큰 관심을 보여주신 것 같았어요.
다양한 분들이 오로지 나의 모습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위해 찾아와주셨습니다. 이제 한 달 차 카메라 입문자, 시그마와 소니 중 어떤 제품을 구매할지 고민했다는 분, 친구처럼 살갑고 애정이 뿜뿜했던 세 모녀, 세기P&C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참가자도 있었고요! 전시를 보러 왔다가 현장에서 참여한 친구, 커플, 부부 등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전시와 이벤트 모두 사진이란 공통점이 있다 보니 평소에도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분들이 꽤 있었는데요. 당일 본인 소유 카메라를 들고 온 분들은 카메라를 소품으로 활용해 사진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함께 흑백사진을 만들어가는 참가자들
코칭에 따라 포즈를 취하기도 하고("CEO가 된 것처럼 포즈를 해볼까요?") 일일 사진작가 부장님과 스몰토크로("흑백사진 촬영한 적 있으세요?", "평소 사진 많이 찍으세요?") 긴장을 풀다 보면 점점 자연스러워지는 표정이 얼굴에 드러납니다. 촬영이 익숙하거나 셀카 등 일상에서 사진을 많이 찍는 분들은 렌즈를 바라보는 즉시 눈빛과 표정, 심지어 분위기까지 바꾸는 능란함으로 자신을 표현하셨는데 정말 멋졌어요!
같은 흑백사진이지만 인물에 따라 느낌이 다 달랐습니다. 강렬함이 컸던 분도 있었고, 부드러움이 더 부각되는 분들도 있었어요. 신기하죠? 색을 최대한 제거한 상태이기 때문에 비슷한 분위기가 연출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더욱 도드라지는 개성, 눈에 보이진 않지만 느낄 수 있는 고유의 컬러. 흑백으로 촬영됐지만 참가자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컬러가 스며 사진을 완성하는 것 같았어요. 어떤 참가자는 고혹적인 버건디, 어떤 참가자는 차분한 짙은 회색, 또 어떤 분은 톡톡 튀는 오렌지색. 촬영을 하는 저희에게도 재미있는 경험이었어요.
인생 사진을 건졌다며 매우 기뻐했던 참가자, 인화된 사진으로 기념 촬영을 하는 참가자, 사진을 한참 동안 바라보던 참가자 등 반응을 하나하나 지켜보는 저희도 기뻤습니다. 역시 이벤트 하길 잘했다!
#사진을세기다 어느 날 문득 떠오르는 소소하지만 특별한 추억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촬영 세팅을 하면서 어떻게 해야 참가자의 모습을 효과적으로, 멋지게 담아낼 수 있을까 골몰했던 순간들이 있었지만 그만큼 흑백사진과 친해진 기회였습니다. 한 장의 사진에 담긴 많은 이들의 모습이 고요하면서도 저마다의 개성으로 빛나고 있다는 것을 직접 본 시간이기도 했고요. 무엇보다 카메라 앞에서 아름답고 당차고 멋진 모습을 보여주셨던 참가자분들 덕분에 이벤트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또 흑백사진의 매력을 알려드린 것 같아 즐거운 촬영이었는데요. 직접 참여하셨던 분들에게 어느 날 문득 떠오르는 소소하지만 특별한 추억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세기사진관과 함께 한 < WATSON, THE MAESTRO - 알버트 왓슨 사진전 >은 오는 3월 30일(목)까지 진행됩니다.
곧 < WATSON, THE MAESTRO - 알버트 왓슨 사진전 > 후기도 업로드 될 예정이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 WATSON, THE MAESTRO - 알버트 왓슨 사진전 >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