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쨍쨍 오늘은 폭우의 연속인 나날입니다. 이런 날씨에도 새를 보러 가는 참사랑꾼들이 있죠! 네, 바로 탐조에 맛을 들여버린 세기P&C입니다..ㅎㅎ 본격적인 여름을 맞아 비 소식이 오기 전 조금 더 쨍쨍한 하루를 골라 탐조 part.2 를 준비했습니다! 겨울에 한강에서 만났던 새들과 여름에 공원에서 만나는 새들은 어떻게 다를까요? 궁금하다면... 따라오시죠!
이번에도 탐조 4대장이 함께했습니다. 탐조에 꼭 필요한 건 뭐다? 바로 쌍안경이죠! 다양한 배율과 사이즈로 준비한 자이스 쌍안경, 그리고 리코-펜탁스 쌍안경은 물론, 70배율에 95mm라는 구경으로 선명함을 자랑하는 자이스 스코프를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스코프와 묵직한 망원렌즈를 지지해 줄 든든한 짓조 삼각대, 그리고 새들을 기록할 시그마 렌즈 까지. 완벽한 4대장이 베이스캠프에 준비됐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탐조를 위해 베이스캠프에 찾아온 참가자분들에게 희망하는 쌍안경을 대여해드리고 탐조 행사를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도 탐조 모임 '서울의 새'의 대표 이진아 님이 탐조 해설가로 함께 해 주셨습니다! '서울의 새'라는 모임은 이름 그대로 서울의 새들을 관찰하는 모임입니다. 서울 내의 공원이나 궁, 하천 등 도심 속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새들을 찾아보고 기록합니다.
이번에는 한강이 아닌 공원에 사는 새들을 만나보기로 했는데요, 공원에 사는 새는 아무래도 인간에게 좀 더 친숙해서 덜 도망가는 편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우리는 '탐조'를 위해 모였기 때문에 새들이 도망가지 않도록 탐조 에티켓부터 함께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탐조는 새를 관찰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새에게 들키지 않고, 또 새를 놀래키지 않고 지켜볼 수 있도록 몇 가지 기본적인 자세와 태도가 필요합니다. 이번에는 참가자분들 모두 탐조에 딱 맞는 의상을 입고 오셔서 해설가님이 백점!을 주었답니다.
시그마 Contemporary 라인의 망원렌즈 100-400mm F5-6.3 DG DN OS 으로 촬영한 왜가리
이번 탐조 활동에서 만나볼 새들은 우리나라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텃새와 여름 철새였습니다. 이번 탐조 part.2의 베이스 캠프는 올림픽공원 내 호수 옆이었는데요, 이미 에티켓 클래스를 하는 동안에도 호수 위에 여러 종류의 새들이 있더라고요! 에티켓을 배운 뒤 바로(!) 뒤를 돌아 베이스 캠프에서 관찰할 수 있는 새들을 찾아보았습니다.
뒤를 돌자마자 길쭉함을 자랑하는 왜가리가 호수 위에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왜가리는 원래 여름 철새로 한국을 떠나는 새였지만 지금은 거의 텃새로 살고 있다고 합니다. 날씨의 변화나 새들의 적응에 따라 볼 수 있는 계절이 바뀌는 것도 재미있는 이야기 중 하나였습니다.
자이스 쌍안경을 활용해 촬영한 어포컬
다 같이 짠 듯이 초록색으로 맞춰 입은 참가자들! 탐조 준비 점수 백점입니다XD
물 위에 흰뺨검둥오리와 청둥오리도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엄마오리를 졸졸 따라오는 새끼들도 함께 볼 수 있었습니다. 슬프게도 결국 성조로 크는 새끼 오리들은 많지 않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현장에서는 너무 귀여워서 눈을 뗄 수 없었답니다!
물 위에 있는 새들 외에도 호수 반대편 나무 꼭대기에 있는 개개비와 중대백로도 볼 수 있었습니다! 저 멀리 나무 위의 흰 점만 보고 어떻게 무슨 새인지 아는 지 정말 신기했습니다. 탐조인이란 무릇 지나가는 새소리에도 무슨 새가 몇 시 방향으로 가는지 알 수 있는 걸까요? 초보 탐조인은 그저 해설가님의 손가락 끝만 보며 감탄을 잔뜩 내뱉었습니다.
이제 베이스 캠프를 빠져나와 공원을 돌며 새를 찾아봤습니다. 탐조 행사인 것을 아는 건지 까치가 입을 벌리고 계속 따라왔습니다. 해설사님이 강아지들이 더울 때 혀를 내밀고 헥헥 거리듯이 까치도 너무 더워서 혀를 내밀고 걷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귀엽고 신기했습니다. 새들도 많이 더운 날씨에도 탐조에 진심으로 함께 해 주신 참가자분들 다시 한 번 고맙습니다!
일상적으로 걷는 산책로에서도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새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 눈에는 참새 말고는 아무 새도 모르겠는데, 해설가 님과 함께하니 저 멀리 까만 점처럼 날아가는 파랑새를 보기도 하고 박새와 직박구리 같이 작고 귀여운 다양한 텃새들을 구분하며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탐조 중 자이스 스코프에 스마트폰을 대고 촬영한 이미지
모두들 쌍안경을 들고 목이 빠져라 나무를 살피다 보니 지나가던 시민분들도 어디 신기한 새가 있냐면서 궁금해하시더라고요. 겨울의 탐조와 다르게 여름의 탐조는 무성한 잎사귀들 사이에서 새를 찾다보니 한층 집중해서 올려다봐야 했습니다. 저 멀리 나무 꼭대기 위에 있는 새를 찾는 것보다 바로 앞 나무 아래서 새를 찾는 게 더 어려웠던 것 같아요.
참, 그리고 새의 둥지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여러분은 새의 둥지는 집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한 번도 제대로 고민한 적이 없는 질문이었는데요, 질문 자체가 신선한 기분이었습니다. 탐조인은 정말 새를 좋아하고 새의 모든 것을 진지하게 탐구하는 자세가 필요한가 봅니다. 아, 정답을 말씀드리자면 새의 둥지는 집이 아니라고 하네요! 둥지는 둥지라고, 일종의 임시 거처 정도랄까요.
해설가님을 따라 가다보니 숲이 등장했습니다! 올림픽 공원을 자주 왔지만 이렇게 우거진 숲 산책로가 있는 줄 몰랐습니다. 새를 따라가다 보니 자꾸만 더 푸르른 자연이 가까워지더라고요. 탐조라는 것 자체가 자연을 있는 그대로 두고 그저 지켜보는 일이다 보니 좀 더 자연과 가까워지고 또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방법을 고민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숲 속에서는 일광욕을 즐기는 대륙검은 지빠귀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암컷과 수컷, 성조와 아직 어린 새를 모두 볼 수 있었습니다. 새의 깃털과 부리의 색으로 암수와 성조를 구분하며 바닥에 엎드려 쉬는 새를 지켜봤습니다. 그리고 도감과 새의 울음소리를 확인할 수 있는 어플을 활용해 소리로 새를 구분하는 법도 함께 배워봤습니다! 언젠간 저희도 어디선가 지지배배 우는 소리에 "오~ 물까치 소리군!" 할 수 있는 날이 오겠죠?
탐조 체험을 끝내고 간단한 간식을 먹으며 휴식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오늘을 기억하기 위해 세기P&C가 작은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바로 탐조 기념사진이었는데요! 현장에서 바로 촬영한 흑백 사진과 함께 만난 새 사진을 한 장 씩 인화해 드렸습니다. 생각지 못했던 촬영에 다들 조금은 어색해 했지만 사진을 보고는 만족스러워하시면서 즐겁게 사진을 받아갔습니다.
요즘엔 여러 SNS에서 탐조를 즐기는 모습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더 많은 분들이 자연 속에서 자신만의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새들을 지켜보고 기록하는 즐거움을 함께하길 바라며, 다음에 또 탐조 part.3로 만날 날을 기대하겠습니다!
즐거웠던 새보러가자 part. 2!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