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하나도 움직이고 싶지 않게 만드는 더위의 여름이지만. 사진 찍으러 가는 건 더위에 불쾌한 것들을 잊게 만드는 매력이 있어요. 거기에 여러 사람들이랑 함께 사진 찍는다는 소식을 듣는데 안 나갈 수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다녀왔습니다. 하만의 피닉스 200 필름 체험 이벤트를 함께하기 위해 홍대에 위치한 다크룸 서울로 출발했습니다.
필름 외길 하만의 고집
하만은 정말 필름에 진심인 회사답게 필름 외길을 걸어온 몇 안 되는 회사입니다. 특히, 흑백 필름만 만들어온 지난 시간을 쭉 훑다 보면 장인정신까지 느껴지는 회사입니다. 하지만, 많은 유저의 요청으로 첫 컬러필름인 ‘피닉스 200’을 출시했죠.
피닉스 200이 처음 나왔을 때 많은 분들이 너무 강한 특성 덕에 재밌어하는 분도 계셨지만 어려워하는 분들도 계셨는데요. 하만 본사에서 지난 6월 행사에 참여해서 “현재는 개선이 된 버전이며 지속적으로 개선을 할 계획이다.”라고 말해서 기대 했는데 이후에 나오는 개선된 버전의 느낌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아진 걸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필름의 매력
맛있는 음식은 혼자 먹는 것보다 다 같이 먹어야 맛있다고 하잖아요. 그런 것처럼 사진도 혼자 찍는 것보다 다 같이 찍으면 즐거움이 배가 되는 것 같아요. 일단 모이기만 했는데도 어색한 분위기는 금방 사라지고 서로의 카메라와 사진에 관한 이야기로 꽃을 피우는 걸 보면 필름 사진의 매력은 어디까지인가 싶습니다.
참가자분들에게 필름을 나눠드리면서 리드 작가님을 필두로 출사를 진행하며 코스, 소요 시간, 이후에 진행될 일정에 관한 것을 설명해 드렸습니다. 리드 작가님은 이번에도 김태풍 작가님과 류희석 작가님이 함께해주셨습니다.
작가님께서 간단하게 피닉스 200 필름에 대한 특성을 설명해 드리고 설정에 관한 이야기도 해주셨습니다. 다양한 이야기를 해주셨지만 가장 중요한 건 감도 125로 놓고 찍으면 더욱 좋은 결과물을 얻을 거라는 말도 덧붙여 주셨어요.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피닉스 200 필름 촬영 시에 125로 설정해서 촬영해 보시는 걸 추천 드려요!
다 같이 사진 찍으러 가요!
출발 전에 피닉스 스티커를 부착하고 사용할 필름을 한 롤씩 나눠드린 후 본격적으로 출사를 진행했습니다. 2차 때는 흐리다 비가 많이 왔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무덥지만 쨍한 날씨라서 2차 포스팅과 함께 읽으면 작례 비교도 확실할 것 같습니다.
가는 길에 다 같이 촬영하는 모습이 꽤 즐거워 보이죠? 김태풍 작가님은 이번에 어안렌즈를 챙겨오셔서 함께 출사를 하는 분들을 많이 담아주셨습니다. 디지털에서는 어안을 사용해 봤지만 필름에서는 어떻게 표현될까 너무 궁금해집니다.
보고 있기만 하는데도 즐거웠습니다. 다들 각자만의 방식으로 자신의 사진을 촬영하면서도 웃으며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모습에서 여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늘 처음 만난 사이지만 하만 피닉스라는 필름으로 뭉쳐서 그런지 정말 다양한 모습, 다양한 이야기로 사진 이야기를 꽃피울 수 있었어요.
누워서 찍기도 하고, 정말 집중하는 모습을 보니까 잠시 일 때문에 잊고 있었던 사진의 재미가 다시금 생겨나는 기분이었습니다.
홍익대학교를 지나는 코스였는데 캠퍼스에 나무가 많아서 더위를 피하며 사진 찍기도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말 캠퍼스는 사람도 많지 않고, 공간도 넓게 쓸 수 있어서 다들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는 재미에 한동안 이 곳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날씨는 무덥지만 이렇게 다 같이 하니까 더욱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찍은 사진은 다시 현상소로 들어가서 확인할 예정인데 벌써 설레네요. 이제 마무리하고 다시 현상소로 돌아가 봅니다.
우리가 담은 그 순간, 사진 리뷰시간!
다크룸 서울로 돌아와서 더위를 식히며 촬영한 필름을 현상, 스캔하는 시간을 기다릴 겸해서 저희가 준비한 샌드위치와 디저트를 드렸습니다. 드시면서 편하게 출사 때는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크룸 서울의 대표님께서 어느새 모든 분의 필름을 현상, 스캔을 아주 빠르게 해 주셨습니다. 올해 6월에 진행했던 체험행사에서 하만의 본사 담당자도 혀를 내두를 정도의 속도와 퀄리티였는데 이번에도 그 퍼포먼스를 경험해보니 역시는 역시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상, 스캔이 신속하게 이뤄진 덕분에 김태풍 작가님께서도 참가자분이 촬영한 사진을 빠르게 리뷰할 수 있었습니다. 너무 오래 걸리면 내가 어떤 세팅으로 어떻게 촬영했는지 잊어버릴 수도 있고, 그 여운이 사라질 수 있었는데 빠르게 진행되니 참가자 분들도 더욱 집중도 있게 이 시간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이전에 진행되었던 회차들, 다른 체험 행사들의 후기를 꼼꼼히 살펴보면 다들 행사에 참석하시기 전에는 고민하시는 부분이 바로 ‘사진 피드백’ 시간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김태풍 작가님은 사진 크리틱이라는 사진 비평보다는 참가자 분들이 제한된 시간 안에서 촬영한 사진을 보며 좋은 점과 피닉스 필름이 가진 특성을 함께 이야기해 주시기 때문에 너무 두려워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희가 준비한 시간이 누가 사진을 더 잘 찍었나, 사진 실력을 뽐내는 자리가 아니라 함께 이 피닉스 필름으로 사진을 즐기는 시간이니까요.
하지만 그러면서도 많은 분들이 더 잘 사용할 수 있도록 촬영 팁과 작가님만의 시선에 관한 이야기는 빼놓지 않았습니다. 한 분 한 분 진심으로 사진 리뷰를 해주시면서 초보자 분들도 더 재밌게 즐길 수 이 있도록 눈높이를 맞춰 이야기 해주시는 세심한 모습까지 보여주시네요.
모든 사진을 보고 웃으면서 하만 피닉스 200과의 즐거운 기억이 담긴 행사를 마무리 했습니다. 피닉스 200으로 즐거운 기억과 사람들과의 만남을 이어주는 매개체가 되었으면 했는데 어떠셨나요? 참여하지 않으셨던 분들도 행사 후기를 보며 즐거움을 느끼고 다음에는 꼭 같이 재밌게 찍을 수 있는 시간이 오길 기대할게요! 너무 기분 좋은 하루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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