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IGHLIGHT
-간과하고 있던 디퓨전 필터의 중요성
-영화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필터는?
‘디퓨전(Diffusion) 필터’를 아시나요? 우리말로는 ‘산광(散光) 필터', 즉 빛을 산란시킨다는 뜻의 디퓨전 필터는 빛과 이미지를 부드럽게 조정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예전 말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보통 ‘뽀샤시’라고 하죠. 사진을 취미로 하는 분들은 몽환적인 효과를 위한 용도 정도로 알고 있겠지만, 디퓨전 필터는 영상 제작에 있어서는 필수 장비와 다름없습니다.
기술의 발달로 대부분의 이미지가 디지털로 제작되는 시대가 되면서 이미지는 정밀해졌지만 시각적으로 가해지는 날카로움도 더해졌습니다. 너무나 선명해 이질적인 느낌을 주는 것이죠. 때문에 빛의 경계를 풀어내 결과물을 자연스럽게 하는 역할이 필요해졌습니다. 디퓨전 필터는 후반 작업에서 다이내믹 레인지의 활용이 용이하게 만들고, 피부를 부드럽게 다듬어 인물을 아름답게 보이도록 합니다. 또한 빛을 번지게 하는 동시에 피사체를 감싸는 효과를 주어 감정적으로 화면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드는 등, 디퓨전 필터가 영상 이미지에 미치는 역할은 실로 지대합니다.
렌즈가 세상을 포착하는 창이라면, 디퓨전 필터는 그 창을 통해 보이는 세상을 재구성하는 예술적인 역할을 하는 도구입니다.
지금의 카메라를 생각해 보면 영상용 카메라, 사진용 카메라의 구분이 무의미합니다. 성능의 차이는 있겠지만 모든 카메라가 거의 필수적으로 영상 기능을 포함하고 있으니까요. 카메라의 기능이 영상까지 확대되면서 일반 유저에게도 디퓨전 필터에 대한 인식이 ‘뽀샤시’에서 ‘시네마틱'으로 전환되고, 더욱 넓은 영역에서 디퓨전 필터를 본래의 용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에 힘입어 여러 브랜드에서 디퓨전 필터를 새롭게 생산하고 있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