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GMA LENS REVIEW
SIGMA 24-70mm F2.8 DG DN II|Art
THE BRAND NEW CLASSIC
2025년 새해 첫 번째 리뷰는 올라운드 클래식 줌 렌즈, SIGMA 24-70mm F2.8 DG DN II|Art 두 번째 사용기를 준비했다. 지난번 리뷰가 렌즈 출시 직후인 여름을 배경으로 하고 있었기에 이번 리뷰는 설경을 포함한 겨울을 배경으로 샘플을 준비했다. 지난 포스팅과 이번 달 포스팅을 함께 비교한다면 전천후 렌즈인 24-70의 다양한 매력을 폭넓게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잠금 버튼을 이용하여 탈착 가능한 꽃잎 후드가 다소 두툼한 편이다. 렌즈 전면부는 해상도를 위해 82mm 대구경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이후 부피와 무게를 덜어내기 위해 약 두 사이즈 정도 얇은 경통 안에 나머지 렌즈들이 배치되었다. 렌즈 구성은 총 15군 19매로 FLD 6매, SLD 2매, 비구면 렌즈 5매이며 각종 수차와 왜곡을 억제하고 해상력을 끌어올리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렌즈 필터 사이즈는 82mm, 무게는 소니 E 마운트 기준 735g.
시그마 렌즈 시리즈 중 플래그십 라인에 속하는 아트 시리즈는 조리개링을 시작으로 렌즈 외부에 다양한 기능 버튼들이 위치하고 있다. 조리개링 클릭 사운드를 켜고 끌 수 있는 클릭 스위치는 동영상 촬영 시 용이하게 사용 가능하며 조리개링 잠금 스위치는 이동 시 줌링 코가 흐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한다.
SIGMA 24-70mm F2.8 DG DN II|Art는 2개의 AFL 버튼이 있어 다양한 메뉴 지정을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인데, 세로 그립 시 엄지손가락 위치에 버튼이 닿도록 배치하여 더욱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현재 SIGMA 24-70mm F2.8 DG DN II|Art 렌즈는 소니 E 마운트와 시그마, 파나소닉, 라이카 L 마운트로 출시되었다. 나는 현재 소니 a7m4를 사용하고 있으며 SIGMA 24-70mm F2.8 DG DN II|Art 렌즈를 개인적으로 1년째 보유 중이다. 한 통의 표준 줌렌즈를 내돈내산 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최신 기술이 접목된 우수한 해상력의 렌즈인가
-고해상도 풀프레임 미러리스(예를 들어 a7r5)에 대응할 수 있는 렌즈인가
-나의 사진적 주관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렌즈인가
였다. SIGMA 24-70mm F2.8 DG DN II|Art가 답이 되어줄 것이라 기대했고 그 역할을 모자람 없이 충실하게 완수하고 있다.
[해당 리뷰는 어떠한 관점에서 작성되었는가]
-시그마 24-70 2세대의 특징
-표준 줌렌즈와 함께 하는 국내/해외여행
-전천후를 아우르는 다양한 샘플 비교
SIGMA 24-70mm F2.8 DG DN II|Art
눈 내리는 날의 풍경
📍월류봉
충청북도 영동군 황간면 월류봉길 45
올겨울은 이상 기온으로 눈이 안 오는 것이 아닐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기우였다. 1월로 접어들며 적당히 눈 내리는 날들이 이어졌고 그중 설경을 카메라로 담을 수 있는 날도 하루쯤 있었다. 스트로보를 챙겨왔다면 더 좋았겠지만.
눈이 내리는 날에는 무언가를 선택해야 한다. 셔터막 앞으로 흩날리는 눈송이를 이해 조리개를 활짝 열어야 할지, 혹은 하늘의 적정 노출을 위해 살짝 언더로 찍어야 할지, 배경이 되는 피사체를 살려야 할지. 어차피 스트로보가 없던 상황이라 배경이라도 살리고자 조리개를 조였는데, 집에 와서 보정을 하며 사진을 살펴보니 조리개를 활짝 연 사진을 찍어오지 않은 것이 후회가 된다.
화이트밸런스를 6150에서 5650으로 조절하여 보정한 사진. 겨울 산의 느낌을 강조하고 싶었다.
같은 장소에서 노출차를 둔 두 장의 사진. 어떤 사진의 노출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하는가?
📍델피노 리조트
강원특별자치도 고성군 토성면 미시령옛길 1153
SIGMA 24-70mm F2.8 DG DN II|Art(이하 시그마 24-70 II)의 조리개 날개 매수는 11매로, 조리개 날개 매수가 홀수이기에 조리개 날개 매수*2=22가닥의 빛 갈라짐이 형성된다. 올드렌즈 같은 예쁜 별빛 모양의 빛 갈라짐은 아니지만 태양처럼 길고 얇게 갈라지는 빛 갈라짐이 매력이라면 매력.
위 사진상에 보이는 플레어와 고스트는 렌즈 후드를 씌우지 않은 상태에서 태양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형성된 것으로 수 년째 시그마 렌즈를 사용해 온 나의 입장에서는 빛이 얼룩지는 정도가 점차 옅어짐을 느낀다.
SIGMA 24-70mm F2.8 DG DN II|ART
여행에서의 쓰임
이달 중순, 부산에서 출발하여 대마도까지 가는 짧은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
SIGMA 24-70mm F2.8 DG DN II|ART + Sony a7m4
F8 1/500 ISO100
프로필 교정 사용 X / 프로필 교정 사용 O
송도 케이블카 전망대에서 바라본 수평선의 모습. 왼쪽 사진은 왜곡을 보정하지 않은 프로필 교정 적용 전, 오른쪽은 왜곡을 보정한 프로필 교정 적용 후의 모습이다. 자세히 비교해 보면 왼쪽 사진의 중앙부가 살짝 튀어나와 정확한 수평을 이루지 않는 것이 보인다. 시그마 아트 렌즈 시리즈 대부분은 렌즈 자체의 왜곡 보정이 적용되어 촬영 후 보정을 거치지 않고 촬영 당시 이미지 자체를 활용하여도 큰 문제가 없을 만큼 주변부 왜곡이 안정적이다.
케이블카 전망대에서 부산시 최초의 해수욕장이었다는 송도 바닷가의 모습과 케이블카에 옹기종기 매달린 탑승객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멀리 떨어진 풍경들이라 조리개 F8-11 구간을 활용했고 선명하고 깔끔하게 표현된 사진을 얻어 만족스러웠다.
📍송도 해상 케이블카
부산광역시 서구 송도해변로 171
📍부산 자갈치시장
부산광역시 중구 자갈치해안로 52
자갈치시장 부둣가에 나가보니 갈매기들이 떼를 지어 날고 있었다. 70mm로 줌을 당긴 상태에서 자동차 패닝샷을 찍듯 좌우로 일정 속도 회전하며 고속 연사 촬영을 했다. 갈매기가 날아오는 것을 확인한 뒤 화면 가운데에 배치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바빴기 때문에 초점은 자동 AF, 고속 연사로 설정하고 반복 촬영을 한 뒤 마음에 드는 컷을 얻었는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찍었다.
시그마 24-70mm II의 AF는 확실히 전작에 비해 엄청나게 개선되었다. 전작과 너무도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함께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할 정도다. 스테핑 모터를 사용한 렌즈들이 모두 느리고 리니어 모터를 쓴 렌즈가 모두 동일한 속도로 빠른 것은 아닌데, 그중에서 시그마 24-70mm II의 AF 속도와 정확도는 확실히 탄탄한 맛이 있다.(시그마 오피셜에서는 전작 SIGMA 24-70mm F2.8 DG DN|Art 대비 최대 구동 속도 및 반응성이 약 3배 이상 향상되었다고 밝혔다.) 초점 박스를 큼직하게 설정해 둔 뒤 셔터 스피드만 충분히 확보해 준다면 따라가기도 힘든 갈매기의 뒤꽁무니가 깔끔하게 찍힌다.
이는 영상을 촬영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큰 차이가 있을 것으로 여겨지는데 초점 이동 시 포커스 브리딩에 민감하다면 2세대 24-70mm 렌즈에 상당히 만족할 것이다. 모터 진동, 워블링 역시 거의 발생하는 경우가 없다고 보아도 무방할 수준으로 개선되었다.
아래는 몸을 고정한 상태에서 찍은 갈매기의 모습. 파도의 잔물결 표현이 직전과 다르다.
아름다운 보케를 위해 필요한 첫 번째는 곱게 갈린 렌즈의 절삭면일 것이다. 렌즈의 절삭면이 곱게 갈릴수록 사람들이 ‘양파링’이라 부르는 절삭흔 없는 맑고 투명한 보케가 생기며, 대구경 렌즈일수록 빛을 많이 받아들이기 때문에 큼직한 빛망울이 쉽게 형성될 것이다. 때문에 광학 성능이 좋은 렌즈와 보케의 심미성은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는 편이다. 시그마 50mm F1.2 DG DN|Art 렌즈가 보여주는 궁극의 투명한 빛망울만큼은 아니지만 시그마 24-70mm II 렌즈 역시 쓸만한 보케를 보여준다.
보케 샘플은 글 후반부에서 다시 이어진다. 아래는 같은 장소에서 F16으로 찍은 사진.
📍부산항대교
부산광역시 남구 감만동
다음 날, 부산항대교 위로 떠오르는 일출을 바라보며 하루를 시작했다. 부산항에서 배를 타고 가는 일본은 처음이었는데 한 시간 반밖에 걸리지 않아 생각보다 무척 간편했다.
아래는 1박 2일 동안 쓰시마섬 전체를 돌며 찍은 사진들. 스케치 형식으로 가볍게 찍은 것들이라 편하게 보면 좋을 것 같다. 한국과 멀지 않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사진 속 색과 톤이 다른 것이 느껴져서 신선하고 좋았다. 히타카츠와 이즈하라 지역을 돌아보고 마지막으로 미우다 해수욕장을 갔는데 얕은 바닷가의 맑은 파도가 무척 아름다운 곳이었다.
SIGMA 24-70mm F2.8 DG DN II|Art
빛과 삼각대가 없는 날
빛도, 삼각대도 없는 곳에서 사진을 찍고 싶은 날이 있다. 카메라 한 통을 들고 난동을 부린 흔적들.
📍스탠포드호텔 안동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 도청대로 400
1.
고감도로 촬영한 후 후보정 단계에서 포토샵 노이즈 리덕션 기능을 활용하기로 했다. 감도를 12800까지 올리고 빛의 대비를 줄이기 위해 하이라이트를 내렸으며, 음료의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명료도를 끌어올리자 보케의 절삭흔이 미세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 부분이 시그마 아트 50mm F1.2와의 차이라면 차이일 것이다. 절삭흔이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는 렌즈와 존재하지 않는 수준의 렌즈가 지닌 차이. 너무도 엄격한 판단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다. 대신 주변부로 흩어져도 레몬 형태나 찌그러진 보케로 변하지 않는 것은 시그마 24-70mm II 보케의 장점이다. 렌즈 구경이 크기에 예쁜 모양의 보케를 애쓰지 않아도 쉽게, 많이 얻을 수 있다.
아래는 최소 초점거리 17cm를 활용한 사진. 풀프레임 센서의 표준 줌렌즈 기준에서는 상당히 짧은 초점거리인데, 덕분에 과감하고 재미있는 사진들을 연출할 수 있었다.
2.
차 선루프에 카메라를 고정시킨다. 호텔 전면부 조명 장식과 빛 갈라짐을 찍어보고 싶었는데 의도대로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시그마 24-70mm II 렌즈의 빛 갈라짐은 취향의 영역이라 사람마다 호불호가 다를 수는 있겠으나 22갈래로 날카롭게 흩어지기에 구형 렌즈의 빛 갈라짐 스타일을 선호하는 것이 아니라면 선연한 쾌감이 존재한다.
3.
셔터스피드를 최대한 확보한다. 부산-대마도 여행 중, 송도 밤바다를 산책하며 찍었던 사진들. 다만 이 방법은 큰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은데, 생각보다 시그마 24-70mm II 렌즈가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렌즈 무게만 750g에 육박하고 후드를 씌운 채로 바디와 함께 들고 다니면 1kg 중반대로 들어서기 때문에 핸드헬드 상태에서 저속 셔터를 버티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광학 성능의 아름다움을 즐기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무게와 크기이지만 경량화와 작동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사용자라면 과감하게 컨템퍼러리 라인의 줌렌즈를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남항대교
부산광역시 영도구 남항동3가
4.
창틀이나 난간을 활용한다. 숙소 테라스에서 난간에 카메라를 걸어놓고 찍은 사진. F9와 F13의 적정 노출, 디테일 비교.
불행인지 다행인지 부산 바다를 가로지르는 대부분의 다리들은 진동으로 인해 4초 이상의 장노출은 추천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살짝 언더로 찍은 F13이 노출도 보기 편안하고 표현도 고르게 잘 된 것 같아서 마음에 든다. 사실 시그마 24-70mm II 렌즈는 조리개 F13까지 올라가지 않아도 웬만한 원경이 아니라면 F5.6부터는 주변부 포함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사진이 나온다. 다만 나의 오래된 습관을 고치지 못해 이번 리뷰를 준비하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조리개를 조여서 사진을 찍은 것이 아쉽다면 아쉬운 점이겠다.
개인적으로 사담을 붙이자면 SIGMA 24-70mm F2.8 DG DN II|Art 렌즈도 정말 좋지만 직후에 출시된 SIGMA 28-105mm F2.8 DG DN|Art 렌즈도 발군의 성능을 지니고 있다. 이 두 통의 렌즈는 향후 몇 년 동안 시그마 브랜드 이미지를 책임질 제품이라 생각한다.
표준 줌렌즈는 나의 사진 생활 내내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 하기에 무엇보다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렌즈다. 구매 전 온라인으로 리뷰를 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해 직접 만져보고 테스트를 하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시간과 거리가 허락한다면 부디 을지로에 위치한 세기피앤씨에 방문해 두 렌즈를 꼭 만져 보시길.
시대의 기술에 감동하는 것은 당연하며 둘 중 무엇이 본인에게 더 적합한지 발견하는 신선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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