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IGHLIGHT
-Mut의 관점으로 재해석한 스트리트 패션 포토그래피
-같은 사진 장르에서도 자신만의 이야기를 꾸려가는 법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서 멋진 어르신들을 찍는 작업을 하고 있는 작가 김동현이라고 합니다.
사진 촬영을 처음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제가 주로 찍고 있는 사진이 스트리트 패션 포토그래피라는 장르입니다. 어릴 때부터 그 장르를 정말 좋아했어요. 고등학생 때부터 무신사나 Hiphoper 같은 사이트에 매일 들어갈 정도로 스트리트 패션을 즐겨 봤어요. 그러면서 한창 방황하던 25살 때 약 77일 동안 유럽 여행을 한 번 떠난 적이 있습니다.
작은 똑딱이 카메라를 들고 어떻게든 되겠지, 무계획으로 갔는데 베를린에서 만난 어떤 분의 추천으로 옆 나라인 폴란드를 방문하게 됐습니다. 며칠 정도 지나자 주변엔 다 외국인 밖에 없고 하다 보니 ‘아 내가 왜 여행을 하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광장을 그냥 걷고 있었는데 저 앞에서 빨간색 와이드 팬츠에 파란색 코트를 입고 빨간색 머플러를 한 어떤 여성이 걸어오는 거예요. 그 장면을 봤을 때 예쁘다는 느낌 이상으로 멋지다라는 감정이 먼저 들어 한번 찍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머릿속에서 고민이 됐는데 그냥 그때 한번 제 자신을 밀어붙여봤어요. 뚜벅뚜벅 걸어가서 못하는 영어로 혹시 사진 한 장 찍어도 될까요? 물어봤죠.
그분이 오케이라고 말하자마자 바로 찍었거든요. 근데 그게 처음으로 제가 누군가에게 설렘을 느끼고 닿는 순간이었는데 그 순간이 너무 좋은 거예요. 여행이 끝났을 때 현상된 사진을 받았는데 짜릿하더라고요. 그 경험 자체가요.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학교를 다니면서 홍대에 살았는데 그때 길거리에 나가서 스트리트 사진을 찍어봤어요. 그때는 DSLR 카메라를 살 돈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미놀타 수동 필름 카메라를 들고 시작했는데 나름 감성도 있었죠. 졸업을 하고 종묘 빈티지 가게에서 잠깐 일을 했어요. 거기서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주변의 멋진 어르신들을 한번 찍어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지금의 작업이 시작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