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때문에, 순리에 따라, 다양한 이유로 기억 속에서 희미해져 가는 곳들이 있습니다. 오갔던 발자국은 점점 옅어졌지만 추억과 세월을 품은 채 그 자리를 지킵니다. 그리고 희미해지는 모든 것에 아쉬움을 느끼는 이들이 있습니다. 거리에 활기를, 공간에 온기를 불어넣기 위해 저마다의 목적과 각오와 비전을 가지고 모입니다.
당일치기 여행으로 대전 원도심 주변을 가고 싶단 생각을 한 것도 이 때문이었습니다.
시간이 머문 공간에 사람들이 다시 모여 활기가, 온기가 점점 되살아나는 모습이 궁금했거든요. 옛 건물을 활용한 문화예술 활동으로 역사적 가치를 높이는 곳, 허허벌판이던 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뚝심 있게 자리를 지켜온 곳, 원도심 활성을 위해 노력하는 곳까지 대흥동, 은행동, 소제동 주변을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곳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오전 9시. 오가는 사람들로 분주한 대전역을 벗어나니 차분하고 느긋한 도시가 보입니다. 이제 원도심 주변을 둘러볼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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