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마 fp 앰배서더로 활동 중이신 '줄리메이펑' 작가님의 모로코 여행기를 앞서 두 번에 걸쳐서 소개해드리고 있습니다.
모로코는 여러 매체를 통해서 엄청나게 매력적인 곳임을 알 수 있지만, 쉽게 갈 수 있는 곳은 아니기에 여행기를 통해서 간접 체험이 가능합니다.
이 시리즈의 글을 읽다 보면 낯선 이방인으로서의 느낌이 담기기도 하고,
아름다운 모로코의 모습이 보여서 가보고 싶은 강한 갈망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은 여행의 순간에서 기인한 것입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과도 함께하고 싶습니다.
이 갈망이 생겨나는 여행기의 모든 사진은 시그마 fp와 45mm F2.8 DG DN 컨템포러리 렌즈로 촬영 했습니다.
"1월 중순의 늦은 오후, 셰프샤우엔 (Chefchaouen)에서 출발한 버스가 탕헤르의 터미널에 닿는다.
나는 8차선 도로변, 이정표도 없는 길 위에 서서, 12분마다 온다는 이베리아 (Iberia, 탕헤르 신시가에 있는 지역) 행 18번 버스를 기다린다."
Morocco, 2020. ⓒ Julie Mayfeng
Morocco, 2020. ⓒ Julie Mayfeng
"건너편 하늘에는 이제 막 시작된 듯한 석양이 시간차를 두고 조금씩 아래로 가라앉는다.
내 뒤로는 공원 하나가 보이는데, 남은 토요일 오후를 잔디 위에서 보내는 탕헤르 시민들을 보니 괜시리 쓸쓸해진다."
"오늘이 아니면 탕헤르에서 버스를 타게 될 일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다음 날은 탕헤르를 떠나야 하므로. 하루 내내 좋지 않던 컨디션도 배가 고픈 것만 빼고는 아주 좋다.
12분 간격으로 온다는 버스는 30분을 기다려서야 모습을 보인다."
Morocco, 2020. ⓒ Julie Mayfeng
Morocco, 2020. ⓒ Julie Mayfeng
Morocco, 2020. ⓒ Julie Mayfeng
"버스에 오르는데 히잡을 쓴 중년의 여인이 자신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그리고 손을 내밀어 내 캐리어를 받아준다. 서늘했던 마음에 온기라는 것이 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훅 하고 부는, 결 고운 바람. 그 바람이 불면, 허공에 떠돌던 두 발이 땋에 닿고, 더딘 마음도 비로소 새로운 곳에 착륙을 한다.
짐을 들어줬던 여인은 자신의 옆 자리를 손끝으로 툭툭 건드리며 내게 앉으라고 한다. 나는 마다하지 않고 그녀 옆에 앉는다."
"좌석이라고 할 수는 없는 공간인데도 어두워지기 전에 안전지대로 들어왔다는 사실 하나에 그저 마음이 놓인다.
게다가 내 옆에는 안면을 튼 누군가와 무엇보다도 신분이 확실한 운전수가 있으니 이보다 더 편한 자리도 없을 것이다."
Morocco, 2020. ⓒ Julie Mayfeng
Morocco, 2020. ⓒ Julie Mayfeng
Morocco, 2020. ⓒ Julie Mayfeng
"고로 나는 버스의 맨 앞에 앉아서 탕헤르의 저녁 풍경을 느긋하게 감상할 수 있다.
인도 위의 사람들은 가방을 들거나 메고서 바쁜 걸음으로 어디론가 향한다. 가로등이 켜지고, 금세 밤이 찾아온다."
"버스는 여섯 정거장을 지나 은행 간판들이 보이는 벨지끄 가(Avenue Belgique, 벨기에 거리)의 한 정류장 -라스 므살라(Ras Mssallah)-에 멈춘다.
어서 짐을 내려두고 밥을 먹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아메리칸 랭귀지 센터를 지나 코너를 돌아 내리막길로 걷는다."
-<탕헤르에서 보낸 이틀 (1)> 中 에서 -
모로코 탕헤르 (Tangier)
탕헤르는 모로코 북서쪽 끝에 위치한 도시로 지브롤터 해협에 닿아있다. 스페인과 거리가 27km에 불과한 탓에 항만 무역이 발달했다.
그만큼 전략적 요충지여서 역사적으로 강대국들의 표적이었다.
아랍, 포르투갈, 스페인, 역국 등 많은 국가들이 이곳을 지배했었으며 국제 정세에 따라 흥망성쇠를 반복해왔다.
아랍권과 유럽권이 지배했던 역사로 인해 이슬람식 구시가지와 유럽식 신시가지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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