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따뜻해지자 기다렸다는 듯 미세먼지가 하늘을 뒤덮었던 3월 중순, 공연의 메카 대학로에 다녀왔습니다. 대학로에는 한 날 한 시에 다양한 세계가 펼쳐져요. 아버지를 죽인 범인이 누군지 밝히기 위해 모인 까라마조프 가(家) 형제들이 사는 곳, 보수적인 시대 속 세상의 편견에 맞서 소설을 쓰는 여자가 사는 곳, 방사선 피폭을 피해 우주로 떠난 천재 과학자와 그의 딸, 그들을 보필하는 로봇이 사는 행성 벙커까지 수십 개의 장소에서 수십 명의 인물들을 만날 수 있어요.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수십 가지의 세계를 보기 위해 대학로를 방문합니다. 평일 저녁과 주말 대학로 거리는 공연을 보러 온 사람, 맛집을 찾아 온 사람, 낙산공원에 가려는 사람들이 내뿜는 활기로 가득해요. 사람들은 저마다 목적지를 찍고 향하지만 간혹 연극, 뮤지컬만 보고 돌아서기 아쉬워 혹은 공연을 보기 전까지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지 고민하며 발길을 쉽게 옮기지 못 하는 경우도 있죠.
하지만 조금만 눈길을 돌려보면 대학로 구석구석 특색 있는 곳들이 발길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래서 가봤습니다. 연극 다 보고(아니면 연극 보기 전에) 어디 가지?
*오늘의 루트*
아이띵소 아카이브→카페 개뿔→퍼퓸그라피→나이트프루티 쇼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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