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다음 중 기분이 언짢은 사람은 누구일까요?
A. 아, 넵.
B. 넵넵.
C. 넹.
D. 네.
E. 네..ㅎ
한때 급여체라 불리며 직장인이라면 공감할 '네'의 다양한 변형과 사용법이 주목받았습니다. 상대방 말에 답하는 단순한 대답이었는데, 어느새 다양한 형태로 파생되고 상황에 따라 발화자의 감정을 내포하기도 하고요. 예컨대 '넵'은 어딘가 다부지고 싹싹하고 파이팅 넘치는 것 같다면, '네'는 괜히 딱딱하고 퉁명한 느낌이 들어요. 메신저 창에 '네'만 썼다가 괜히 뒤에 뭐든 붙여야 할 것 같은 기분에 '네ㅎㅎ' 혹은 '넵'이라고 수정해서 보낸 적이 한 번쯤은 있을 거예요.
웃음을 표현하는 초성체 ㅋㅋㅋ, ㅎㅎㅎ도 비슷한 듯 보입니다.
이중 ㅎㅎㅎ는 ㅋㅋㅋ와 같이 웃을 때 주로 쓰이고 있지만 간혹 '정말 웃는 걸까?'를 생각하게 만드는 아이러니를 가진 자음 덩어리이기도 해요. 어쩐지 ㅋㅋㅋ와 달리 기뻐서, 재미있어서, 웃겨서 웃는 것 같지 않은 ㅎㅎㅎ만의 오묘함 혹은 어중간함. 그래서 사람들은 ㅎㅎㅎ를 저마다 다르게 받아들이기도 하고, 어떤 의도가 담긴 것은 아닌지 의심의 머리를 슬그머니 듭니다.
오묘하고 어중간하고 명쾌하지 않은 ㅎㅎㅎ. 이 ㅎㅎㅎ에 자신만의 해석을 더한 작가들이 있습니다. 강홍구, 김나훔, 박용식, 이건용, 정유미, 정철규 6명의 작가가 해석한 ㅎㅎㅎ가 현재 OCI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는데요. 이 작가들은 기출 변형처럼 알쏭달쏭한 ㅎㅎㅎ를 어떻게 해석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