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가 훌쩍 크고, 나이를 열 손가락으로 셀 수 없는 순간이 돼도 어렸을 적 즐겨봤던 만화 주인공을 다시 보는 건 언제나 반갑고 어딘가 설레요. 희뿌연 안개처럼 선명하지 않지만 기억의 방 어딘가에 뿌리를 깊게 내린 덕이겠죠. 어렸을 적 기억이 오래간다고들 하잖아요. 많은 사람들에게 디즈니는 그런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주말 아침, 늦잠도 마다하고 어린이들을 일어나게 만들었던 디즈니 만화동산, 내가 가지고 놀던 인형이 살아 움직이면 어떨지 상상의 날개를 달아줬던 토이스토리, 모두가 (똑똑똑똑 똑)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을 부르게 만들었던 겨울왕국, 최근 국내 외화 애니메이션 1위에 오른 엘리멘탈까지. 사실 우리는 머리가 자라도 여전히 디즈니가 주는 이야기에 마음을 쏟아요.
이렇게 100년 동안 디즈니는 어른, 아이, 국적, 성별을 불문하고 누군가의 꿈이자 동심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전 세계 사람들의 꿈과 동심으로 채워진 100년을 기념하기 위해 현재 국내에선 디즈니 100주년 기념 팝업 스토어 < SUMMER FANTASY >가 현대백화점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판교점에 이어 무역센터점에서 진행되고 있는 동심의 나라는 어떤 모습일까요?
미키&미니가 맞아주는 디즈니 100주년 팝업 SUMMER FANTASY
디즈니의 출발이라고도 할 수 있는 미키&미니 마우스가 입구에서 방문객을 환영하고, 관람차 모형 덕에 원더랜드로 들어가는 것만 같은 기분을 느끼며 SUMMER FANTASY에 입장했습니다. 캐릭터들의 얼굴이 들어간 천장 가랜드가 100주년 기념 분위기를 한층 북돋고 조도가 낮은 조명, 짙은 남색 계열의 장막이 드리워져 있어 디즈니 캐릭터 하나하나에 집중하게 만듭니다.
*입장료 무료. 단,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카카오톡 채널 친구 추가 필요
1937년 탄생한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캐릭터는 1937년에 탄생된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에요. 독사과를 먹고 잠들어 언제 깨어날지 몰라 많은 어린이들을 전전긍긍하게 했던 백설공주는 피규어로 등장하고 그 옆에는 공주를 지켰던 난쟁이들이 오밀조밀 모여있습니다. 반대편엔 어린이들의 미움을 샀던 마녀가 위풍당당하게 서 있어요.
1940년생 피노키오와 1951년생 앨리스 인 원더랜드
이어 피노키오, 앨리스 인 원더랜드, 피터팬, 위니 더 푸, 스타워즈, 토이스토리까지 추억의 디즈니 캐릭터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우리를 맞이해요. 주인공은 전부 큰 피규어로 제작되어 있고(피터팬은 피터팬 대신 팅커벨이 피규어예요) 배경이나 상징적인 소품들, 주요 등장인물도 함께 만날 수 있어서 동화나 만화를 추억하기에 더욱 좋았습니다. 앨리스의 카드 병정, 제페토의 작업실, 푸의 꿀단지 등 말만 들어도 아! 하게 만드는 장치들이 반가웠어요.
1953년생 피터팬과 1966년생 위니 더 푸
1977년 첫 등장한 스타워즈
1995년생 토이스토리
토이스토리의 경우 워낙 등장하는 장난감이 많다 보니 어떻게 보여주려나 궁금했는데 우디, 버즈를 비롯해 미스터&미세스 포테이토 헤드, 렉스, 피자 플래닛 외계인들, 빌리&고트&그러프 등 시리즈 전반에 걸쳐 등장한 장난감들이 실제 앤디 방에 있는 것처럼 진열되어 있어서 추억이 새록새록, 영화의 장면, 장면들이 스쳐 지나가는데 감동이었어요. 제가 다른 곳에 한눈이 팔려 있으면 금방이라도 손가락을 까딱거릴 것 같은 리얼함이 정말 좋았습니다.
이동 동선 중간중간에 판매되는 MD
참고로 이동 동선 중간중간에 굿즈를 판매하고 있는데요. 이 굿즈들은 퇴장 전에 마련된 MD 코너에는 없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상품을 발견했다면 가져오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2008년에 태어난 마블(아이언맨, 인크레더블 헐크) *영화 기준
2013년생 겨울왕국
토이스토리 존이 끝나면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 맨, 스파이더 맨, 토르, 헐크까지 마블 캐릭터와 겨울왕국의 엘사와 안나 자매가 팝업의 마지막을 장식해요. 특히 마블 캐릭터들은 제법 큰 크기의 피규어로 전시되어 있고 엘사와 안나도 여성분들 키 정도의 크기입니다. 캡틴 아메리카는 크리스 에반스가 꽤나 생생하고 정교해서 밀랍인형 같기도 했어요. 다른 작품들과 달리 마블은 진짜 사람들이 출연한 영화라 그런지 근육의 모양, 미간의 주름 하나까지 묘사한 디테일이 살아 있었습니다.
MD 코너
라이선스 굿즈가 엄청 다양합니다. 여러 팝업에 갔었지만 디즈니 팝업만큼 굿즈가 다양한 곳이 또 있었나 싶을 정도로 캐릭터로 만들 수 있는 굿즈는 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캐릭터 상품에서 빠질 수 없는 피규어부터 레고, 인형, 의류 및 잡화, 레디백, 식기, 휴대폰 액세서리, 시계 등등. 특히 SD 체형 피규어가 귀엽게 잘 뽑혀서 안 그래도 귀여운 친구들인데 한층 더 귀여워서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요.
MD를 구매하면 뽑기를 할 수 있는 코인이 지급돼요. 우리가 사용하는 실제 동전을 넣어서는 안돼요. 코인을 넣고 난 뒤 20초 안에 볼을 잡으면 되는데요. 동행한 에디터가 한 번에 볼을 잡았어요! 뽑기에서 나온 건 리무버블 스티커였습니다. 귀엽죠? 노트북 겉에 붙이면 딱일 것 같아요.
디즈니 100주년 기념 팝업 SUMMER FANTASY
SUMMER FANTASY 출구에서 인사를 건네는 것도 미키&미니 마우스였습니다. 디즈니 역사를 함께 시작한 터줏대감인 만큼 환영도, 작별도 모두 미키&미니 마우스가 담당했네요.
그리고 현대백화점 정문 광장에 10m 높이의 초대형 미키 마우스가 전시 중이니 놓치지 마세요!
정문 광장에 있는 초대형 미키 마우스
팝업을 둘러보면서 다른 입장객들의 반응을 지척에서 느낄 수 있었어요.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가 눈앞에 있는 것만으로도 신나서 웃던 어린 친구들, 백설공주와 사진 찍는 게 부끄러워 한참을 망설이던 꼬마, 그리고 배경 하나하나, 소품 하나하나에 나지막이 감탄하며 눈을 뗄 줄 모르던 어른들까지.
역시 이곳은 누군가의 동심이자 기억 속 보물창고가 맞았음을, 그리고 이 추억들이 시간이 지나도 계속되기를 바라게 되는 곳이었습니다. 저 역시 스크린에서 첨탑 끝에 깃발이 나부끼고 한 줄기 빛이 커다란 반원을 그리며 디즈니 성이 웅장하게 등장하는 장면을 오래도록 볼 수 있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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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팝업 일정
-무역센터점(10층 문화홀): 23.08.01.(화)~08.20.(일)
-더현대서울: 23.08.24.(목)~09.24.(일)
· 입장료: 무료
-단,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카카오톡 채널 추가 필요
사용 제품|리코 GR3, GR3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