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은 생각보다 뿌리가 깊습니다. 깊고 어지러이 얽혀있어 한번 굳어진 생각은 좀처럼 변하질 않죠. 고정관념이 그래서 무서운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번 전시를 보면서도 어김없이 그런 순간들이 찾아왔습니다. 무의식중에 대상을, 현상을, 미술은 '이렇겠지'라고 보기도 전에 확정하고 관람하는 순간들이요. 그럴 때마다 의식적으로 생각을 비운 뒤, 스스로가 바위라고 생각했습니다.(참고로 작가의 아티스트북 「변신술」에 나오는 '바위가 되는 법' 내용과는 다릅니다. 스스로 바위가 된다는 건 저의 고정된 생각으로 보지 않겠다는 어떤 다짐입니다.) 나는 지금 바위이기 때문에 예전의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은 버려야 마땅히 볼 수 있다고요.
우리에겐 낯선 이름이지만 작가들의 작가인, 무명한데 유명한 작가, 김범의 국내 개인전 《바위가 되는 법》이 리움미술관에서 최대 규모로 열리고 있습니다. 13년 만에 열리는 개인전답게 회화, 조각, 설치, 영상 70여 점이 전시되어 있고, 작품에 색채가 거의 없어서인지 널따란 공간은 어쩐지 황량하게 느껴졌습니다.
이중 이번 전시를 아우르는 작가의 메시지, "당신이 보는 것은 보는 것의 전부가 아니다"를 크게 느꼈던 작품들을 되짚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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