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하나 건너면 서서히 달라지는, 홍대와 다소 다른 공기는 여전히 새롭습니다. 경의선 숲길엔 계절을 느낄 수 있는 가로수가 높다랗게 솟아 있고, 쭉 뻗은 산책로 끝엔 소실점이 모였습니다. 평일 이른 오후, 경의선 숲길을 벗어나 조금 더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니 적당히 소란한 연남동의 또 다른 면이 드러납니다. 골목골목 굽이진 길이 무색할 만큼 잘 정비된 마을을 보는 것 같은 가지런함. 가지런함에서 오는 연남동만의 정돈되면서도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골목 곳곳에 부유합니다. 그리고 동네 분위기와 어울리는 공간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면 조용하지만 꾸준히 존재를 어필하는, 믿을 수 없게 수다스러운 곳들이었습니다. 어느 곳은 연필로, 어느 곳은 여행 사진으로 말을 걸어옵니다. 우리는 곧 그들의 수다스러움에 빠져들고 맙니다.
*오늘의 루트*
작은연필가게 흑심→카페 만월회 그로서리 마켓→비스켓스튜디오→서점 리스본&포르투
| 작은연필가게 흑심
연필로 글을 써본 게 언제인지 곱씹으며 문을 열면, 흑심 냄새가 가장 먼저 방문객을 반겨줘요. 킁카킁카- 중독성 강한 흑심 내음을 따라 문을 통과하면 무궁무진한 연필의 세계가 열립니다. 연필 수집가가 세운 이 작은 세계는 연필에 담긴 이야기와 역사를 말하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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