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부두에 닿으면 목적지로 향하는 발걸음들이 쏟아집니다. 어떤 이에겐 목적지를 가기 위한 발돋움일 수도, 어떤 이에겐 여정을 마무리하는 마침표일 수도 있습니다. 길든 짧든 우리는 이 항해를 마무리하고 다음 스텝을 위해 나아가요. 그래서인지 넓은 바다 위를 표류하듯 보냈던 그 시간은 대개 갈무리하듯 정리됩니다. 시작보다는 '다다른다'에 더 큰 의미를 두죠.
그러나 구본창 작가에게 이번 항해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입니다. 선별에 선별을 거친 1,100여 점(작품 500여 점, 관련 자료 및 수집품 60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될 만큼 방대한 규모 속, 작가가 걸어온 길고 긴 시간이 느껴짐에도 어느 곳에서도 마침표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다양한 작업을 해왔듯 앞으로의 여정 역시 그럴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항해는 시작을 알리는 끝인 것입니다.
《구본창의 항해》는 첫 공립 미술관 대규모 회고전이란 타이틀만큼 엄청난 규모입니다. 작품 500여 점, 자료 600여 점이라고 소개됐지만 전시를 기획·운영한 학예연구사는 이보다 더 많은 작품과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은 서소문본관 1, 2층 전시실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유학 시절 드로잉까지 어느 하나 빠뜨리지 않은 구본창 작가의 기나긴 삶이 총망라되어 있으니 그 규모가 대충 짐작 가시죠?
매월 30개 이상의 프리미엄 콘텐츠를
월 5천원에 만나보세요!
이미 가입했다면 로그인하기
- 30일 무료 혜택
- 모든 콘텐츠 무제한 열람
- 매일 새로운 큐레이션 콘텐츠
- 구독자 전용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