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마주치기도 전에 다가와 배를 보여주며 발라당 눕는 고양이 한 마리. 다리 근처를 배회하며 몸을 비비기도 하고 저에게 등을 보이기도 합니다. 너 오늘 나 처음 봤잖아아. 사랑 가득한 이 고양이는 처음 방문한 저에게도 만져도 괜찮다며 쉴 새 없이 말을 걸고, 엉덩이를 토닥이고 미간 사이를 쓸어주면 가만히 몸을 맡깁니다. 이름을 불러주고 싶었는데 아직 이름 목걸이를 달지 않은 친구여서 더욱 엉덩이를 토닥토닥.
무릎에 착- 올린 앞발이, 손가락을 내밀면 킁킁 냄새를 맡는 고양이들의 자그마한 콧김이 귀엽다가도 이렇게나 많은 친구들이 묘연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 못내 안타깝습니다.
KB경영연구소는 국내 반려묘 양육 가구는 149만 가구, 반려묘 양육자는 342만 명으로 추산했습니다.(2022년 말 기준)* SNS나 유튜브에서 반려묘와의 생활을 공개하는 양육자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고, 반려묘라는 단어도 익숙하게 사용할 만큼 우리 삶 깊숙이 스며들었습니다.
그러나 2020년부터 지난 3년간 10만 마리가 넘는 동물들이 영문도 모른 채 유기·유실됐고 동물보호센터에 의해 구조됐습니다. 그중 고양이와 토끼, 햄스터 등 기타 동물들은 전체 구조 동물 중 차지하는 비율이 소폭이지만 해마다 증가하고 있어요. 구조된 동물들은 입양을 가거나 소유주에게 반환되거나 임시 보호자에게 가거나 인도적 처리가 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삶을 이어가기도, 마감하기도 합니다.** 이 자료를 보면서 두 눈을 의심했지만 슬프고 안타깝게도 현실이었습니다.
*출처: KB경영연구소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
**출처: 농림축산검역본부 ‘2022년 반려동물 보호·복지 실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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