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고운 색으로 물든 꽃들과 아직 세상에 태어나지 않은 꽃봉오리들이 거리에 가득하다. 아무리 내가 T인간이라 해도 살랑이는 봄바람을 맞으며 코 끝을 자극하는 봄내음을 맡다 보면 봄을 한껏 누리고 싶은 욕구를 느낀다. 그래서 에버랜드에 다녀왔다. 왜 하필 에버랜드냐고? 봄에만 즐길 수 있는 산리오 캐릭터가 가득한 산리오 페어리타운 튤립 축제와 푸바오는 떠났지만 여전히 우리 곁을 지키고 있는 루이바오&후이바오가 있기 때문이다.
T 익스프레스, 아마존 익스프레스 전부 다 제쳐두고(무서워서 안 탄 거 아님) 오직 산리오 페어리타운 튤립축제와 판다월드를 위해! 자, 이제 귀여운 거 옆에 더 귀여운 것들을 만나보자.
| 산리오 페어리타운 튤립축제
4월의 페어리타운은 그 어느 곳보다 빠르고 찐하게 물들었다. 마치 물감으로 짜낸 듯한 알록달록한 색감을 뽐내는 튤립은 마치 우리에게 봄이 왔다고 알려주는 거 같았다. 알록달록한 꽃들과 함께 봄의 햇살을 맞으니 아주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느꼈다. 다른 사람들도 느꼈던 것일까. 그래서 그런지 평일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역시 봄은 봄이구나.
※ 촬영 일자는 4월이며, 현재는 튤립이 많이 진 상태이므로 다른 봄꽃들로 대체되었다.
※ 튤립축제 기간: 2024년 3월 22일 ~ 6월 16일
자이언트 쿠로미
폼폼푸린으로 꾸며놓은 페스티벌 트레인
리틀 트윈스타의 트윙클 스토어
시나모롤의 몽실구름 카페 앞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
출처) 에버랜드 홈페이지
산리오캐릭터즈 테마가든은 마이멜로디의 낭만 피크닉, 헬로키티의 해피 퍼퓸랩, 쿠로미의 차밍 팝콘트럭 등 캐릭터의 특색에 맞게 다양하게 꾸며져 있다. 페어리타운은 산리오 캐릭터들 덕분에 이곳은 온통 포토 스팟으로 가득했다. 산리오 캐릭터들은 마치 자기와 사진 찍어달라고 조르듯 자리 한편을 내주고 있었다. 특히 페어리타운에서 한눈에 띌 정도로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쿠로미와 사진을 찍기 위한 줄이 굉장히 길었다. 페어리 타운 요정의 마법 팝콘을 연구하다 팝콘과 함께 펑! 커져버렸다는데, 설정도 참 귀여웠다. 아이들의 환한 미소를 지켜보는 어른들의 입가에도 미소가 고였다. 아이들과 함께 신나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니 나도 덩달아 흐뭇해졌다.
※ 페스티벌 트레인 운행 시간: 10:30 ~ 17:00
페어리타운 트래블 다이어리 미션 안내판
산리오캐릭터즈 TMI OX 퀴즈 안내판
산리오캐릭터즈 테마가든에서 진행하는 이벤트는 크게 총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산리오캐릭터즈 트래블 다이어리 미션', 다른 하나는 '산리오캐릭터즈 TMI 퀴즈쇼'다.
산리오캐릭터즈 트래블 다이어리 미션은 산리오 캐릭터가 위치한 스팟별로 해당되는 미션을 하나씩 달성하면서 눈으로 즐기는 재미뿐만 아니라 몸으로 직접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체험형 이벤트다. 미션에 참가하기 위해선 페어리타운 트래블 다이어리가 필요하다. 가격은 5,000원. 에버랜드의 물가가 워낙 비싸기 때문에 이 정도면 꽤나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생각이 든다. 트래블 다이어리는 회전목마 바로 앞에 위치한 로즈 기프트샵(11시 오픈)에서 구매할 수 있다. 트래블 다이어리는 매일 한정 수량만 판매하기 때문에 오전에 방문하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오후에 간다면(다이어리가 모두 소진된다면) 아이들의 서운함 가득한 얼굴을 에버랜드 내내 보게 될 것이다. 미션을 모두 달성하면 산리오 캐릭터 스티커를 받을 수 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미션이기에 누구나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다.
산리오캐릭터즈 TMI 퀴즈쇼는 솜 포인트를 받을 수 있는 이벤트다. 산리오캐릭터즈 테마가든에 총 7개의 파트로 나눠진 퀴즈가 있으며 각 파트마다 100솜, 총 700솜을 받을 수 있다. 파트별로 총 3문제씩 준비되어 있으며, 산리오 캐릭터를 좋아하면 누구나 맞힐 수 있고, 산리오 캐릭터를 잘 모르는 사람도 테마가든을 열심히 구경하다 보면 모두 맞힐 수 있다. 산리오 캐릭터에 자신이 없는 분들이라면 천천히 한 바퀴 구경하고 문제를 푸는 것을 추천한다. 적립된 솜 포인트는 에버랜드 식당과 샵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고, 테마가든 안에서 판매하는 팝콘, 츄러스 등을 살 때 사용할 수 있다.
※ 에버랜드 앱을 다운로드 후 솜사탕 멤버십에 회원가입해야 이벤트 참여 가능
※ 하루 최대 700솜까지 적립 가능하며 에버랜드 방문 시 매일 참여 가능
| 판다월드
판다를 보려면 많은 인내와 고난이 따른다. 우선, 가는 길이 험하다. 약간 경사진 오르막길은 오후가 되자 뜨거워진 햇살과 함께 나를 괴롭혔다. 가는 길에 뜨거운 날숨을 내뱉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저 녀석이 얼마나 귀엽길래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열광을 하는 것인가. 여전히 이러한 의문을 품은 채 판다월드에 도착했다. 너의 실물을 꼭 보고 말테다.
판다월드에 도착하자마자 보이는 굿즈샵
판다월드 입장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
도착해서 바로 보이는 것은 자그마한 판다 굿즈샵이다. 줄을 서기도 전부터 고객들의 지갑을 노리다니. 에버랜드 일을 참 잘한다고 생각했다. 굿즈샵을 지나 줄을 설라고 하는데 줄이 굉장히 매우 되게 길었다. 도대체 이것이 평일의 광경이 맞나 싶을 정도로 줄이 길었다. 스마트 줄서기 따윈 몰랐기에 현장 줄서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여러분들은 꼭 오전 10시부터 열리는 스마트 줄서기를 통해 입장하기 바란다. 줄이 워낙 긴 탓에 아니 덕분에, 약 30분 정도 일찍 입장을 받았다. 그렇게 약 한 시간 조금 넘게 기다렸나. 드디어 판다를 볼 수 있었다.
※ 판다월드는 오전 스마트 줄서기, 14시부터 현장 줄서기로 입장 가능하다(앱 다운 필수).
판다 조형물
푸바오에게 메시지 전하기
판다 먹방 ASMR
판다를 영접하기 위해선 실내방사장을 지나야 한다. 실내방사장은 팬더 일러스트, 조형물 그리고 미디어 아트로 꾸며놓은 스팟들이 곳곳에 위치했고, 판다 먹방 ASMR, 떠난 푸바오에게 메시지 전하기 등 체험형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하지만 실내방사장을 온전히 즐기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우리의 목적은 후이&루이바오를 보는 것이기 때문에 판다들이 위치한 야외방사장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분주했다. 실제로 실내방사장에선 대부분의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을 뿐 몇몇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판다 먹방 ASMR을 들어보다든가 조형물들을 구경한다든가 등의 큰 반응은 없었다.
드디어 판다들의 실물을 영접할 수 있었다. 너나 나나 할 거 없이 디지털카메라를 꺼내든 사람들이 정신없이 후이&루이바오를 담기 시작했다. 참고로 평일 기준 판다 관람 시간은 10분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시간이 많지 않았다. 나도 카메라로 한번, 눈으로 한번 차례대로 판다를 담기 시작했다. 사실 누가 후이바오고 루이바오고 송바오고 강바오인지 구분이 가진 않았지만, 부모 곁에서 장난치는 판다의 모습은 영락없는 사람의 모습이었다. 그런 자식들을 다그치는 어미 판다의 모습 역시 이 녀석들이 판다인지 사람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였다. 그토록 미디어를 뜨겁게 달군 녀석들이었기에 기대감을 잔뜩 가지고 있었지만 역시나 그 기대감을 충분히 충족시켜줬다. 사진을 보정하면서 이토록 즐거웠던 적이 있었는가. 절로 웃음이 지어졌다.
※판다월드 관람 시간은 평일 10분, 주말 5분으로 제한되어 있다.
※판다월드 운영시간: 10:00~17:30
벚꽃과 튤립이 지고 겉옷마저 풀어헤치게 만드는 뜨거운 햇살이 우리 앞으로 성큼 다가왔지만 에버랜드의 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사랑하는 연인, 친구들, 아이들에게 끝나지 않을 봄과 푸바오가 우리에게 남기고 간 진한 추억을 선물하고 싶다면 에버랜드에 방문하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여기는 환상의 나라 에버랜드니까.
사용 제품 | SONY a1 + SIGMA 24-70mm F2.8 DG DN | Art, 70-200mm F2.8 DG DN OS | 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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