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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Travel & Place
을지로, 또 힙한 거 하네
태국여행 : 져니로띠
2024.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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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더워서 그런가 을지로에 사람이 좀 줄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퇴근길을 헤쳐나가기 힘들게 했던 웨이팅 골목들이 한산해 보였거든요. 하지만 여전히 힙지로는 건재했습니다. 지친 직장인 자아가 놓쳤던 을지로의 힙하디 힙한 공간을 여행 자아로 갈아 끼워 찾아냈습니다. 반짝이는 곳들은 숨어있어도 티가 난다고 하죠. 을지로 상주인이 둘러둘러 찾아낸 ‘또 힙한 집’ 두 곳을 소개합니다.

 

 

 

(왼) 져니로띠 | (오) 도탑다

 

 

| 태국에선 일상 한 끼, 한국에선 특별 한 끼

 

 

 

 



충무로에서 DDP를 향해 걷다 보면 문득 펼쳐지는 이국적인 색채가 있습니다. 빨강과 초록이 펼치는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 태국의 일상이 충무로 대로변에 등장했습니다.

 

태국어를 모르는 저에게는 문자와 그림 사이의 이 간판은 여행 중 태국이 선물한 달콤함에 반해 결국 자기가 직접 로띠 집을 차려버린 사장님의 공간입니다. 여행을 뜻하는 journey 와 사장님이 사랑한 roti가 합쳐진 ‘져니로띠’는 지난 6월 말 가오픈을 시작으로 이미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져니로띠는 태국이 고향인 사람들도 태국을 여행하다 맛보았던 로띠를 잊지 못하는 사람들도 모두 입을 모아 바로 그 맛이라고 극찬을 하며 오픈 한달 만에 많은 웨이팅을 불러모았어요. 알록달록했던 태국의 골목길을 오롯이 담아내고 싶었던 마음을 담아 색을 고르고 공간을 꾸민 사장님의 노력이 그대로 담겨있었습니다.



 

 

 

 

 

 

입구에서부터 풍기는 이 노릇노릇 지글지글한 냄새를 어떻게 모른 척 할 수 있을까요. 얇게 펴진 밀가루가 기름에 굽는 듯 튀기는 듯 몸을 덥히며 지나가던 손님들을 잔뜩 불러 세우고 있었습니다. 문 앞에 서서 이 이국적인 분위기에 셔터를 열심히 누르고 있었더니 누가 한 손에 봉지를 들고 나옵니다. 그리고 또 누군가 같은 봉지를 들고 지나갑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이미 포장을 기다리는 손님들이 많았습니다. 오픈 시간이 조금 지났을 때인데도 말이죠.

 

 

 

 

 

 

국내에 이미 동남아의 이국적인 풍경을 담은 많은 가게들이 있어서 그런가 ‘여기가 바로 태국이구나..!’ 할 만큼 이국적인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어쩐지 사장님이 태국에서 타고 다녔을 것만 같은 오토바이와 구수하면서도 가벼운 기름 냄새가 저를 슬그머니 태국 근처로 가져다 놓았어요. 내부에 테이블은 4-5개 정도입니다. 포장을 하며 기다릴 공간도 있고요. 포장 시에는 전자레인지나 에어프라이어에 살짝 돌리면 된다고 합니다.

 

 

달콤하고 구수한 맛으로 사랑 받는 말리 연유가 한 가득

 

 

 

 

통만 봐도 벌써 달콤한 기억이 떠오르는 말리 연유가 한가득 쌓여있는 쇼케이스 옆으로 주문을 하러 갔습니다. 메뉴판이 꽤 길지만 로띠 메뉴는 간단합니다. 플레인부터 계란, 바나나, 옥수수, 치즈를 원하는 대로 조합하고 달콤함의 끝판왕, 누텔라와 함께할 지에 대한 진지한 선택을 마무리하면 끝. 저는 완벽한 맛없없 조합을 골라봤습니다. 계란+옥수수+치즈 로띠와 바나나 로띠에 누텔라 추가. 완벽하죠. 그리고 태국의 기억을 되살리며 달콤하고 진한 타스코 타이티를 함께 시켰습니다. 한 달치 당 섭취 가보자고.

 

 

달고 진한 타스코 타이티. 강렬한 단맛과 부드럽게 넘어가는 것이 특징.

 

계란 옥수수 치즈 로띠. 잔뜩 뿌려진 연유와 버터 향이 벌써 고소합니다.

 

두 개쯤 먼저 먹어버렸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로띠가 식게 둘 수는 없었어요.

 

짧지 않은 시간을 기다리니 타이티, 계란 옥수수 치즈 로띠, 그리고 누텔라를 추가한 바나나 로띠 순으로 차근차근 나왔습니다. 정말 달디단 메뉴들을 골라보았습니다. 원래 단 것을 찾아먹는 타입은 아니지만 로띠는 그 달콤함이 음식의 아이덴티티잖아요. 짜릿한 단 맛을 기대하며 로띠를 한 입에 쏙 넣었습니다.

 

 

 

 

 

 

로띠는 기름 양에 따라 부드러운 식감과 바삭한 식감의 두 가지 스타일으로 나뉩니다. 태국에는 부드럽게 씹히면서 입안 가득 연유의 달콤함과 재료의 고소함이 퍼지는 스타일이 많습니다. 그리고 보통 마가린을 사용해 마무리한다고 하네요. 하지만 져니로띠는 수많은 로띠를 여행하면서 버터로 마무리해 더 풍미있고 깔끔한 로띠를 먹어본 경험을 살려 버터로 마무리하고 있다고 하네요. 그리고 기름을 더 많이 넣어 살짝 튀기듯 굽는 바삭한 식감의 로띠를 추구한다고 합니다.

 

 

 



저는 사실 꽤 많은 양을 시키긴 했습니다. 다른 분들을 보니 1인 1로띠를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바나나 로띠는 제 마음 속의 클래식이고, 계란과 옥수수 그리고 치즈까지 넣은 연유 듬뿍 로띠를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열 여덟 조각 중 열 두 조각쯤 가니 로띠가 점점 식으면서 살짝 느끼하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습니다. 타이티보다는 역시 탄산을 시킬 걸 하는 마음도요. 하지만 바삭한 식감 사이에서 부드럽게 퍼지는 달콤함과 고소함, 그리고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한 입 덕분에 다음 조각으로 손이 가는 걸 멈출 수 없었습니다.

 

나오는 길에 머리카락과 소지품이 조금 맛있어졌습니다. 저에게서 풍기는 고소한 기름 냄새에 로띠를 잔뜩 먹어놓고도 입맛을 다시며 나왔네요. 저는 앞으로도 을지로를 오며 가며 들를 것 같습니다. 태국이 그립다면, 또는 이국적인 맛이 어렵다면, 누구라도 푹 빠질 달콤한 져니로띠 한 입 추천할게요. 일상이 조금 쌉싸래한 분들에게도 추천합니다. 달콤하고 고소한 로띠 한 입으로 특별한 하루를 만들 수 있을테니까요.



 



져니로띠

 

· 영업시간 : 금 - 수 11:30~19:00 매주 목요일 휴무 (재료 소진시 조기마감)

· 위치 : 서울시 중구 퇴계로273 1층

· 인스타그램  @journey_roti

 

 

이미지를 누르면 2편으로 이어집니다




 

글·사진|에디터 H

사용 제품|리코 GR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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