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으로 엿보는 사진가의 포트폴리오. 이번 이야기는 국내 사진가 최랄라의 피드입니다.
최랄라의 피드를 볼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대범하면서도 강렬한 구성입니다. 피사체를 구체적으로 묘사할 생각은 애초에 없다는 듯 실루엣과 색으로 화면이 가득 차 있습니다. 회화인듯 사진인듯 모호한 사진은 주로 인물의 뒷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사진 속 인물의 힘이 넘치는 몸짓이나 혹은 독특한 배치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한 발 떨어져 생각에 잠기게 만듭니다.
그는 20대 초반 군대에서 처음 사진을 찍었다고 합니다. 해안 경비대의 일원으로 보고를 위해 사진을 찍었다고 하는데요. 이후 상업사진을 촬영하면서 사진가의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그가 정말로 하고 싶었던 것은 자기주도적인 작업이었습니다.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면서 비로소 그는 본래 하고싶었던 작업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우리는 어떤 작품을 보면 제일 먼저 사진가의 장비나 촬영 방법을 궁금해합니다. 사실 그것이 작가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는 않으나 원초적인 호기심은 좋은 이야깃거리입니다. 다행히 최랄라 작가는 자신의 장비나 작업 방식을 인터뷰에서 공개했는데요. Nikon의 필름 카메라 FM2에 50mm 렌즈를 끼워 사용하고 필름으로 작업을 합니다. 특별한 조명을 쓰기보다는 자연광으로 촬영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하네요.
그가 사진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감정. 특히 관계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을 표현합니다. 평소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을 글이나 스케치로 기록해 두었다가 그것을 사진으로 옮깁니다. 그의 과감한 사진을 보고 있으면 정답이라고 생각했던 어떤 작업의 방식이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는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많은 부분이 생략된 작업에서 예술이란 선명하게 보여주어야 할 하나의 주제를 위해 그 외에 많은 것을 덜어내는 작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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