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에 느낌 좋은 펍(PUB)이 생겼습니다. 2030세대의 취향과 트렌드를 반영한 인테리어와 선곡, 오락거리와 음식, 거기에 반려동물 동반 가능까지 누구나 좋아할 법한 요소들로 꽉꽉 채워져 있어요. 아쉬운 점이라면 11월 3일(일)까지만 운영한다는 것입니다.
이 펍의 정체, 바로 팝업 <용가리가 사라졌다>입니다.
1999년에 출시돼 올해로 25주년을 맞은 용가리 치킨을 추억하기 위해 열린 <용가리는 사라졌다> 팝업(이하 용가리 팝업)은 용가리 치킨과 함께 자라온 MZ 세대를 위한 공간이 콘셉트입니다. 팝업 내부를 펍으로 꾸민 이유가 단번에 납득이 가는 콘셉트죠. 때문에 성인만 출입 가능한 팝업입니다.
팝업은 네이버에서 사전 예약이 진행됐고 실내 펍 대부분은 예약이 마감됐어요. 현장 예약도 가능하나 사전 예약이 우선이기 때문에 현장 상황에 따라 대기 시간은 천차만별이니 참고하여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1. 분위기는 2024년, 감성은 2000년대
PUB 콘셉트의 실내 공간은 게임존, 포토존, PUB존, 굿즈존이 무질서 속에 질서 있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입구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게임존과 2000년대 노래가 흘러나오는 대형 붐박스 라디오 겸 포토존이에요.
보아 NO.1, 샤이니 링딩동, 티아라 Bo Peep Bo Peep 등 2000년대를 호령했던 노래를 찾아 듣게 되는 시기가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분들이라면 용가리 팝업의 엄청난 선곡에 자연스럽게 학창 시절 혹은 유년 시절을 떠올리게 될 텐데요. 용가리 팝업의 여러 가지 특색 중 단연 돋보이는 건 바로 이 부분이었습니다. 내부 인테리어나 분위기는 2024년 현재의 것이지만 흘러나오는 노래는 2000년대 감성이라는 점이에요. 그 감성은 2000년대 이 노래와 함께 자란 세대에게 추억을 불러일으킵니다. 그 추억 속에서 용가리도 무럭무럭 나이를 먹어갔고요. 용가리 치킨을 먹고 자란 세대인 저 역시 새로운 노래가 나올 때마다 방송부에 노래를 신청했던 기억, 점심시간과 자습시간 전에 커다란 벽장 TV를 틀어 음악 방송을 봤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어요.
2000년대 노래가 다소 생소할 이들에겐 공간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입니다. 앞서 말했듯 게임존, 포토존, PUB존까지 볼거리, 즐길 거리가 많고 생소한 옛날 곡들을 듣고 알게 되는 계기가 되니까요.
게임
게임은 총 3종류입니다. 다트 던지기, 용가리퐁, 펌프 게임.
다트 던지기에선 빨간색 풍선을 터뜨린 개수에 따라 용가리 인형이 증정됩니다. 3개는 용가리 인형 小, 4개는 용가리 인형 中, 5개는 용가리 인형 大인데 스태프에게 물어보니 10월 15일 오후 4시 기준 대형 용가리 인형을 가져간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인형은 폭신하면서도 딴딴하고 보드랍습니다. 꽤 귀여워요. 총 3명이 도전해서 2명은 용가리 인형 小를 획득했고 단 하나의 풍선도 터뜨리지 못한 사람은 신제품을 교환할 수 있는 코인을 받았어요.
용가리퐁(컵에 공 넣기)을 해서 받은 코인 3개까지 총 4개의 코인(빨간색 2개, 검은색 2개)을 받았는데요. 출구 오른편에 있는 부스에서 코인으로 용가리 신제품으로 교환할 수 있습니다.
F&B
용가리 팝업에서 용가리 치킨이 빠질 수가 없잖아요. 시식 메뉴와 음료는 두 종류고 각 990원이에요. 단 1인당 한 번만 이용 가능하기 때문에 두 가지 중 한 가지만 선택해야 합니다. 저희는 3명이어서 추억의 맛, 으른의 맛을 모두 주문했고 맥주도 라거와 무알코올로 각각 한 개씩 선택했습니다.
용가리 치킨은 늘 먹어왔던 익숙한 닭고기 맛이었고 불용가리 치킨은 부트졸로키아, 하바네로, 치폴레, 베트남 고추가 들어간 버전답게 매콤하고 알싸해요. 소스에 하바네로와 베트남 고추, 화유가 들어간 불볶음면도 매워서 매운 음식을 즐기지 않는 분들은 용가리 치킨만 드세요.
F&B의 소소한 재미는 맥주 거품에 용가리 도장을 찍는 것인데요. 캔 맥주를 컵에 따른 뒤 거품 도장 기계로 가면 스태프가 기계를 작동시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맥주 거품 위에 용가리 모양이 선명하게 찍혀 있어요.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지만 정신없이 사진을 찍다 보면 점점 옅어지니깐 인증샷은 되도록 빨리 찍는 것이 좋습니다.
돌아가기 전, 출구 근처 외부 부스에서 게임 참여 후 받은 칩으로 불비빔면과 불볶음면 꼭 받아 가시고요.
2. 반려동물과 함께 용가리 찾기
용가리 팝업의 또 다른 특색이라고 하면 반려동물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에요. 하림 펫 푸드를 판매하는 곳답다 싶다가도 사라진 용가리를 찾는 것과는 어떤 연계가 있을지 잠깐 의문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냄새를 잘 맡는 친구들이니깐 용가리 냄새로 찾으려나요?
반려동물 동반 예약이 별도로 있고(반려동물 동반 시 멍치맥세트 무료 제공), 이 경우엔 내부 출입은 불가합니다. 야외 공간은 반려동물이 주인이기 때문에 숨겨 놓은 간식을 냄새로 찾아내는 공룡알 노즈워크(성공 시 더리얼 크리미 증정), 반려동물의 순발력을 알 수 있는 할리갈리(성공 시 더리얼 퀴진 랜덤 1종 증정), 야바위 게임(성공 시 장난감 증정)처럼 체험뿐만 아니라 용가리 멍치킨, 도그비어 등 펫 푸드도 준비되어 있어요.
내부 펍은 즐겁고 재미있는 액티비티로 아드레날린이 터진다면 외부 반려동물 공간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고 마음이 풍만해지는 곳입니다. 새로운 냄새와 친구들, 반려주인과의 외출까지 반려동물 친구들도 이곳에서 행복했길 바라요.
팝업의 이름이기도 한 '용가리가 사라졌다'는 용가리가 물리적으로 없어졌으니 팝업 내부에서 찾으라는 의미가 아니라 우리 기억 속에 희미해져 가는 용가리를 소환한다는 의미의 이벤트였습니다. 실제로 용가리 치킨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반갑기도 했고, 용가리가 벌써 25주년이나 됐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으니까요. 출구 앞에 설치된 거울은 페이스타임 화면으로 꾸며져 있는데요. 페이스타임 대상이 용가리인 것도 팝업을 거쳐오면서 우리가 서서히 용가리의 존재를 떠올렸기에 가능한 스토리텔링이었습니다.
<용가리가 사라졌다> 팝업은 오는 11월 3일(일)까지 진행됩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 저는 이곳에서 용가리와 함께 학창 시절의 추억을 되찾았는데요. 다른 사람들은 어떤 추억을 방울방울 떠올렸을까요. 이렇게 세상에 궁금증을 하나 남겨보네요.
<용가리가 사라졌다> 팝업
· 기간: 24.10.07.(월)~11.03.(일) 15:00~21:00
· 장소: 서울시 성수동 2가 271-6
· 19세 이상(2004년생부터) 입장 가능
· 반려동물 동반 가능(반려동물 동반 시 실내 입장은 불가)
· 이용 시간 1시간 제한
· 팝업 입장료는 무료이나 시식 음식/음료는 유료(990원)
· 인스타그램
· 예약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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