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으로 엿보는 사진가의 포트폴리오. 이번 이야기는 시아노타입으로 작업하는 작가 에드 카의 피드입니다.
시아노타입은 사진 역사 초창기 기술입니다. 철 화합물을 이용해 빛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결과물은 짙은 청록색을 띕니다. 인화하는데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하지 않고 노출 시간에 대해서도 관대해서 일부 미술학원에서 학생들이 직접 시아노타입을 체험해 보기도 합니다. 특유의 아날로그 감각이 있고 특히 프린트한 종이의 질감이 잘 나타나는 특징을 살려 최근에도 다양한 작가들이 시도하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에드 카(Edd Carr)는 아날로그 방식의 대표격이라고 할 수 있는 시아노타입을 디지털 콜라주 방식의 이미지와 결합했습니다. 보통 시아노타입으로 작업을 할 때는 필름에 네거티브 이미지를 프린트한 다음 그것을 감광용액을 바른 종이에 올리고 자외선을 비춥니다. 네거티브 이미지를 프린트할 때 원본에 디지털 콜라주 사진을 사용하면 독특한 이미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상대적으로 해상도가 높지 않은 시아노타입의 특성 덕분에 콜라주 한 이미지의 합성한 부분이 자연스럽게 연결돼 독특한 느낌이 배가됩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그는 이렇게 만든 콜라주 이미지를 활용해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촬영한 영상을 프레임 단위로 나누어 한 컷 한 컷 정성스럽게 시아노타입으로 프린트하고 이것을 다시 스캔하여 영상으로 묶었습니다. 중간중간 디지털 콜라주 방식으로 만든 이미지를 삽입함으로써 영상 전체의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일반적으로 1초에 약 24장의 이미지로 영상을 만드는데요. 에드 카는 약 3분 33초 영상을 위해 5000장 이상의 프린트를 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과정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운 작업입니다.
단순히 특별한 프린트 방법을 활용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거기서 파생되는 새로운 이미지를 탐구하는 것이 에드 카의 작업 방식인데요. 이번에는 인스타그램 피드만 살펴보지 마시고 그의 영상을 끝까지 보시는 것도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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