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IGHLIGHT
-굴뚝을 보고 찾아간 폐허 속에서 느끼는 쓸쓸함
-삭막한 어둠이 가득한 공간 속으로 들어오는 빛들
어릴 때부터 살던 동네에는 작은 발전소가 있었습니다. 그 지역의 난방을 책임지는 역할을 했던 그 발전소의 굴뚝은 꽤 우뚝 솟아있었습니다. 그 굴뚝으로 항상 하얀 수증기를 뿜어내곤 했는데, 그래서인가 유년 시절을 떠올리면 그 굴뚝이 항상 그려집니다. 덕분에 굴뚝에 묘한 향수를 가지고 있습니다. 시골 마을의 목욕탕 굴뚝부터 발전소의 굴뚝, 심지어는 대형 산단의 수많은 굴뚝에서도 아름다움을 느끼곤 하는 특이한 취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집집의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면 밥 짓는 향기가 마을에 가득 차기 시작한다.’ 같은 옛 소설에서 봤을 것 같은 문구의 아련한 향수는 아니지만, 산업화된 현대 도시를 살아온 이들에게도 굴뚝에 대한 아련함이 있는 것을 보면 굴뚝이란 존재 자체에 대해 인간이 느끼는 기묘한 공통점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에 찾아간 폐허는 무성한 수풀로 담장이 가려진 데다가 위치마저 홀로 떨어져 있어 나무 사이로 솟은 굴뚝이 아니었다면 그냥 지나쳤을 것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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