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영화 '소공녀'
각박한 현실 속에서 내 소신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
세기프렌즈 4기 '은스' 안은서
나의 인생 영화 - 소공녀
<소공녀> _ 전고운 감독님
" 집은 없어도 생각과 취향은 있어 "
" 난 갈 때가 없는 게 아니라 여행 중인 거야 " - 미소
- 전체 줄거리 (스포)
주인공 '미소'는 남들이 원하고 사랑하는 것들을 쉽게 포기한다. 예를 들면 살면서 꼭 필요한 '집'
그렇지만 그녀가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딱 3가지가 있다. '위스키, 담배, 남자친구'
이 세 가지면 미소는 세상 모든 것을 가진 듯, 그 누구보다 행복해한다.
이야기의 큰 틀은, 한 해 한 해가 지나가며 물가가 올라 결국 담뱃값이 너무 비싸져 미소가 살고 있던 집에서 나오고, 대학시절 함께한 밴드 멤버들의 집을 하나하나 방문하는 이야기이다.
결국 영화의 결말 부분엔, 남자친구는 미소를 위해 일을 하러 해외로 파견을 나가고 한강 근처에 텐트를 치며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약을 사 먹지 못해 머리가 새하얗게 변한 미소가 이때도 여전히 담배를 피우고 위스키를 마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소공녀'를 인생 영화라고 생각한 이유는 단순했다.
'각박한 현실 속에서 내 소신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이 나를 더욱 행복하게 만드는 일 이구나'라는 점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 나는 내가 처한 현실에서, 어떤 소신을 지켜가며 살고 있는 걸까?
소신이라고 얘기하니까 되게 거창해 보이는데 그냥 '요즘 하루하루 여유로운 시간을 지내며, 내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고 있는가?'라고 간단히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 :)
순간의 기록
첫 번째의 소신은 "지나친 순간들을 작게나마 기록하는 것은 결코 헛된 일이 아니다"이다.
세기 프렌즈 1차 미션인 다만추에서도 말을 했듯, 나는 순간을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현재의 힘든 순간에, 좋았던 과거의 순간이라도 떠 올릴 수 있다는 게 정말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랄까..?
든든한 아빠와 엄마
2020년 어버이날
그래서인지 나의 어린 시절의 순간을 만들어주신 부모님들에게 보답해드리고 싶어,
요즘에 부모님을 만날 때면 사진도 많이 찍어드리고 있고 조금씩 갚아나가고 있다.
(사진과 영상을 좋아하는 학생인데, 괜히 부모님 사진 한 장을 제대로 찍어드린 게 없어서 죄송한 마음도 컸다)
문래동
또 이왕이면, 그 순간을 레트로하게 담아내는 걸 좋아한다. 지나친 순간은 과거니까, 뭔가 현대적으로 담아내는 것보단 누리끼리 한 흐릿한 기억의 조각처럼? 담아내고 싶다.
대충 필카에 담아 둔 필름을 현상할 때의 그 짜릿함은 잊지 못한단 말씀..
약간 TMI 이긴 한데, 나는 필름을 주로 충무로에 있는 "망우삼림"에서 자주 현상을 한다.
늘 세기 프렌즈 정기모임 날에 필름 현상을 맡기고 모임에 가는데, 그래서인지 난 정기모임 날이 더욱 기대가 된다 ㅋㅋㅋ
정기모임이 끝날 때 즈음 따끈한 사진들이 나와서.. 확인을 할 때면 늘 두근두근하는 나를 볼 수 있다.
문래동의 골목골목
문래동을 보면, 왜 인지 모르게 소공녀가 많이 생각났다.
미소의 거주지는 대학 밴드부 동기들의 집으로 늘 바뀌지만, 그 사이에서 동기들에게 느끼는 연민과 안락함.
바로 옆 도심이 있지만, 문래동의 좁은 골목골목에 사이에 느껴지는 세월이 싫지만은 않았다.
그저 어딘가 모르게 미소가 동기들에게 느끼는 연민과 안락함을 느낀 것 같았다.
"낮은 쇠가 지배하고 밤은 예술이 지배하는 문래동" 정말 찰떡같은 비유다.
저 맥주는 공짜로 가져가셔도 된다는 말에, 같이 출사를 간 동생과 나는 후다닥 맥주를 챙겨 온 기억이 난다 ㅋㅋㅋ
레트로 한 곳들이 굉장히 많은데, 나는 가는 곳마다 느낌이 많이 다르다.
예를 들어 충무로는, 약간 느와르 느낌이 나고.. 문래동은 인디 느낌..? ㅋㅋㅋㅋㅋ
어쨌든 가는 곳마다 다른 느낌이란 말이다 ^^
원래는 잘 몰랐지만, 세기 프렌즈 활동을 하며 내 사진의 스타일에 대해 더욱 많이 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더 많이 경험해보고 누가 봐도 '이거 안은서 사진이다!'라는 사진을 만들어내고 싶다.
문래동의 느낌이 너무 좋아, 주제가 '인생 영화'인 만큼 영화 같은 문래 스케치 영상을 제작하고 싶었다.
(이미 비율도 영화가 아니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그래도 나의 소신에 알맞게 또 다른 순간을 새롭게 기록했다는 것이 좋다.
또 이 영상의 BGM은 음악을 하는 나의 멋진 친구 지은이의 노래라서 그런지 더욱 애정이 간다. 앞으로도 좋은 노래 많이 들려줘 :) 난 영원히 너의 팬ㅇ ㅣ란다.
(사운드 클라우드에 '단지'의 노래 많이 들어주세요! 정말 좋은 노래들이 많습니다)
천천히, 천천히
두 번째의 소신은 "급하게 생각하면, 더욱 나 자신을 잃어간다"이다.
원래 느긋하게 사는 타입은 아니었다. 남들의 발에 맞춰서 나도 꼭 그 길을 택해야 한다고 생각했었고, 올해 초까지만 해도 조바심이 너무 많이 났었다.
문득 앞으로의 대학생활에 대해 설렘보다 막막함이 앞섰던 신입생 새터가 생각났다.
저 사진은 대학교 전공수업 때, 자기소개를 하는 영상인데 저 때도 나 자신에게 많이 불안해서 교수님과 첫 만남 때 대외활동이나 공모전에 대한 얘기를 마구 했었다.
그만큼 뭔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 달려 살았다.
(그래서인지, 그때부터 교수님이 나를 기억하게 되었다는 후기..)
고양이처럼 살고 있는 나
그렇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다. 아직은 내가 보지 못한 세상이 너무 많고, 나를 더 알아가는 시간이 너무나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남들의 발에 맞춰서 가는 건 그 사람들을 따라가는 것뿐이지, 나를 위한 시간이 아니라는 걸 많이 느낀다.
교수님의 답장
며칠 전 담당 교수님이 학생들의 근황을 듣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위선적인 목표가 아닌 나의 행복을 위한 목표들을 작게나마 적었다.
조금은 변화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랬다 ㅋㅋㅋ
또 그 많은 학생 중 1년 전, 근심 많은 학생인 나를 기억해 주셨다는 게 참 감사했다.
어쩌면 나이에 알맞지 않게 근심 걱정이 많아서 더욱 기억에 많이 남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나는 사람을 많이 만나려고 노력을 하고,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관점을 넓혀가고 있다.
한 번은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 줬다.
"너 많이 변했다. 한결 편안해 보인다. 고등학생 땐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어려웠는데 지금은 그런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그 얘기를 듣고, 나 스스로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 생각엔 아마 저 소신 덕분에 조금이나마 변화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사소하지만 새롭게 좋아하는 것을 찾게 되었다.
'드라마'
최근 드라마 본 것들을 기억해보면, '킹덤 1,2' '슬기로운 의사 생활' '부부의 세계' '이태원 클라쓰' '사랑의 불시착' '네버 해브 아이 에버' 등..
원래 늘 기숙사에 있거나 자취를 해서 그런지, 티비가 없어서 드라마를 잘 보는 편은 아니었다.
그래서 남들이 말하는 인생 드라마라고 하는 것들은 잘 보지 않아, 드라마 얘기가 나오면 늘 조용하게 있었다.
또, 정주행을 하기 힘든 성격이라 끝까지 잘 보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 요즘엔 전과 같이, 결말이 뻔한 드라마가 아니라 다양한 주제로 제작을 하다 보니 드라마가 재밌어졌다.
한국판 좀비, 거기에 사극을 더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은 몰입도가 어마 무시했다.
시즌제 드라마에다가 러닝타임도 한 화당 40-50분 밖에 하지 않아, 하루 만에 시즌 1,2를 정주행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킹덤 시즌3 얼른 나와주세요ㅠㅠㅠㅠㅠㅠㅠ
또, 킹덤을 생각하고 한국 민속촌을 방문했는데 낮이라서 그런지 킹덤의 으스스한 분위기가 나오지 않아 아쉬웠다.
또한 슬기로운 의사 생활은 주 1회 드라마로, 전엔 도전하지 않은 새로운 도전을 드라마 산업에서 많이 시도하고 있어서 그런지 더욱 흥미롭게 보게 되는 것 같다.
저곳도 한국민속촌에 있는 곳인데, 민속촌에는 조선시대뿐만 아니라 다양한 시대가 공존하고 있어서 볼 거리가 굉장히 많았다.
뭔가 저 거리를 거닐 때는 슬기로운 의사 생활의 감독님인 '신원호' 감독님의 응답하라 시리즈가 생각이 많이 났다.
" 헤프면 어때요 - 소공녀 대사 中 "
누군가 나를 보면서, '휴학할 때 저렇게 한량처럼 있어도 되나?'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영화에서 몸을 파는 일을 하는 집주인이 '제가 참 헤퍼요'라고 했을 때,
미소가 "헤프면 어때요"라는 한마디를 했다. 그래 내가 어떻게 지내든, 남들이 무슨 상관이 있을까. 나는 미소가 '위스키, 담배, 남자친구' 이 세 가지의 소신을 잘 지켜가며
행복하게 지내는 것처럼 현재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다.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여기서 재미난 사실은, 영화 제목에도 보인다.
실제 애니메이션 '소공녀'의 영어 제목은 'A little princess'이지만 영화 소공녀의 제목은 'Microhabitat'이다.
Microhabitat : 미소(微小) 서식 환경
소설 캐릭터뿐 만 아니라, 미소가 찾아갈 거주지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서 영어 제목을 이렇게 지었다고 한다. 그래서 감독님이 주인공의 이름도 '미소'라고 지은 걸 알 수 있다.
주머니는 비었지만, 자신은 꽉 차있는 미소가 나는 불행해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은 현재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 사람을 압축해서 넣어보았다. (더욱 많지만)
지금 행복하게 해 주는 순간들을 언젠가 다시 보며, 또 다른 위로를 받고 있을 수도 모른다.
이상으로 3차 미션 '인생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서 마쳐보도록 하겠다 :)
SAEKI FRIENDS 4기
안은서 (은스) I 대학생
3차 정기미션 "인생영화"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eun_.west
블로그 : https://blog.naver.com/wldlsdks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