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흐른 뒤..
추억인 줄 알았는데 그리움이더라
세기프렌즈 3기 '지민파파' 김남용
시간이 흐른 뒤...
추억인 줄 알았는데 그리움이더라
세기 프렌즈 3기의 마지막 정기미션 주제는 예상(?)을 깨고 자율주제로 정해졌습니다.
지난 3번의 정기미션을 소화하면서 세기P&C 마컴팀의 감각적이며 트렌디한 주제 선정에 매번 놀라기에 바빴던 저로서는,
이번 4차 미션은 자율적으로 진행한다는 소식에 안도감(?)과 함께 섭섭함(?)이라는 감정이 교차해서 밀려오더군요. ^^
안도감이야 뭐... 부족한 내공으로 마감일에 맞춰 허덕이는 과정을 이번에는 생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얄팍한 감정이었을테고,
섭섭함은 아마도 '깜'은 안 되더라도 조금 더 수준 높은 문제를 풀고싶은 기회가 사라진 것에 대한 아쉬움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ㅎㅎ
지민맘의 미소, 지민이의 썩소(?)... ㅎㅎㅎ
지민! 아이폰... 아빠가 바꿔줄까?
사진을 찍고 싶은 아빠와 아이폰을 바꾸고 싶은 딸아이의 동상이몽...
지난 주제에 비해 편해진 것 같지만 결코 쉽게 다가오지 않았던 4차 미션... 고민하고 고민한 끝에 제가 선택한, 어쩌면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주제는 바로 가족이었습니다.
가족은 어쩌면 지금 제가 살아가는 이유인 동시에 제가 지금도 카메라로 사진을 찍게 만드는 원동력인 셈이니깐요.
하지만 제가 이렇게 주제를 정했다고 해서 이제 맘대로(?) 진행가능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이 된 딸아이 지민이는 예전과 달리 이제는 아빠의 큰 카메라 앞에서 사진 찍는 걸 그렇게 좋아하지 않거든요. ㅎㅎ
일단 사진 찍~ 이야기만 나와도 거부반응을 보이는 지민이를 협상의 장으로 나오게 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뭔가(?)가 필요했습니다.
어설픈 카드를 꺼냈다가는 본전도 못 찾을 것 같아서 딸아이의 최대 관심사인 아이폰 교체카드를 바로 던졌습니다.
(하반기에 새로운 아이폰이 나온다고 해서 시간을 벌었지 안 그랬으면 내일 당장 바꿔줘야 했을지도 모릅니다... ㅋㅋ)
다행히 협상(?)은 순조롭게 이어졌고, 주말 중 하루를 함께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언제 이렇게 자란 거니... 고마워~ 지민!
2012년 벽초지문화수목원으로 떠나는 시간여행
당시 딸아이는 엄마품이 더 좋은 아이였지만, 이제 그 아이는 엄마와 키가 비슷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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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font-family:Nanum Gothic;">모처럼 카메라 앞에 서는 걸 허락한(?) 딸아이와 함께 나들이할 장소를 수배하는 일이 이제 급선무였습니다. 새로운 곳으로 다녀오는 것도 고려했지만 그것보다는
추억의 장소로 떠나는 시간여행도 괜찮을 것 같더군요. 지민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어렵지 않게 찾아가던 장소들이 이제는 정말 큰 맘 먹고 서로 일정을 맞춰야 가능하다 보니,
이제는 사진으로만 남아있는 지민이의 어렸을 때 모습이 찍힌 그 장소에서 지금 지민이를 담으면 어떨지 무척 궁금하기도 했고요. ㅎㅎ
설레는 맘으로 지민이와 함께했던 사진을 뒤적이며 2019년 6월, 함께할 장소를 물색했습니다.
서울에서 그렇게 멀지도 않고, 사진만 봐도 그 당시 기억이 선명하게 떠오르던 장소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벽초지문화수목원...
(지민이가 태어나고서) 4년 후,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7년 전인 2012년으로 떠나는 시간여행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오전에 치른 시험의 여파 때문인지 지민이의 표정이 그렇게 밝아 보이진 않았습니다... ㅎㅎ
오전에 치른 피아노 급수 시험의 여파로 웃지 못하는 딸아이
일단 셔터를 눌러보긴 하는데... 그렇다고 딸아이의 눈치를 안 볼 수도 없는... ^^
하지만 이날 하늘은 순탄한 촬영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ㅎㅎ 촬영이 예정돼 있던 주말 오전에 지민이는 피아노 2급 급수시험을 치렀는데요,
몇 달 동안 준비한 흑건이랑 월광 소나타 3악장이 지민이가 준비한 곡이었죠.
저도 이 방면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1급은 피아노 전공자 정도 되는 실력이라고 하니 2급 시험에 도전하는 딸아이가 무척 대견스러워 보이더군요.
하지만 아쉽게도 지민이는 이날 시험에 합격하지 못했고, 학원 원장 선생님의 격려에 참았던 울음이 폭발! ㅎㅎㅎ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였지만 위로의 한마디에 어깨가 들썩이며 서러운 눈물을... ^^
아마도 지민이가 피아노를 몇 년 동안 배우고 이런 저런 대회와 시험을 치르면서 처음으로 실패의 경험을 맛본 게 아닐까 싶더군요.
모처럼 딸아이와 함께 사진 찍는 게 마냥 좋은 지민맘...
오전에 치른 피아노 시험의 여파 때문이었을까요, 지민이는 활짝 웃질 못했습니다.
지민맘의 활짝 웃는 미소와 지민이의 억지로 웃는 듯한 썩소가 묘한 대조를 이루면서 웃음을 유발하더군요. ㅎㅎ
어쩌면 이런 상황도 자연스러운(?) 것 같아서 일부러 웃는 모습 대신 이런 대조적인 모습을 주제로 글을 써볼까도 했는데요,
하루 지나자 지민이가 미안했는지 다시 한번 사진찍으러 가자는 깜짝 제안을 하더군요. 와우~
그래서 지금까지 제 사전에 단 한번도 없었던 재촬영(?)이 다음 휴일에 진행되었습니다. ^^
딸바보는 이런 미소 한 방에 사는 맛을 느낍니다... ㅎㅎ
전날에 이어 이날에도 시그마 105mm 렌즈로 거의 모든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다른 렌즈를 모두 준비하긴 했지만, 대구경 렌즈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의 완성도에 깊은 신뢰를 보내고 싶었거든요. ^^
하루가 지나고서 지민이는 헤어 스타일에도 변화를 줬고, 복장도 산뜻한 걸로 준비해서 제 카메라 앞에서 웃음을 지어보였습니다.
셔터를 누르는 이 순간이 얼마나 행복한지 아마도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피사체 앞에서 사진을 찍어본 경험이 있다면 잘 알 겁니다. ㅎㅎ
이렇게 하루 전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에서 2019년도 지민이네의 추억 만들기는 무척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아~ 그럼 이번에 촬영한 사진과 함께 예전 추억 속 지민이의 모습도 한번 준비해 볼까요!
장소는 하나도 변한 게 없는 것 같은데, 시간은 이렇게 많은 걸 변화시켜 놓았네요. ^^
2010년 5월... 엄마 손을 잡고 걷던 숲 속의 길... (좌) / 2019년 6월... 이제는 그 길에서 혼자서 틱톡 포즈를~ ㅎㅎ (우)
폭풍성장했다며 지인들을 깜짝 놀라게 만드는 딸아이...
2012년 6월... 뽀뽀를 잘 해주던 지민... ^^
이제는 그 다리에서 엄마와 이런 저런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며... ㅎㅎ
2012년 6월... 아장아장 걷던 귀염둥이...
2019년 6월... 이제는 엄마 키와 비슷~ 비슷~ (좌) / 2010년 5월... 뽀로로 장난감이 마냥 좋았던... (우)
꼬꼬마가 이젠 사춘기 소녀로... ㅎㅎ
2012년 6월... 정자에서 물고기에 관심을 보이던 지민... (좌) / 2019년 6월... 이제는 다른 그림이 보이나 봅니다... (우)
2012년 6월... 연꽃 사이에서 달리기하던 꼬꼬마...
2019년 6월... 그 꼬꼬마는 이제는 연꽃이 작아보일 정도로 많이 컸습니다...
2010년 5월... 벽초지문화수목원...
2012년 6월... 벽초지문화수목원...
2019년 6월... 벽초지문화수목원... ^^
2012년 6월... 벽초지문화수목원에서 비눗방울놀이...
2019년 6월... 비눗방울도 딸아이가 성장한 것만큼 커진 건가요? ^^
2012년 6월... 요즘은 이런 땡강(?)도 그리울 때가 있네요... ㅎㅎ
2010년 5월... 지민아~ 저기 아빠! 뽀뽀~~~
2019년 6월... 이제는 엄마 품에서 이렇게 벗어나 이렇게 나홀로! ㅎㅎ
2012년 6월... 초점 나가고~ 박자 안 맞고~ ㅎㅎㅎ
2019년 6월... 손을 잡으면 팔을 위로 올려야 하던 딸아이와 이제 키도 비슷해졌습니다... ^^
2012년 5월... 파주 영어마을... 신남~ (좌) / 2019년 6월... 파주 영어마을... 시무룩? ㅎㅎ (우)
이번 나들이에서 가장 찍고 싶었던 바로 그 장소...
여기서 찍은 한 컷이 저의 두 번째 책 <스토리 있는 내 아이 사진 만들기> 개정증보판의 표지가 되었습니다...
지민아~ 아빠는 2012년에 웃던 지민이 모습도, 지금 아빠 앞에 서있는 지민이도 모습도 평생 기억할 거야...
2012년 5월... 분수대에서 담은 이 모습의 재연을 부탁했지만 지민이로부터 단칼에 거절! ㅋㅋ
당연히 이런 포즈도 거절당했겠죠? ㅋㅋ
대신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철길에서 한 컷~ ㅎㅎ
2012년 5월... 파주 영어마을에서 나오는 길에...
2019년 6월... 파주영어마을에서 주차장 가는 길...
꽃잎 떨어져 바람인가 했더니
세월이더라
차창바람 서늘해 가을인가 했더니
그리움이더라
그리움 이 녀석
와락 안았더니 눈물이더라
세월 안고
그리움의 눈물 흘렸더니
아~ 빛났던 사랑이더라
SAEKI FRIENDS 3기
김남용 (지민파파) I 포토그래퍼, 작가, 파워블로거
4차 정기미션 "자유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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