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함께 소확행을 느끼다.
강진 여행코스 영랑생가 / 강진만 생태공원 갈대숲 / 다산초당
세기프렌즈 2기 '쓴종이' 승종희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행복을 추구하는 소확행은 혼자 또는 가족, 친구와 같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이들과 함께 하며 일상을 즐길 때 비로소 완성된다.
그런 의미로, 시골집에 올 때마다 찾는 여행지였음에도 오랜만에 죽마고우 친구와 함께한 내 고향 강진 여행은 완벽 그 자체였다. 시인 김영랑이 살았던 영랑생가, 갈대가 넘실넘실 춤을 추는
강진만 생태공원 갈대숲, 정약용 유배지였던 다산초당까지 함께 걸으며 예전 추억을 떠올리고, 아름다운 풍경도 보며 짧지만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영랑생가 세계 모란 공원 | 강진만 생태 공원 갈대숲
사진은 리코 GR2 카메라의 필터 기능을 사용하여 가을 감성 폭발하는 사진을 담을 수 있었다. 필터 기능이 훌륭해 후보정 작업은 하지 않았다. 사촌 동생에게 강진 여행을 시켜줄 겸 데려왔는데
친구와 우정 사진을 찍어줘서 행복이 배가되었다.
영랑생가 '오-매 단풍 들겠네'
김영랑의 시 '오-매 단풍 들겠네'가 생각나는 계절이다. 영랑생가는 '모란이 피기까지는' 시로 유명한 저항 시인인 김영랑의 생가로 1903년에 태어나 1948년 9월까지 가족과 함께 서울로 이주하기 전
45년간 살았던 집이다. 김영랑 시인이 서울로 이주하면서 생가는 다란 사람의 소유가 되었지만, 1985년 강진군청이 집을 다시 사들여 복원작업을 하였다.
강진 영랑생가 입구
생가 안뜰로 향하는 길목에는 담쟁이덩굴 오는 이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담쟁이덩굴은 운치 있는 돌담을 만들어 가을 정취를 더한다.
생가 안뜰에는 큰 은행나무가 있다. 가을이면 단풍 든 은행잎이 참 곱고 아름답다. 어렸을 때에도 은행나무가 참 크다고 느꼈는데 벌써 20년 전일이니 지금은 나이가 백 년은 넘지 않았을까?
은행이 풍년이다. 밟으면 악취가 나기에 조심조심 땅을 즈려밟고 은행나무에 다가서 본다.
5월 초라면 생가 안뜰에 모란이 많을 텐데, 지금 시기에는 딱히 정원에 꽃이 없다. 본체 뒤뜰에는 큰 동백나무와 대나무숲이 있는데, 봄에 동백나무 꽃이 떨어져 운치 있는 곳이다.
봄을 생각하며 뒤뜰을 거닐어 본다.
작년에는 영랑생가 뒤편으로 세계 모란공원이 조성되었다. 생가 뒤쪽 대나무숲을 지나 모란공원으로 향한다.
모란공원에는 하우스 정원이 있어 세계의 모란들을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만나볼 수 있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여러 가지 꽃을 감상할 수 있다.
모란공원 폭포 앞에서 따스한 가을 햇살을 받으며 휴식을 취해본다.
세계 모란공원의 가을은 참으로 아름답다. 이름 모를 큰 강아지풀 같은 것들이 가을 낭만을 더해준다.
파란 가을 하늘과 노랗게 물든 가을 풀들이 만나 친구와 아름다운 사진 속에 담길 수 있었다. 리코 GR2의 감성적인 필터 모드로 인생 샷이 완성되었다.
필터 모드 중 크로스 프로세스, 포지티브 필름, 레트로 모드를 사용하면 위와 같은 느낌들의 사진을 완성할 수 있다.
영랑생가 앞에는 시문학파 기념관이 있다. '시문학파'는 1930년대 순수시 운동을 전개했던 동학 동인회의 명칭으로 당시 참여했던 동인은 영랑 김윤식, 용아 박용철, 정지용, 위당 정인보, 연포 이하윤,
수주 변영로, 김현구, 신석정, 허보 등 당대를 대표하는 시인들이 있다. 기념관에는 시인들의 육필 및 유품, 저서, 1920~50년대 문예지 창간호 30여 종, 1920~60년대 희귀도서 500여 종 등이 전시되어 있다.
- 위치: 전라남도 강진군 강진읍 영랑생가길 14 (남성리 222-2)
- 관람료: 영랑생가 및 시문학파 기념관 모두 무료
- 주차: 별도 주차장이 없으므로 길가 주차 또는 인근 강진군청 주차장 이용
강진만 생태공원 춤추는 갈대숲
갈대숲 하면 전라남도 순천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이제는 강진도 빼놓을 수 없다. 순천만과 비슷한 800만 평에 이르는 갈대밭을 거닐며 남도의 광활한 들녘에서 풍성한 갈대를 감상할 수 있다.
강진읍내랑 매우 가까워 이곳도 친구와 여러 번 찾곤 했었다. 편안한 데크길을 걸으며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를 나눴었다.
갈대의 풍성함은 되려 순천보다 좋은 것 같다. 가을바람에 춤추는 갈대를 감상할 수 있다.
탐방로는 약 2.8km로 입구부터 끝까지 간다면 약 30분 ~ 1시간 정도는 소요된다.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갯벌 위의 나무 데크길로 조성되어 걷기 좋은 곳이다.
오랜만에 찾았더니 새로운 다리가 생겼다. 다리 중간의 조형물은 강진만의 바람을 가르며 비상한 큰 고니의 날개짓을 형상화했다고 한다. 교량 길이는 약 238m이며,
중심축이 되는 주탑은 높이가 20m이며, 주탑 중간에 전망대가 있어 드넓은 갈대숲과 강진읍내를 감상할 수 있다.
중간 쉼터가 조성되어 갈대를 감상하며 쉬기에도 좋으며, 사진 찍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강진만 생태공원은 탐진강과 강진만이 만나는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둑이 없는 열린 하구로 자연적인 기수역이 넓게 형성되고, 하구 습지에 인접한 농경지, 소하천 등의 생태환경이 좋아
다양한 생태자원이 풍부하게 서식하고 있다.
갈대숲 현수교 전망대에 올라본다. 시원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내려다보는 갈대숲은 참으로 장관이다.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 위치: 전라남도 강진읍 남포리 548번지 (남당로 97-111)
- 관람료: 무료
- 축제: 매년 10월 말에서 11월 초에 '강진만 춤추는 갈대축제'가 개최된다. 2018년 일정은 10월 20일 ~ 28일까지.
정약용 유배지 다산초당
다산초당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국내 여행지 1001'선에 오른 곳으로, 다산 정약용이 18년의 유배생활 중 10년의 기간을 머무르며 학문의 꽃을 꽃피운 곳이다. 이곳에서 제자들과 당대의 사상가,
고승들과 쉼 없는 토론과 학문적 교류를 나누며 백성의 삶을 위한 정치와 제도를 뒷받침하는 사상을 완성하였다.
다산초당으로 오르는 길은 소나무 뿌리가 있는 길로 운치가 있다. 올 때마다 이색적인 느낌이다.
그동안 친구와 이 길을 걸은 게 몇십 번은 된지 모르겠다. 필자에겐 여러 추억이 담긴 길이기도 하다.
다산 정약용이 바로 이곳에서 '목민심서', '흠흠신서' 등을 비롯한 저서를 탄생시켰다. 실학이라 일컬어지는 조선 후기 학문 흐름의 성지가 되는 곳이기도 하다.
다산초당의 중앙 기와집이 '초당'이고, 그 양옆으로 동암과 서암이 있다. 초당에 걸린 '다산초당' 현판과 동암에 걸린 '보정산방' 현판은 모두 추가 김정희의 글씨를 새긴 것이라고 한다.
초당 앞에는 '다도'라는 넓적한 바위가 두 개 있으며, 정약용 선생이 이곳에서 차를 즐겼다고 한다.
서암 옆으로 산마루에는 천일각이 있다. 천일각은 정약용 선생이 틈틈이 올라 바람을 쐬거나 흑산도로 귀양가 있던 둘째 형 정약전을 그리며 먼 바다를 내다보던 곳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내려다보이는 구강포 앞바다나 죽도, 건너편 칠량 땅의 모습이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에 좋은 곳이다. 무더운 여름에는 친구와 이곳에 올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쉬곤 했었는데,
예전 어릴 적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 위치: 전라남도 강진군 도암면 다산초당길 68-35 (만덕리 339-1)
- 입장료: 무료
죽마고우와 함께한 강진 소확행 여행 그리고 사진
지금은 서로 다른 지역에 살기에 쉽게 만나기 어려운 베스트 프렌드. 소확행이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하지만, 오늘과 같은 날은 필자에겐 더없이 소중한 행복 여행이다.
특히 그동안 친구와 함께 찍은 사진이 많지 않았는데, 우정 사진을 찍어주는 이가 있었기에 더욱 좋았다. 리코 GR2의 색감이 가을 감성과 우정 사진의 느낌을 더욱 잘 표현해주었다.
세기프렌즈 2기
쓴종이 (승종희) I 트래블로거, 아웃도어 블로거
1차 정기미션 "소확행(小確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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