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치 블로거의 렌즈 사용기
feat. SIGMA 40mm F1.4 DG HSM l Art
세기프렌즈 3기 '스텔라' 이승하
오늘의 렌즈 사용기는 시그마 40mm 아트렌즈! 40.4 리뷰입니다.
지난 3월 출시되어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이 렌즈를 드디어 써보았습니다.
시그마 40mm 아트 렌즈의 최고의 장점은 극강의 화질, 단점은 극강의 무게.
무게를 포기하고 나머지를 다 얻은 모양이예요.
한손으로 들기에는 1.3kg라는 (렌즈 하나만의) 무게가 꽤나 부담스럽지만 그래도 절대 못 들고 다닐 정도는 아닙니다.
일단 렌즈가 길고 매끈해서 예쁘기도 하구요. 투박한 느낌보다는 와우! 멋져! 이런 느낌이예요.
이 렌즈를 어떻게 활용해볼까 하다가 갑자기 떠난 제주여행에 딱 40mm 아트렌즈 하나 챙겼어요.
풍경부터 음식, 인물, 공간까지 다재다능함을 보여주는 40mm 아트렌즈의 결과물은 어떨까요?
1일차 카페 - 식당 - 호텔
망원 단렌즈의 뽀얗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좋아하지만 사실 카페에서 85mm로 찍기 정말 쉽지 않아요.
그러다보니 점점 표준이나 광각으로 내려오게 되는데 그럼에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맑은 표현!
지난 번 35mm 아트렌즈에서도 넓은 화각 덕분에 좁은 실내에서 촬영하기 정말 편리했는데 이번에도 그 덕을 톡톡히 봤어요.
이런 선명함을 가져야 아트렌즈라고 불릴 수 있는 건가요?
갈치구이 가시 하나하나 살아있는 저 디테일에 정말 깜짝 놀랐어요.
깔끔하게 호텔 내부 사진도 찍을 수 있었어요.
제가 머무른 호텔은 라마다 시티 호텔 제주의 디럭스 룸이예요.
가로로 길지만 세로로 짧아서 전체적으로 사진을 담기에는 40mm도 약간 부족했어요.
이럴 땐 또 광각이 그립고 그래요.
40mm도 저도 오늘 하루 고생 했습니다!
스텔라는 이불 덮고 굿나잇 :)
2일차 풍경 - 음식 - 인물
다음 날 아침 카메라를 다시 이고 지고 친구의 제주집으로 왔어요.
제주 시내에서 가깝지만 시골인 이 곳은 도시와 시골 생활을 둘 다 맛볼 수 있는 곳 같아요.
창밖에는 청보리가 가득. 여기저기 다 보리밭이예요.
강아지풀 밭인줄 알고 '간질이들이 많네' (강아지풀 이름 까먹은 1인) 이랬는데 알고보니 청보리!
제주시를 뒤로하고 서귀포로 넘어가기로 해요. 오늘처럼 맑은 날은 한라산이 정말 잘보이더라구요.
아트렌즈 사용하면서 정말 좋았던 것 중 하나는 밝은 조리개 덕분에 극한 상황에서도 잘 찍힌다는 거예요.
어둡거나 속도가 빠르거나 이런 상황에서도 최대한 셔터스피드나 ISO를 확보할 수 있다보니 사진 퀄리티가 더 좋더라구요.
40mm 화각은 또 처음이라서 살짝 어색하기도 했어요. 어중간한 느낌도 있었고.
그런데 막상 컴퓨터로 결과물을 확인하니 카메라로 봤을 때보다 더 느낌이 좋았어요.
#유동커피
이 때가 5월의 황금 연휴여서 어딜 가나 사람이 정말 많을 줄 알았는데 정작 가장 많았던 곳은 여기 하나였네요.
현지인 커피맛집으로 불린다는 이 곳. 아메리카노 한 잔 받는데 30분 가까이 기다려야했지만 그래도 고소한 맛이 참 좋았어요.
달리는 차 안에서 #오는정김밥 한 줄.. 아니 두 줄 먹으면서도 찰칵.
40mm 화각이니 이럴때 참 편하더라구요. 85mm는 엄두도 못냈을 의자에 앉아서 무릎위에 놓인 음식 찍기...
#푸조시트로엥박물관 에서는 감성사진도 하나 찍어봅니다.
1.3kg가 무겁긴한데 처음 들 때는 무겁지만 점점 익숙해집니다.
망원 줌렌즈들은 무게도 무게지만 크기 때문에 드는게 버거웠던 기억이 나요.
40mm 아트렌즈도 크기가 작은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바디를 집어 삼킬 정도는 아니어서 상대적으로 좀 더 편했어요.
이번 여행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진. 바다와 소년.
소년이 낚시대를 설치하고 바다를 막 뛰어다니는 거예요.
제 R2는 AF 성능이 그리 빠르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셔터 스피드가 굉장히 빠르게 나와서 다행히 결과물을 건질 수 있었어요.
인물 사진 역시 정말 놀라운 기량을 보여주는 렌즈예요.
다만 아쉬운 점은 상당히 무게가 나가다 보니 다른 사람들에게 찍어달라고 부탁하기가 미안합니다.
제가 타인을 찍는 건 괜찮지만 '혹시 한장만... 찍어줄 수 있어?'하고 건네주면 백이면 백 '아이고 무거워!'하고 놀랍니다.
아 물론 제 주변에 손목 뼈가 무척 얇은 여자 친구들이 많아서 그럴 수도 있어요.
비행기가 참 많이 뜨던 제주. 특히나 황금 연휴라 그랬던 것 같아요.
오는 비행기와 가는 비행기가 겹치던 하늘, 빠른 비행기 두대가 겹치는 순간을 잡기 위해 한참을 기다렸어요.
비행기를 보내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 뉘엿뉘엿 넘어가던 붉은 태양.
역시나 달리는 차 안에서 찍었는데도 이정도로 나오는 건 아트렌즈라서 가능한거겠죠?
심지어 어두워지는 하늘, 달리는 차 안에서 삼각대도 없이 이런 결과물을 보여줘서 참 고마웠어요.
3일차 식당 - 카페 - 풍경
제주 여행의 3일차는 즐거운 식사로 시작합니다.
의자에 올라가지 않아도, 지나치게 팔을 뻗지 않아도 이런 깔끔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40mm.
최애 화각이 50mm 였는데 점점 마음이 기우는 느낌이예요.
제주도의 밝은 하늘과 40mm 아트렌즈의 맑은 표현력 덕분에 제주가 더욱 싱그럽게 느껴져요.
평소에 엄두도 못내는 음식 항공샷도 40mm 쓰면서 여러번 찍어봤어요.
물론 한손으로 들고 찍다가 렌즈와 저 토스트가 콩 하고 박을 수도 있어요. (무거워서요)
저 찻잔 받침의 그림자 디테일에 깜짝 놀랐어요.
전체적으로 봤을 때 제 마음에 쏙 드는 사진은 아닌데 저 그림자가 너무 멋졌습니다.
카페 투어까지 모두 마치고 공항 가기 전 동네 산책도 해봅니다.
청보리밭이 정말 많았던 동네. 저 멀리 오름 뒤로 해가 넘어가는 것도 보이네요.
아트렌즈의 선명함 덕분에 보리의 디테일이 하나하나 살아있어요.
접사용 매크로 렌즈도 아니면서 말이예요. 정말 다재다능한 아트렌즈!
저를 정말 깜짝 놀라게했던 사진을 마지막으로 40mm 아트렌즈 사용기를 마무리해볼까 합니다.
공항으로 가는 길 용두암 라인의 그 바닷가는 정말 바람이 많이 불었어요. 게다가 차들도 꽤나 빠르게 달렸구요.
그런데 저 멀리 초승달이 너무나 아름답게 빛나고 있는거예요. 어떻게 찍히지 모르지만 일단 찍자! 하고 셔터를 눌렀죠.
셔속을 확보하기 위해서 ISO도 올리고 조리개 값도 최대 개방했지만 사실 워낙 어둡고 빠르게 달리는 차라 큰 기대를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정도면 정말 선방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하늘과 바다위로 떠오르는 달 덕분에 아름답게 제주 여행을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40mm F1.4 아트렌즈는 묵직한 무게만큼 그 결과물도 묵직하게 임팩트를 주는 렌즈예요.
블로거들에게 여행시 들고다닐 단렌즈 하나만 추천하라고 한다면 40mm 정말 괜찮은 것 같아요.
마치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처럼, 아트렌즈의 화질을 탐하는 자 그 무게를 견뎌야할 것 같습니다.
SAEKI FRIENDS 3기
이승하 (스텔라) I 트래블로거
리뷰편 "기계치 블로거의 렌즈 사용기"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livelystella
블로그 : https://blog.naver.com/l1726
유튜브 : livelystel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