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등명해변 캠핑 이야기
시그마 광각 렌즈로 밤하늘을 담다.
세기프렌즈 2기 '쓴종이' 승종희
강릉 등명해변은 깨끗한 동해 바닷물과 고운 백사장에 솔향 가능한 소나무밭까지 있어 캠핑을 즐기기 참 좋은 장소이다.
아름다운 해변임에도 바로 옆 정동진 해변의 유명세에 묻혀 찾는 이가 별로 없어 한적한 캠핑을 즐기 이만한 데를 아직 못 찾은 것 같다. 지인들과 동해 해파랑길 트레킹을 왔다가
등명해변에서 하루를 묵었다. 드넓은 해변과 밤하늘의 쏟아질 듯한 별을 볼 수 있어 낭만적인 캠핑을 즐길 수 있었다.
드넓은 등명해변을 시그마 아트(ART) 14-24mm F2.8 DG HSM으로 담아보았다. 필자는 사진을 풍경 위주로 찍기에 광각렌즈를 선호한다.
등명해변에서 찍은 이 사진은 현재 필자가 풀 프레임 DSLR과 광각렌즈를 사용하는 이유라고 할 수 있겠다. DSLR을 사용한 기간은 길지만 크롭 바디만 사용했었지, 풀프레임 카메라는 이제 1년 되었다.
비싼 가격 때문에 섣불리 풀프레임에 입문하지 못했었지만, 망망대해 같은 밤하늘에 떠있는 별을 찍고 싶어 몇 년을 고민했는지 모른다.
풀프레임 바디와 광각 렌즈를 사용하고 난 뒤 은하수를 찍을 수 있었고 현재가 최상의 조합이라 여기며 추가 렌즈에 대한 구매욕을 하루하루 억누르고 있다.
| 등명해변 산책
등명해변으로 가기 위해서는 주차장에 주차 후, 강릉과 영주를 오가는 영동선 철길을 건너 야만 모래사장으로 갈 수 있다. 해송 사이로 반듯하게 놓인 철길의 이색적인 모습은
영화 속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하루에 몇 번씩 열차가 오가지만 천천히 다니는 구간으로 소음은 크지 않다. 또한 밤 시간에는 운행이 없기에 캠핑하는데도 무리가 없다.
광각 렌즈는 풍경을 담기에는 아주 좋지만, 인물을 담는 데 있어서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서 풀프레임용 렌즈는 아니지만, 크롭렌즈인 시그마 50-100mm F1.8 DC HSM를 풀프레임 바디에 연결하여 인물과 음식을 담아보았다.
강릉에서 정동진으로 향하는 철길에서 함께 온 지인들과 추억 사진을 남겨본다. 풀프레임 바디와 크롭렌즈 50-100mm의 조합은 50mm는 비네팅이 많은 편이지만,
100mm는 비네팅이 거의 생기지 않았다. 의외로 비네팅 효과가 마치 포토샵으로 작업한 듯 피사체에 눈이 가도록 시선을 유도해주는 것 같아서 좋았다.
철길을 건너자 해송숲이 나온다. 대게는 이곳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캠핑을 한다. 이곳의 명칭은 '등명해변 솔향 캠핑장'인데 여름 해수욕장 개장 시즌에만 운영하며, 사용료를 지불한다.
그 이외 기간에는 별도 관리자가 없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주말이지만 솔숲이 한산하다. 몇 안 되는 캠퍼들이 서로 거리를 두고 자유를 만끽한다.
고요한 등명해변을 걸으며 사색에 잠겨본다. 바쁜 일상에서 머리를 비우고자 겨울 바닷바람을 맞고 싶다면, 이곳에서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해변에는 간간이 낚시를 즐기는 도시 어부들이 보인다. 해안가로 파도가 밀려오는데 고기가 잡힐까? 낚싯대 옆에 잡은 고기가 널려있음에도 바다낚시를 잘 모르는 필자에겐 믿어지지가 않는다.
잔잔한 조류와 수심이 깊은 곳이 아니라면 허탕만 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해변 데크를 따라 해안 끝까지 걸어본다. 한편에 '라라무리'라는 카페가 있다. 바다를 찾는 이도 별로 없는데, 웬 카페람? 처음에는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 시기에만 집중 영업하는가 했는데,
이 카페 참 재미있다. 일러스트 작가가 직접 만들고, 이곳에서 결혼식도 하고, 카페도 운영하는 것 같다. 곳곳에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있어 사진 찍기 좋다.
카페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운영자의 블로그를 확인해보길 바란다.
https://blog.naver.com/xurykim
여름에는 시원한 바닷바람 맞으며, 소나무 그늘에 앉아 이곳에서 맥주와 아이스커피를 마시면 좋을 듯하다.
| 훈훈했던 화목난로 곁에서 하룻밤
강원도의 밤은 춥지만, 오늘은 화목난로가 준비되어 있어 밤이 찾아와도 걱정근심이 없다. 밤새 훈훈하게 자려고 나무 장작도 많이 구비했기에 늦은 시간까지 먹방 캠핑을 암묵적으로 약속한 터.
넓은 주차장 한편에 텐트를 설치하고 화목난로를 연결한다.
등명해변 주차장은 꽤나 넓다. 화장실과 세족장이 관리가 잘되어 있어 이곳에서 차박을 하는 캠퍼들도 꽤 있는 듯하다.
오토캠핑보다는 미니멀 캠핑을 즐기는 필자에게 이렇게 큰 텐트는 난생처음이다. 침대, 테이블, 의자, 난로까지 설치하니 서울 아파트 부럽지 않을 정도이다.
광각렌즈는 방 안과 같은 실내를 찍을 때 촬영하기 참 편하다. 시그마 A 14-24mm는 조리개 값도 낮아 어두운 실내도 잘 찍히는 것 같다.
"형님들 오늘 밤 제 한 몸을 맡길게요!" 본격적으로 먹방 캠핑이 시작된다.
살치살 구이와 스테이크, 파 불고기, 광어회와 굴.
필자가 직접 담근 5년 숙성 더덕주와 최근 모스크바 갔을 때 사온 보드카가 음식의 향연을 거든다.
후식으로 난로에 옥수수와 건조된 우럭을 굽는다. TV에서 보던 옛날 교실에 도시락, 군고구마, 주전자 올리던 것들이 떠오른다.
어렸을 적 시골에서 아궁이에 불을 때 본 적이 있는데, 추억들을 연상시켜서 인지, 필자는 나무 타는 냄새가 너무나도 좋다.
텐트와 굴뚝, 연기, 별이 뜬 밤하늘이 낭만적인 캠핑을 완성한다.
소화도 시킬 겸, 야간 산책을 나선다. 등명해변은 주위에 불빛이 적어 별이 꽤나 잘 보이는 편이다.
작년부터 이곳에 3번 이상은 온 것 같은데, 올 때마다 별은 많이 보고 가는 것 같다. 이런 멋진 그림을 만들어주는 광각 렌즈는 필자의 최애템이다.
오래된 캐논 광각 렌즈를 사용했었는데, 최근에 몇 번 사용해 본 시그마 A 14-24mm F2.8은 조리개 값도 변화 없고, 사진 주변부 왜곡도 거의 없어 매우 탐나는 렌즈인 것 같다.
SAEKI FRIENDS 2기
승종희(쓴종이) I 트래블로거, 아웃도어 블로거
3차 정기미션 "강릉 등명해변에서 밤하늘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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