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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매거진

뜨개 네버 엔드
LIFEFood & Style
[AnaLog-in] 뜨개의 계절이 끝났다고?
뜨개 네버 엔드
2025.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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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웠던 칼바람이 지나나 했더니 다시금 자꾸만 옷을 여미게 되는 날씨가 이어지네요. 계절이 지나며 바뀌는 옷감 사이에서도 뜨개는 여전히 사랑받는다고 쓰고 싶었는데 그저 여전히 니트를 찾게 됩니다. 하지만 계절과 상관없이 뜨개질이 사랑받는다는 것은 사실이에요. 예전엔 뜨개질이 겨울만의 즐거움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뜨개질을 사계절 속에 입장시킨 '폭닥폭닥'한 공간을 다녀왔어요.

 

 

이 폭닥한 공간은 사시사철 언제나 바늘과 실을 잡고 있는 뜨개인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어요. 저렴하게 다양한 옷을 구매할 수 있는 요즘 직접 한 코 한 코 옷을 짓는다는 것이, 직접 실을 만져보고 들어보고 작은 부자재 하나하나를 살펴보며 바구니에 담는다는 것이, 아날로그가 아니면 무엇일까요. 힙한 무드의 글리치와 사진 속 그레인이 없어도 이렇게 또 아날로그를 만났습니다. 수많은 실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곳. 뜨개 도안을 하염없이 고를 수 있는 곳. 그리고 같은 취미를 가진 친구를 만들 수 있는 곳. 바로 바늘이야기입니다.

 

 

 

연희동의 바늘이야기는 바늘이야기 유튜버 김대리가 운영하는 뜨개 상품 가게이자 카페에요. 어머니의 회사와 뜨개 사랑을 이어받아 지금의 바늘이야기를 이루었다고 해요. 아마 뜨개질을 시작하는 사람도 뜨개질을 사랑하는 사람도 바늘이야기는 한 번쯤 들어보았을 거예요. 그만큼 오래되고 유명한 가게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뜨개 용품을 전문으로 하는 가게가 적다는 의미이기도 하겠죠. 가게 이름 그대로 온라인 쇼핑몰이 있는데도 바늘이야기 연희점은 늘 사람들로 복작입니다. 오프라인까지 꼭 방문하게 되는 바늘이야기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바늘이야기는 본점인 파주점과 연희점 모두 유사한 디자인으로 꾸며졌어요. 특히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벽면을 가득 채운 실타래가 강렬하죠. 게다가 2층에 위치한 카페까지 뚫려있는 높은 층고도 인상적이에요. 인테리어에 놀라고 나면 그다음으로 눈에 들어오는 것은 수많은 제품입니다. 이제 막 뜨개질을 시작한 제게는 어디를 둘러봐도 별천지더라고요.

 

 

 

 

 

바늘이야기는 뜨개질과 관련된 최대한의 물건을 수용하고 있어요. 연습용 실부터 고급 원사는 물론 헤어리한 실이나 반짝이는 메탈코어 등 질 좋고 다양한 실을 공수하겠다는 마음이 열렬히 느껴졌습니다. 바늘이야기를 방문하는 모두 실의 질감을 만져보고 중량을 직접 들어보고 실물 컬러를 비교해 볼 수 있어요. 바로 이 점이 바늘이야기 오프라인 지점에 사람이 늘 복작복작하게 되는 비결이 아닐까 싶어요.

 

입문자를 위한 마스터 세트

 

바늘이야기가 처음인가요? 이렇게만 이용하면 됩니다. 참 쉽죠?

 

바늘이야기는 초보 뜨개인에게도 다정합니다. 우선 바늘이야기를 처음 방문한 사람을 위해 공간 여기저기에 바늘이야기를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안내하고 있어요. 입구 근처에도, 털실 앞에도, 도안 앞에도, 매대 앞에도 여기저기 친절한 이용 방법을 찾아볼 수 있었어요. 바늘이야기뿐 아니라 뜨개질 자체가 처음인 사람들을 위해서 입문용 마스터 세트를 구성해 판매하고 있고요. 저만 해도 코바늘과 대바늘 마스터 세트를 구매해 열심히 연습 중인데 도안과 더불어 설명 영상이 동봉되어 있어서 한층 수월하게 도안을 익힐 수 있었어요.

 

 

완제품의 태그를 통해 실의 종류와 양을 확인할 수 있어요.

 

완제품 주변에서 도안을 확인할 수 있어요

 

바늘이야기에는 실이나 부자재뿐 아니라 완제품도 가득합니다. 뜨개질로 완성된 제품을 보며 털의 느낌과 도안의 사이즈도 가늠할 수 있고, 반대로 완제품을 보고 희망하는 도안을 고를 수도 있어요. 일부 완제품은 판매도 하고 있어 옷이나 가방, 머리 장식과 키링까지 구매할 수 있어요. 완제품이 도안과 실 사이에 있다 보니 밋밋해 보이는 나의 뜨개 직물도 저런 입체감을 갖게 될 것이라는 현실적인 감각이 생기더라고요. 제가 입문자라 더 그런지 모르겠지만 자꾸만 설레기도 하고요.

 

 

실타래를 감는 와인더와 직물 사이즈를 확인할 수 있는 스와치

 

 

다양한 핸드메이드 라벨과 여러 재질의 바늘

크기별 종류별로 분류된 단추

 

바늘이야기의 구석구석이 저를 설레게 했지만 작고 귀여운 것만큼 설레게 하는 건 없었습니다. 실만큼 부자재의 종류도 다양해서 부자재와 바늘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특히 유리병 가득 담긴 단추가 저의 마음을 뺏었답니다. 집에서는 서랍 여기저기에 놓여있는 단추도 바늘이야기에서 만나니 마냥 귀여운 소품처럼 느껴졌어요. 옷의 마무리는 단추라던데 언젠가 바늘이야기에서 단추를 구매해 직접 만든 옷에 달아보는 상상을 해봅니다.

 

 

바늘이야기는 1층부터 5층까지 건물 전체를 사용하고 있어요. 그중 3-5층은 사무실과 아카데미, 스튜디오로 사용하고 1층은 매장, 2층은 카페로 운영되고 있어요. 1층을 열심히 둘러본 뒤 2층으로 올라왔습니다. 2층은 1층과 다른 공간이므로 구매를 마치고 올라와야 한답니다.

 

 

 

 

바늘이야기 카페는 생각보다 더 넓은 공간과 좌석을 보유하고 있었어요. 1인 뜨개 손님을 위한 바 형태의 좌석도 많았고 특히 메인 공간은 대부분 테이블이 높아 뜨개질을 위해 바늘이야기를 방문한 손님들을 위한 공간임이 느껴졌어요. 이미 많은 분이 뜨개질 거리를 잔뜩 꺼내놓고 서로의 실과 도안을 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어요. 저도 수줍게 바 자리에 자리 잡고 꼬물꼬물 연습한 뜨개질 거리를 꺼내보았습니다.

 

 

 

제가 바 자리에 자리 잡은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 귀여운 뜨개 작품들 때문이었어요. 공간의 정체성을 가득 보여주는 귀여운 뜨개 작품들을 보며 미소가 지어진 건 저뿐만이 아니겠죠. 의자의 뒤를 가득 채운 초록 식물들은 전부 뜨개 선인장이더라고요. 뾰족하고 단단한 선인장이 이렇게 포근하고 폭신해지다니. 뜨개질의 매력은 정말 끝이 없네요.

 

 

자리를 잡고 바늘이야기의 시그니처 단추빵과 실타래 아이스크림을 시켰습니다. 그리고 바늘이야기의 귀여운 만남 프로젝트, 바만추 팻말도 봤어요. 바늘이야기에서 만남 추구라는 뜻의 바만추는 뜨개인 친구가 생겼으면 좋겠는 사람끼리 서로 친해질 수 있도록 도입한 팻말이라고 해요. 저는 여유 시간도 짧고 쑥스러워서 팻말을 가져오지는 못했지만 바늘이야기 카페에 있는 많은 분이 바만추로 친해져 함께 취미를 공유하고 있다고 해요. 언젠가는 저도 연습 직물을 끝내고 제대로 된 제품을 뜨면서 친구도 만날 수 있겠죠?

 

 

바늘이야기의 시그니처 단추빵. 팥과 커스터드 두 종류가 있어요.

바늘이야기의 또 다른 시그니처 실타래 아이스크림

 

뜨개질하러 간 것이 아니라 먹으러 간 것이냐고 물어본다고 해도 할 말이 없네요. 혼자 꽤 건하게 먹었습니다. 하지만 초보 뜨개인에게는 실시간 당분이 정말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무엇이든 처음 시작할 때에는 더 힘든 법이니까요. 단추빵은 적당히 따끈하고 말랑했어요. 국화빵 같은 스타일이지만 겉면이 페스츄리라 한 입 베어 물면 우수수 빵가루가 떨어지더라고요. 무릎에 실타래를 둔 상태로는 먹으면 안 됩니다. 곤란해져요. 저도 알고 싶지 않았습니다. 실타래 아이스크림은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실처럼 길게 뽑아 쌓아 올린 아이스크림이었는데 파스텔 색감의 마시멜로와 스프링클이 뿌려져 있었어요. 마시멜로는 생각보다 단단해서 차갑고 부드러운 아이스크림 사이에서 재미있는 식감이 생겼습니다. 실타래 아이스크림은 생각보다 양이 꽤 많았어요. 저처럼 혼자 가신다면 꼭 바만추해서 같이 드시길.

 

 

 

조금 부끄럽지만 열심히 연습하고 있답니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자 뜨개질 거리를 들고 자리를 잡은 사람들이 더 많아졌어요. 저도 주변 분들의 열정에 힘입어 열심히 하나의 동그라미를 더 연습해 봤습니다. 주변에 같은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더 집중이 잘 되더라고요. 이래서 사람들이 뜨개 모임이나 뜨개 친구를 사귀나 봐요. 뜨개질에 관심이 생겼다면, 혹은 여유롭게 뜨개질할 공간이 필요하다면, 그리고 함께 뜨개질할 사람이 생겼으면 한다면, 어떤 뜨개 고민이든 바늘이야기를 추천할게요. 당신의 취미가 조금 더 포근해질 거예요.

 

 

 

바늘이야기
- 홈페이지 https://banul.co.kr/
-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banulstory_official/
- 유튜브 https://www.youtube.com/user/banulstory

 

바늘이야기 연희점
- 주소 :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11가길 15
- 영업시간 : 매일 10:00 -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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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H 글 · 사진

재밌는 걸 합니다.

태그 #GR #GR3 #ricoh #ricoh GR #리코 #네거티브모드 #바늘이야기 #연희동 #취미 #뜨개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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