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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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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브랜드이야기
가장 순수한 결정체, 시그마 BF
CP+2025 1편
2025.03.05

카메라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새해는 신제품이 대거 출시되는 시즌이다. 꼭 사려고 기다린 건 아니지만 우리 장비쟁이들에게는 브랜드를 막론하고 신제품이 출시할 때는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 게 큰 즐거움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 시즌이 기다려지기도 한다. 여기서 이야기로 그치지 않고 체험까지 할 수 있다면 즐거움은 배가 된다. 꼭 업계 종사자가 아니더라도 발표된 신제품을 누구보다 빠르게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2월 말에 찾아온다. 바로 세계 최대 카메라 기자재 전시회인 CP+ 다.

 

CP+도 해를 거듭하다 보니 새로운 카메라나 렌즈가 출시 된다고 해도 특정 시리즈의 후속작이나 리뉴얼 된 경우가 많아 예상했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CP+2025 직전에 공개된 시그마의 신제품들은 예상했던 범위를 넘어 놀라기까지 햇다. 그래서 이번 출장길이 설레고 즐거웠다. 직접 만져보고 체험한 이야기와 함께 몇 장 안되지만 결과물까지 소개하려고 한다.

 



여태껏 이런 박람회에서 본 적이 없는 디자인의 부스다.

 

 

일단 시그마의 BF를 논하기 전에 이번 CP+2025의 시그마 부스를 보며 '이런 디자인의 부스를 본 적이 있나?'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답게 구성했는데 전시회는 보통 오픈된 형태로 공간을 구성하는데 반해 시그마는 반대로 밖에서 내부를 보기 쉽지 않게 만들고 제한된 인원만 입장 가능해서 자유로운 입장도 불가능했지만 기다린 시간만큼 기대감은 커졌다.

 

 

다른 렌즈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최소화하며 BF와 새로운 렌즈 2종에 좀 더 힘을 줬다.
다른 한쪽에는 시그마 전 라인업을 아카이빙 해놓은 공간이 있어서 이제껏 시그마가 걸어온 길을 볼 수 있었다.
시그마 부스의 주인공은 BF였다.
BF가 어떤 방식으로 가공되어 지금의 형태가 되었는지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막상 입장해보니 작년과는 다르게 올해엔 방향성이 확실했다. 시그마 BF를 중심으로 함께 발표한 SPORTS 300-600mm F4 DG OS, CONTEMPORARY 16-300mm F3.5-6.7 DC OS 신제품을 강조하며 기존처럼 전 제품을 체험하는 공간은 확 줄여버렸다. 아예 없앤 건 아니지만 최소화하는 전략을 취했고, 실제로 부스에 입장하는 사람들도 다른 제품에 대한 관심보다는 신제품 3종에만 관심을 가지는 걸 보며 시그마가 선택과 집중을 잘했다는 느낌이다.

 

 

극강의 미니멀리즘, 시그마 BF

 

유니바디스러운 실버 컬러에 독특한 쉐잎이 만나니까 아이코닉한 디자인이 더 돋보인다.
상단 부분은 셔터 외엔 그 어떤 물리버튼도 존재하지 않는다.
심플 그 자체.
하단의 좌측 부분이 배터리다. 별도의 배터리실 커버가 있진 않고 배터리의 하단 부분에 고무를 붙여 일체감과 미니멀리즘의 극대화를 보여준다.
실버가 워낙 압도적이라 그렇지 블랙 컬러 바디 또한 생각보다 멋진 자태를 보여준다.

 



시그마 BF의 첫 인상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의 미니멀리즘한 디자인이다. 시그마 BF는 CNC 기계를 이용하여 7시간 동안 알루미늄 블록을 절삭가공하는 과정을 거친다. 애플의 맥북도 이런 과정으로 제작되는데 다른 파츠들을 붙이거나 용접하지 않고 통으로 제작되기에 일체감이 돋보인다. 이런 일체감을 위해 새로 개발된 배터리의 하단 재질도 카메라 하단과 동일한 고무 재질로 마감하여 별도의 배터리실 커버 같은 부품이 달릴 여지조차 남기지 않는 미친 디테일을 보여준다.

 

시그마 BF가 표방하는 건 RADICAL SIMPLICITY. 여기서 말하는 RADICAL은 '급진적인'이라는 뜻도 있지만 동시에 '근본적인'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 가장 기저에 있는 것을 지독하게 파고 들어간다는 의미도 있다. 그래서 시그마 BF는 본질에 집중하기 위해 복잡하고 외적인 것들을 과감히 없애버리거나 축소, 통합해 버렸다. 유저가 복잡한 설정이나 부가 기능보다 피사체에 좀 더 집중하여 원하는 순간을 담길 바라는 의도에서 말이다.



 

조작부에서 보여지는 미니멀리즘. 휠과 버튼만으로 대부분 조작이 가능하다.

 



직접 만져보니 버튼이 적어지고 인터페이스 자체가 새로워져서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 조작은 휠과 버튼만으로 대부분 가능하고 상태 표시창을 통해 색감, 감도, 셔터 스피드 등의 정보들을 확인할 수 있다. 다른 카메라에 흔히 있는 별도 메뉴도 있지만 타사에 비하면 조작의 범위가 크지 않고, 렌즈 광학보정, 셔터 블랙아웃을 ON/OFF 하는 것 외에는 대부분 촬영과 관련 없는 메뉴들이다. 메뉴 자체도 최소화하고 있기 때문에 조작에 시간을 크게 투자할 필요가 없다.

 

스펙적으로도 기존 시그마 카메라의 퍼포먼스에 비해 많은 발전을 이뤄냈다. 가장 처음으로 빠른 AF 구동을 보며 놀랐는데 위상차와 콘트라스트가 혼합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채택되었고 AF-S, AF-C가 가능하고 모두 확실히 빠른데다 정확도가 이전에 비해 높아졌다. 이제 정말 편하게 들고 다니며 촬영하기 좋을 것 같다. AF-C사람과 동물을 인식하는 피사체 추적 AF도 탑재되어 내가 원하는 부분에서 쾌적하게 촬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SIGMA BF + C35mm F2 DG + DNG
SIGMA BF + C35mm F2 DG + 709 LOOK
SIGMA BF + C35mm F2 DG + RICH



 

화질은 시간 관계상 디테일한 건 확인하기 어려웠지만 fp 대비해서 플리커가 줄어든 느낌이 든다. 상황마다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라는 걸 적을 수는 없지만 동일한 환경에서 fp는 생기지만 BF는 발생하지 않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새로운 색감 모드는 RICH, CALM, 709 LOOK이 추가되었고 기존에 있던 색감모드 중 일부는 빠졌지만 인기가 있던 모드와 세부적인 설정은 그대로 유지된다.

 

영상 부분에서도 fp에서 센세이셔널 했던 시네마 DNG는 빠졌지만 6K 29.97fps, FHD 120fps의 영상 촬영이 가능하고, EIS 전자식 손떨림 보정도 지원한다. 또한, 기존에 없었던 L-LOG가 새롭게 탑재되어서 범용성과 다양함을 갖췄다.

 

이런 미니멀리즘을 위해 메모리카드 슬롯까지 없애는 과감성을 보였다. 렌즈를 마운트하고 배터리를 넣기만 하면 언제든지 촬영에 나갈 수 있도록 내장 메모리 230기가를 탑재하고, C타입 하나로 데이터 출력과 입력이 가능하다. 시그마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JPG는 14,000장, 무압축 RAW 이미지는 4,300장이나 촬영할 수 있다고 하니 메모리가 부족한 상황을 만날 일은 많을 것 같진 않다.

 

 

시그마 최초의 백통렌즈, SPORTS 300-600mm F4 DG OS

 



 

일단 초점 거리와 스펙보다 눈길을 끄는 건 시그마 최초의 흰색 도장 렌즈라는 점이다. 흰색 도장으로 칠해지면 보통은 고급형 망원 렌즈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소위 말하는 백통렌즈는 출시할 때마다 유저들의 시선이 주목되는 렌즈다. 시그마에서는 보급형이든 고급형이든 망원 렌즈는 일괄적으로 검은색 도장으로 마무리 하는 기존 방식과는 다르게 흰색 도장으로 제품을 제작했다. 이제야 제대로 된 느낌이 나는 것 같다. 소니 카메라를 사용하는 유저들은 나를 포함해서 두 팔 벌려 환영할 일이다. 디자인이 유독 눈에 띄지만 성능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다.

 

 



 

F4의 고정 조리개를 탑재하고 있으며 시그마에서 발표하기로는 단렌즈급의 화질을 가진 렌즈라고 표현했다. 현장에서 촬영은 가능했으나 너무 망원이어서 담을 거리가 많지 않고 사람들이 너무 붐볐기 때문에 메모리카드에 담지는 않았다. 성능에 있어서는 시그마 스포츠 렌즈답게 완벽한 방진, 방적 설계와 다양한 기능들이 탑재되었고 그 기능을 사용하기 위한 다이얼이 렌즈의 좌측과 우측에 달려있어서 뷰파인더를 보며 촬영할 때도 한 손 조작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리고 초망원 렌즈이기 때문에 OS 기능은 필수인데 새로운 렌즈를 출시하면서 새롭게 안정화 시스템인 OS2를 탑재했다. 그렇기에 보다 안정적인 촬영이 가능하다.

 

실내지만 AF의 구동은 굉장히 빠르고 정확한 모습을 보여줬다. 확실히 시그마의 고속 리니어 모터인 HLA 탑재해서 AF 드라이브 구동 시에 힘이 부족하다는 건 느낄 수 없었다. 오히려 여유로운 느낌이 든다. 그만큼 빠르고 정확하며 정숙하기까지 하다. 탐조를 즐기거나 스포츠 사진을 촬영하는 유저라면 더더욱 관심을 예의주시해야 되는 렌즈임엔 틀림없다.



 

다재다능하다는 말 밖에, CONTEMPORARY 16-300mm F3.5-6.7 DC OS

 

크롭센서 유저들의 사랑을 듬뿍 받을 렌즈인 16-300mm F3.5-6.7 DC OS 렌즈는 시그마, 후지, 캐논 마운트를 모두 커버할 수 있는 렌즈다.

 



여행 다닐 때 보통 24-70 렌즈처럼 광각부터 준망원까지 간단하게 들고 다닐만한 렌즈를 사용하지만 막상 가서 촬영해보면 아쉬움이 늘 생기기 마련. 망원으로 조금만 더 당겨서 촬영하면 좋을 것 같은데 그렇다고 망원 렌즈를 하나 더 챙겨가는 건 도무지 감당이 되지 않는다. 이런 여행 상황 외에도 렌즈를 최소한으로 챙겨야 하는 상황이라면 선택지가 많지 않다. 그럴 때 무게도 너무 무겁지 않지만 줌 비율이 높은 렌즈를 검색해보곤 한다.

 

시그마에서는 이번에 그런 부분을 생각하고 광각부터 초망원을 커버할 수 있는 일명 '슈퍼 줌렌즈'인 CONTEMPORARY 16-300mm F3.5-6.7 DC OS 렌즈를 발표했다. 제품명에서 알 수 있듯이 크롭 센서 카메라를 위한 렌즈인데 L 마운트, 소니 E 마운트, 후지 X 마운트, 캐논 RF 마운트를 커버 하기 때문에 많은 사진가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을 렌즈라는 생각이 들었다. 



 

 

 

줌 비율이 18.8배나 되는 렌즈치고는 광각, 최대 망원에서도 크기가 크지 않고 무게도 615g으로 가벼운 편이다. 줌 조작 시에 경통이 늘어나 길이 변화가 생기는데 경통 사이에 방진, 방적 설계를 적용하여 경통 내부로 먼지나 습기 유입을 원천 차단해서 어느 상황에서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300mm의 환산 초점 거리는 약 480mm 정도이기 때문에 광량이 조금이라도 부족한 상황이나 석양 촬영 때는 흔들릴 수 있어서 안정화 시스템인 OS가 필수다. 이 부분에서도 시그마는 새로운 안정화 시스템인 OS2가 탑재했다. 이전보다 OS 부분에서 보다 안정적일 것으로 기대되며 삼각대를 챙기지 않아도 너무 어둡지 않은 야간에도 안정적인 촬영이 가능하다.

 

거기에 16mm 기준으로 최소 초점 거리 17cm, 70mm 기준으로 최대 배율 1:2 촬영까지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위에 말했던 광각부터 초망원을 커버할 수 있는 렌즈라고 했는데 '준접사'도 추가해야겠다. 정말 다재다능하다는 말 밖엔 나오지 않는다.



 

자유롭게 사진집을 관람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시그마의 제품 체험 부스 외에도 서점처럼 라운지를 만들어 자연스럽게 사람들에게 시그마가 사진을 어떤 자세로 대하고 있는지 같은 철학을 느낄 수 있게 공간을 구성한 점은 작년과 동일했다. 1908년 사진집부터 2025년까지 출시된 사진집을 모두 아카이빙해서 방문하는 사람 모두가 자유롭게 볼 수 있게 했다는 점은 작년에도 봤지만 가장 인상적인 느낌이 든다.

 

정말 시그마가 앞으로 더 보여줄 행보가 어떨지 상상이 되진 않지만 우리의 예상을 빗나가는 카메라가 나오는 건 굉장히 재밌는 일이고 반가운 일이다. 새로 출시하는 카메라를 보며 오랜만에 느껴보는 설렘이 나쁘지 않다.

 

에디터 C 글 · 사진

오늘도 장비를 삽니다. 장비 없인 못살아.

에디터 J 사진

심심한 삶을 지향하는 막내 에디터

태그 #시그마 #시그마bf #sigma #sigmabf #시그마300600 #시그마16-300 #시그마신제품 #CP2025
지나고 보니 따뜻했던 HARMAN RED 이전글 지나고 보니 따뜻했던 HARMAN RED 카메라를 손에 쥔지 대학생 4년, 직장 생활 2년 대략 6년 정도 된 거 같다. 대학생 시절 처음 접한 카메라는 소니 방송용 캠코더였다. 덩치가 어찌나 산만한지 이거 들고 몇 시간 촬영하다간 어깨가 작살날 거 같다고 생각했던 그 첫인상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다음은 '오막삼'이라고 불리는 Canon 5D Mark |||, 그다음 Canon EOS 90D 그리고 지금은 SONY A7R5를 쓰고 있다. 물론 회사 거다. 그럼 필름 카메라도 많이 써봤냐는 질문엔 "No". 그 이유엔 여러 가지가 있다. 사진엔 문외한(영상만 찍어왔다)이었던 나는 입사 후 이것저것 배우느라 필름을 시도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기 쉽지 않았고, 확실한 걸 좋아하는 나에게 필름이라는 불확실성의 매개체는 그리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그런 나의 호기심을 자극한 필름이 있었는데.. 바로 2025년 2월에 새롭게 출시된 [HARMAN RED]이다. 이름만 들어도 어떤 필름인지 감이 오지 않는가. 이 필름은 평온한 서 시그마 다음글 [카메라 랩소디] 카메라 제조사, 시그마 이야기 시그마는 렌즈 뿐 아니라 카메라도 만드는 제조사입니다. / Copyright ️SIGMA 시그마는 우수한 기술을 가진 광학회사입니다. 주로 카메라 제조사의 마운트에 맞는 서드파티 렌즈를 판매하고 있지만 시그마의 역사를 살펴보면 오랫동안 꾸준히 독자적인 카메라를 만들어 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메이저 제조사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특별한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특징인데요. 이번에는 이러한 시그마의 카메라 중 대표적인 모델을 꼽아 보려고 합니다. SIGMA Mark I (1976) 시그마 최초의 카메라 Mark I은 리코 카메라를 토대로 만든 모델이었습니다. / Copyright ️bokina90 1961년 업계 최초로 텔레컨버터를 출시하며 시작한 시그마는 다양한 제품을 시장에 내놓으며 조금씩 성장해 나갔습니다. 1973년 후쿠시마 아이즈 공장을 설립한 시그마는 1976년 자사 최초의 카메라 시그마 마크 1(SIGMA Mark I)을 출시했습니다. 첫 번째 카메라 모델인 만큼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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