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네비게이션바로가기 컨텐츠바로가기

S매거진

새해는 3월부터
LIFETravel & Place
새해는 3월부터
2025년을 준비하는 공간 4
2025.03.12
118 1

한 해가 12개월인데, 1~2월은 2025년에 적응하는 시간으로 봐도 괜찮지 않을까?
어불성설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새 학기는 3월부터 시작되고, 입사하면 대개 주어지는 수습 기간도 3개월인데 한두 달쯤은 여유롭게 지내보자는 마음으로 보냈더니 어느새 3월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미 스스로에게 유예기간을 줬던지라 양심상 더 이상 미룰 수는 없었어요. 이제는 해야 할, 새해를 잘 보내기 위한 준비. 저는 이곳에서 시작했습니다.

 

 

 

끄적이기, 서촌 파피어프로스트

파피어프로스트

 

 

파피어프로스트는 재작년 '서촌에서 혼자 놀기' 콘텐츠를 기획하면서 알게 된 곳입니다. 펜, 연필, 메모패드, 다이어리 등 '쓰기'에 집중된 다양한 문구들이 있는 곳이에요. 한 편에는 편안히 앉아 직접 글을 쓸 수 있는 공간도 있고요. 콘텐츠 제작을 위해 여러 군데를 돌아다니다 보면 자연스럽게 잊히는 곳도 있지만 반대로 계속 생각나는 곳도 있습니다. 파피어프로스트는 후자에 해당해요. 저는 문구 덕후도, 기록을 꼼꼼하게 하는 타입도 아니지만 공간 자체, 그곳만의 정적인 소음들, 쓰는 행위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게 좋아 문득문득 떠오르는 곳입니다.

 

굳이 분류하자면 저는 쓰는 행위를 기꺼워하는 사람인데요. 거창한 글이 아니더라도 짧게 끄적이다 보면 생각이 정리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계획을 세울 때, 정리가 필요할 때면 어김없이 노트와 펜을 준비하기 때문에 파피어프로스트는 저의 새해와 아주 맞닿아있어요.

 

머릿속 단어가, 생각이 한데 엉켜 정리가 되지 않는다면 일단 써보세요. 꼬여있는 실타래가 점점 풀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몰라요.


파피어프로스트
· 영업 시간: 화~일 13:00~19:00 (매주 월 정기 휴무)
· 위치: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7길 68-4

 

 

 

붕뜬 마음 붙이기, 합정 롤드페인트

 

롤드페인트

 

 

다꾸러들과 문구 덕후들의 방앗간, 롤드페인트입니다. 군집을 이룬 것처럼 돌돌 말려 진열된 마스킹 테이프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져 좋아하는 곳입니다. 평소 사물이 일정하게, 혹은 정갈하게 분류되거나 진열되어 있는 상태를 좋아한다면 분명 마음에 들 공간입니다. 게다가 마스킹 테이프 종류가 이렇게 다양했나 싶을 정도로 크기, 길이, 패턴이 다른 제품들이 가득하고요. 마스킹 테이프로 그린 그림도 있어요. 롤드페인트(Rolled Paint)라는 단어가 실감날 정도로 마스킹 테이프로 그린 그림도 있어요. 멀리서 보면 마스킹 테이프가 아니라 일붓칠을 한 것처럼 보여요. 또 사장님이 곳곳에 테이프로 아트를 해둬서 공간이 정말 재미있습니다. 화분, 장바구니, 손잡이, 콘센트 테두리에도 마스킹 테이프가 붙여져 있거든요. 여기는 틀에 박힌 제 사고를 확장시켜주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백지의 책갈피에 샘플 테이프를 붙여볼 수도 있어(나만의 마테 책갈피를 만드는 거예요.) 롤드페인트에 있다 보면 마스킹 테이프랑 엄청 친해집니다. 참, 구매 물건을 포장할 때 직원이 마스킹 테이프로 포꾸(포장 꾸미기라는 말)를 해주세요.

 

저는 마스킹 테이프를 편지 봉투에 붙이기도 하고 물건을 포장할 때 쓰기도 하며 벽면이나 창문에 엽서, 사진을 붙일 때도 일반 테이프를 대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기적이진 않지만 마스킹 테이프를 연에 1~2회씩 사곤 해요. 전시를 관람한 후 그 전시를 기억하는 MD로 엽서나 사진을 구매하는데요. 마스킹 테이프로 엽서를 하나하나 붙이다 보면 그 해 제가 봤던 전시를 곱씹어 볼 수 있을 정도로 쌓이게 돼요. 올해도 마스킹 테이프로 엽서를 한 장, 한 장 붙여보며 저만의 공간을 완성할 예정입니다.

 

그전에 아직 붕 떠 있는 제 마음부터 붙여볼게요.


롤드페인트
· 영업 시간: 수~월 13:00~20:00 (매주 화 정기 휴무)
· 위치: 서울시 마포구 양화로6길 57-6 2층

 

 

 

작업하기 좋은 카페, 봉천 2층사무실

2층사무실

 

 

상호가 어쩐지 아찔하지만 집 근처에 여기만큼 일하기 좋은 카페가 없어 주기적으로 생각나는 곳입니다. 주말이면 오픈 시간대에 만석이 될 정도로 인기가 좋아 자리를 잡으러 들어왔다가 돌아가는 발걸음이 머문 내내 수도 없이 이어져요. 카페이긴 하나 2층사무실을 찾는 사람들 대부분이 일, 공부, 해야 할 일에 집중하는지라 조용한 편이고 대화를 자제하는 분위기예요.

 

이름답게 소품 하나까지도 사무실 콘셉트에 충실한 곳이라 1~2인용 테이블에 앉으면 데스크톱만 없을 뿐이지 보이는 뷰가 제 사무실 책상과 다를 바가 없어요. 제가 이날 앉은 자리는 가장 안쪽 중앙이었는데, 카페 내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여서 간접 보스 체험도 가능했습니다. 사람이 없을 때는 창가 블라인드를 걷는데요. 블라인드 틈새로 들어온 빛무리가 책상 위로 떨어지는 모습이 예술이라 날 좋은 낮 시간대에 꼭 한번 들러보시길 추천해요.

 

카페에 방문한 날, 올해 재정 계획을 세웠어요. 그리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로또를 샀습니다.


2층사무실
· 영업 시간: 화~일 12:00~22:00 (매주 월 휴무)
· 위치: 서울시 관악가 남부순환로 1701 2층
-주말에는 이용시간 3시간 제한

 

 

 

사색의 시간, 한남 블루도어북스

블루도어북스

 

 

입장권을 사야만 들어갈 수 있는 책방입니다. 책을 구매할 수 있는 서점이기도 하지만 '독서'에 조금 더 추가 기운 듯한 느낌이에요.

 

웰컴 티로 커피, 차, 디카페인 차, 핫초코 중 선택할 수 있고, 외부 음료나 냄새가 나지 않는 쿠키, 빵 종류를 들고 와서 취식해도 되는 곳이라 처음 이곳을 알았을 땐 독특하다고 생각했어요. 보통 서적을 취급하는 곳은 오염에 취약하기 때문에 음식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제 안에선 새 책을 판매하는 서점보다는 따뜻한 차와 함께 사색하는 독서 공간으로 자리 잡은 곳입니다. 소설, 시집, 건축, 예술 등 서적이 다양하고 분야별로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이 책방을 찾는 사람들 대부분이 읽고 사색하는 시간을 즐기다 보니 제가 방문했을 때마다 내부는 매우 조용했고 저마다의 독서에 빠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됩니다. 은은한 인센스 향이 긴장을 풀어주고 멜로디로만 된 음악이 흘러 고요한 공간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덜어줘요. 또 독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어두운 책방 안에서 가장 빛나는 곳이 독서 스탠드 조명이 있는 자리라니, 말 다 했죠.

 

이용 시간은 타임 당 2시간이고, 저는 1시간은 독서를, 남은 1시간은 머릿속에 쌓인 생각을 이리저리 꺼내보는 편입니다. 어쩔 때는 정리되는 건 없는데 머리가 맑아질 때가 있어요. 게다가 폭신한 의자와 따뜻한 담요, 그보다 더 따뜻한 조명 아래에서 책을 읽는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흐물흐물 풀어지고 무엇이든 하고 싶어집니다. 2만 원의 가치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책방이에요.


블루도어북스
· 영업 시간
-일, 월, 화, 목, 금 13:00~21:00 (휴게시간 18시~19시)
-수 15:30~21:00 (휴게시간 18시~19시)
-토 12:30~22:00
· 위치: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 239 B1
· 이용 요금: 20,000원
-네이버에서 사전 예약 필수 ▷ 링크
-잔여석이 있을 경우 당일 현장 예매 가능

-타임별 2시간 이용 가능

 

 


 

본 콘텐츠는 저작권에 의해 보호됩니다. 복제, 배포, 수정 또는 상업적 이용은 소유자의 허가 없이 금지됩니다.

에디터 M 글 · 사진

끄적이고 있습니다.

태그 #파피어프로스트 #블루도어북스 #2층사무실 #롤드페인트
눈이 내리면 이전글 눈이 내리면 카메라를 들고 산으로 향합니다 전 오래된 오프로드용 자동차를 타고 있습니다. 사실을 이야기하자면 본격적인 오프로더라기엔 평범한 SUV일 뿐인데, 버튼을 몇 번 누르면 눈길이나 모래, 숲길이 표시된 램프가 깜빡거리며 바뀌기에 어쩐지 어떤 길이라도 달릴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감이 샘솟습니다. 사실 램프가 바뀌는 것을 눈으로 보며 직관적으로 확인을 할 수 있는 것과 달리 몸으로는 그다지 체감하기 어렵지만, 기분이나마 오프로드를 달릴 수 있는 자동차라며 험한 길이 나타나면 혼자서 으쓱하곤 합니다. 특히나 눈이 내릴 때면 어쩐지 가만히 있기가 힘들어 차를 타고 산으로 올라가곤 합니다. 단단하게 뭉친 눈 위에 자동차가 햄버거빵 위의 패티마냥 살포시 얹어져 움직이지 못한다거나 산 중턱에서 만난 빙판에 미끄러져 발만 동동 구른다거나 하는 경우를 몇 번이나 만났건만 매일 보는 풍경마저 모조리 바꿔 놓는 눈이 가진 힘은 굉장해서 눈이 내리는 날에 바쁜 일정이 있다거나 출장이라도 있으면 무척이나 아쉽습니다. 같은 눈이 내린 풍경 다방 다음글 나의 다방 일지 카페 아니고 다방 since 1980s [GR로 담은 공간] 한때 복고 콘셉트가 휘몰아치며 70~90년대를 회상하고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가 쏟아진 적이 있었습니다. 복고는 그 시절을 보낸 사람들에겐 노스탤지어(Nostalgia)를, 그 시절을 겪어보지 않은 이들에겐 아네모이아(Anemoia)를 자극하며 지금까지도 다방면에서 영감을 주는 한 현상이에요. '복고' 하면 떠오르는 몇몇 이미지들이 있죠. 옛날 교복, 나팔바지와 청청 패션, 커다랗고 굵은 폰트와 과감한 색 조합, 푹신하고 투박한 패브릭이나 가죽 소파가 있는 다방, 마이마이(워크맨)와 CDP 등등. 그중 다방은 별다방, 콩다방처럼 요즘에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어 낯선 단어는 아니에요. 여러 가지 사건 때문에 다방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잔재하고 있지만 본래 다방은 차나 커피, 음료를 파는 장소입니다. 1927년, 영화감독 이경손이 우리나라 사람 최초로 종로구 관훈동에 '카카듀'란 이름의 다방을 창업했고 2년 뒤, 심영과 영화배우 김인규가 종로 2가 YMCA 근처에 다방 '멕시코'를
목록
0/200 자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이나 비속어, 비하하는 단어들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댓글등록

프로모션

최근 본 상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