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사진을 취미로 찍고 있나요? 취미나 독학으로 시작한 사진에서 가장 크게 맞닥뜨리는 벽은 아무래도 조명이 아닐까 싶습니다. 조명은 독학도 어렵지만 공간적으로도 접근이 어려운 편이니 말이에요. 그래서인지 조명 클래스는 늘 열의가 넘치는 참가자들과 함께하게 되어서 저도 늘 기대되는 행사입니다.
날씨가 따뜻해지기 시작한 주말, 다양한 상업적 정물 사진을 촬영하는 스튜디오 다다의 황선희 작가님을 만났습니다. 스튜디오의 프롭 스타일리스트와 함께 카트 한가득 꽃과 과일을 싣고 말이죠. 피사체와 조명을 모두 당일에 세팅해야 하다 보니 일찍부터 행사 준비를 시작했어요.



지윤 정물 촬영 원데이 클래스는 두 가지 컨셉의 촬영 존을 만들었습니다. 단순히 조명을 사용하는 실습이 아닌 배경과 정물의 재질에 따른 조명법을 배우고 실습할 수 있도록 준비했어요. 두 촬영 존 모두 삼점 조명을 세팅했는데 각 배경에 따라 다른 형태로 조명을 세팅했습니다. 피사체만 다른 두 실습 존이 아니라 피사체의 재질과 배경의 질감, 그리고 조명의 활용에 따른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도록 의도했어요.
지윤의 B500과 G300으로 구성된 조명 세팅. 사각형 소프트박스와 리플렉터, 그리고 그리드를 탈부착할 수 있는 파라볼릭 소프트박스
프롭 스타일리스트와 함께 준비한 촬영 존
선명하고 다양한 컬러감을 담을 수 있는 촬영 세팅
클래스 중 조명 질감의 차이를 보여주기 위해 그리드를 탈부착하는 황선희 작가
한쪽에는 생화와 과일을 종이 배경지에 세팅해 배경지 앞에서의 키라이트, 필라이트, 그리고 탑라이트를 설치했어요. 실습 때에는 각 조명이 어떤 식으로 정물과 배경에 닿는지 직접 조명을 온·오프하며 조명의 위치에 따른 사진 결과물의 차이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생화 존에는 그리드 액세서리를 활용했어요. 그리드의 유무, 소프트박스의 형태에 따라 달라지는 빛의 방향과 분위기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윤의 B500과 G300, 그리고 랜턴 소프트박스와 사각형 소프트박스로 구성된 두 번째 촬영 존
디퓨저를 활용해 배경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는 세팅을 완성
투명하게 빛나는 연구실 컨셉의 촬영 존
백라이트 촬영 시 키라이트의 활용에 대해 설명하는 황선희 작가
다른 촬영 존은 투명한 유리 플라스크를 다양한 컬러 액체로 채운 연구실 컨셉의 피사체를 만들어 두었어요. 유리의 맑고 투명한 질감을 살리기 위해 해당 존에는 디퓨저를 활용해 배경을 채웠습니다. 배경을 디퓨저로 세팅하는 것은 불투명한 하얀 배경과는 다른 느낌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사진을 찍은 뒤 결과물을 확인하면 비슷한 흰 배경처럼 보일 수 있지만 디퓨저 뒤로 조명을 켰기 때문에 반투명한 질감이 느껴지는 세팅이에요. 일종의 역광 촬영을 하는 것이다 보니 생화 존과는 다르게 역광에도 제품이 도드라질 수 있도록 강한 키라이트를 세팅하고 위쪽으로는 더욱 부드럽게 퍼지는 랜턴 형태의 소프트박스를 활용해 공간을 꾸몄습니다.


참가자가 찍은 사진을 간단히 보정해주는 황선희 작가
카메라 - 노트북과 연결된 화면
이번 조명 촬영은 컴퓨터와 직접 연결해 촬영하는 '테더 촬영'도 진행했습니다. 가능한 기기에 한해서 참가자들이 직접 작가님의 컴퓨터와 연결해 촬영해 보았어요. 클래스 마지막에는 사진들을 간단하게 리뷰하기도 했습니다. 간단하게나마 연동 촬영 후에 어떤 식으로 보정하는 지도 맛볼 수 있었습니다.


참가자들의 짧은 자기소개와 촬영 의도에 대해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촬영 앞뒤로 진행된 클래스와 리뷰에서는 사진 촬영에서 지속광과 순간광의 장단점을 비교하며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지속광은 일종의 자연광처럼 눈으로도 빛의 방향과 광량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초보자가 시작하기 좋은 형태의 조명이죠. 영상 촬영이 가능한 것도 물론 장점이고요. 하지만 조명이 쉬지 않고 계속 켜져있다는 것은 그만큼 발열이 심하고 전력 소모가 크다는 단점이 생깁니다.
지윤은 컴팩트한 사이즈와 강력한 출력의 지속광으로 인기를 얻고 있죠. 황선희 작가님도 지윤을 처음 사용하면서 이 부분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그와 더불어 쿨링이 꽤 잘 되다 보니 오랫동안 켜고 있어도 화상 위험이 덜 하다고 하더군요. 실제로 행사가 끝나고 장비를 정리하는데 행사 전부터 내내 켜두었던 것에 비해 뜨겁지 않았습니다. 식히거나 장갑 등의 추가 장비 없이 간편하고 빠르게 제품 분해와 정리가 가능한 것은 지속광이 아닌 지윤만의 장점이네요.


동시에 여러 각도에서 촬영해 보는 참가자들

조명을 활용하는 행사는 조명 특성상 순간광으로는 준비하기가 어렵습니다. 순간광은 기본적으로 셔터에 맞춰 터지기 때문에 한 명에게만 기회가 주어질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때문에 타 행사에서도 조명 세팅이 필요할 때는 지속광으로 준비해 왔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지윤의 지속광 조명으로 행사를 진행하다 보니 누구든 쉽게, 여럿이 동시에, 원하는 위치에서 조명을 활용해 피사체를 찍어 볼 수 있었어요. 이번 지윤 정물 촬영 원데이 클래스도 다각도로 용이하게 촬영이 진행되었고요.

조명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빛을 보여주는 황선희 작가

쉬는 시간에도 질문 삼매경인 참가자들
세팅에 사용된 ZHIYUN G300
밝게 빛나는 조명만큼이나 참가자들의 열의도 대단했습니다. 다음 피사체 촬영 전에 쉬는 시간이 있었는데 아무도 자리에 앉지 않고 촬영 삼매경에 빠져있었어요. 촬영을 진행하면서도 작가님에게 질문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어요. 서로에게 양해를 구하며 광량이나 위치 세팅을 조금 바꿔보면서 적극적으로 촬영하는 모습도 흥미로웠습니다. 전문가에게 조명 활용법을 배우고 또 직접 적용해 보고 싶어 하는 마음들이 눈에 보이는 듯했습니다. 클래스가 끝나고도 조명을 둘러보고 조금 더 질문하다 떠나는 참가자들을 보며, 이렇게 직접 장비들을 활용해 보고 짧게나마 조언과 피드백을 들을 수 있는 원데이 클래스에 대한 수요도 엿볼 수 있었어요.
이론적인 부분부터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정석 세팅, 그리고 짧은 리뷰까지 진행한 클래스였습니다. 이번 지윤 정물 촬영 원데이 클래스를 통해 조명에 대한 물리적, 심리적 거리감이 줄어들었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이전의 지속광 브랜드들에 비해 작고 가벼운 데다가 출력 광량이 사이즈와 반비례하는 지윤의 매력도 많이들 보았으리라 믿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조명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고 더욱 다양한 장비를 활용하며 즐거운 사진 생활을 하길 바라요. 그리고 그 순간들에 세기P&C도 함께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