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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매거진

봄꽃로드
LIFETravel & Place
봄따라 봄꽃로드 #1
구례편 : 산수유와 홍매화
2025.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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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봄의 전령사들이 하나둘씩 고개를 내밀고 있어요. 이제는 개화시기를 단번에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지만 늦을지언정 잊지 않고 와준 덕에 사람들은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깨워 밖으로 나섭니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봄꽃이 모인 구례입니다. 산수유와 홍매화가 봄꽃을 따라온 사람들에게 노랗고 빨간 꽃잎을 자랑해요. 아직은 겨울의 흔적이 남은 자연 속에서 산수유와 홍매화는 하얀 캔버스 위에 짜놓은 물감처럼 짙은 질감과 색으로 사람들을 끌어당기고 있었습니다. 카메라와 렌즈에 따라 담기는 꽃의 모습도, 분위기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이번 봄꽃로드에서는 다양한 화각대의 렌즈를 들고 꽃나무 사이사이를 누볐어요.

 

 

 

산수유
📍산수유 마을(전남 구례군 산동면 위안리)


구례에 가면 산수유가 군락지를 이루고 있는 풍경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어요. 상위 마을 전체에 3만여 그루의 산수유나무가 심어져 있고 계척마을엔 우리나라에 처음 심었다는 산수유 시목이 있을 정도로(자그마치 수령이 1,000년) 산수유는 구례의 정체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때문에 3월 중순~말이 되면 구례에서는 산수유 축제가 크게 열리고 평일에도 오가는 상춘객들로 북적입니다.

 

저희도 축제가 한창인 구례 산수유 마을에서 노란 꽃망울들을 보고 왔습니다. 방문 시기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군락지를 이루고 있는 마을 쪽보다는 대로변 산수유 가로수(구례는 가로수도 산수유!)에 꽃이 더 활짝 펴 있었어요.* 산수유 축제 코스는 크게 5개로 나뉘고 이중 대표 코스인 꽃담길과 산수유 군락지가 있는 사랑길, 지대가 높아 마을과 산수유나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풍경길을 걸었습니다.

 

*3월 20일 기준

 

 

 

SONY a7r5+SIGMA 70-200mm F2.8 DG DN OS|Sports (에디터 H)

 

이번 촬영에선 망원 화각을 활용해 다양한 구도로 연출을 해봤습니다. 먼저 배경에 포커스를 두고 꽃을 프레임처럼 찍거나(1, 2번 사진) 컬러감이 있는 배경을 먼 거리에 두고 촬영했는데요.(3번 사진) 이런 식으로 구도를 잡으면 배경은 분리되고 산수유의 노란 색감을 도드라지게 표현할 수 있어요.

 

또 산수유는 꽃이 작고 꽃과 꽃 사이 거리가 멀어 비어 있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앞쪽 보케를 만들거나(4, 5번 사진) 줄지어 선 꽃나무를 망원으로 압축적으로 담아내면 초점으로 입체감이 생기지만 전반적으로 플랫하고 풍성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어요.(6, 7번 사진)

 

 

28mm
28mm
105mm
산수유가 만든 둥근 타원형 안에 하늘이 갇힌듯한 모습. 몽환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길 끝에 머리를 빼꼼 내민 산수유와 구름 한 점. 나를 쳐다보는 느낌이 든다.
군데군데 찍힌 노란색 물감은 봄을 보여주기에 손색이 없다.

 

SONY a7r5+SIGMA 28-105mm F2.8 DG DN|Art (에디터 J)

 

많은 사람들이 줌 렌즈를 선택하는 여러 가지 이유 중엔 한 개의 렌즈로 다양한 화각대를 커버할 수 있다는 점도 있을 텐데요. 28-105mm 렌즈는 광각(28mm)부터 망원(105mm)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범용성을 갖춰 봄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내기에 적합했어요.

 

광각 촬영 시엔 넓은 공간감을 활용해 보세요. 저는 두 가지 방법으로 공간감을 표현했는데요. 먼저 1번 사진처럼 눈앞에 산, 산수유, 나무, 집 등 많은 요소들이 밀집돼 있다면 프레임 상단에 하늘을 위치시킵니다. 풍경 사진에서 하늘은 해방감을 주면서 자칫 답답할 수 있는 사진에 여유를 줘요.

 

혹은 2번 사진처럼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시선으로 사진을 찍는 방법입니다. 근경에 핵심인 산수유를 배치해 계절감을 강조했고, 원근감을 줘 원경은 작게 보이면서 사진에 입체감을 더했어요. 여러분도 근경에 꽃을 배치하고 하이앵글 샷으로 촬영하면 보다 입체감 있는 사진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반대로 망원에서의 압축감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자 한다면 불필요한 요소는 제거하고 피사체와 피사체를 서포트 하는 또 다른 대상만으로도 충분히 멋진 사진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3번 사진은 산수유와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 이 두 가지에 중점을 두고 찍은 사진인데요. 1번 사진처럼 계절을 확인할 수 있는 요소가 많지 않지만 대표적인 봄꽃인 산수유는 그 자체로도 서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 사진에서 충분히 봄을 느낄 수 있어요.

 

가끔은 과감함을 더한 나만의 시선이 더 좋은 사진으로 이어질 때가 있어요. 4~6번 사진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찍은 사진은 아닙니다. 길을 걷다 우연히, 하늘을 쳐다보다 우연히, 시냇물을 구경하다 우연히 발견한 풍경이에요. 간혹 사진을 찍다 보면 평범함을 벗어나지 못하고 제자리에 머무는 듯한 기분을 받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땐 특별한 방법이 없는 나만의 시선으로 셔터를 과감히 눌러봅니다.

 

 

GR3
GR3x
GR3x
GR3x

 

GR3, GR3x (에디터 M)

 

가지 끝까지 꽃이 피지 않았던 시기여서 군락지의 풍성함을 담기 어려워 색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산수유는 샛노란 색을 지닌 꽃이니 노란색의 보색인 한색 계통, 푸른 하늘과 같이 찍으면 대비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죠. 잘 알려져 있어 많이 볼 수 있는 구도이긴 하나 꾸준히 찍히는 데엔 이유가 있는 법.

 

GR3는 포지티브 모드에서 채도를 높였고, GR3x는 스탠다드 모드에서 채도와 색상을 높여 산수유와 하늘이 모두 돋보일 수 있도록 세팅해 촬영했습니다. 포지티브 모드 자체가 짙고 또렷한 색감을 보여주기 때문에 채도만 조정해도 충분했고 스탠다드 모드에선 조금 더 내추럴한 자연의 색을 담되 GR3 결과물과 차이가 많이 나지 않도록 조정했습니다. 덕분에 하늘색 캔버스 위에 올려진 산수유 꽃잎은 아름다운 노란빛을 띠었습니다. 또 프레임 안에 산수유를 타이트하게 잡으려다 보니 GR3보다는 3x가 조금 더 유용했어요.

 

 


홍매화
📍섬진강 수달생태공원(전남 구례군 간전면 간전중앙로 49)

 

'홍매화' 하면 많은 사람들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구례 화엄사 홍매화를 떠올리곤 하지만 이곳의 매화는 산중에 있어 개화가 다소 늦는 편이에요. 대신 섬진강 수달생태공원에 있는 홍매화 나무가 먼저 봄을 알립니다. 3월 중순부터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수많은 가지 위에 딸기맛 팝콘이 내려앉은 모양새로 공원 분위기를 순식간에 바꿔 놓았어요.

 

2,300여 그루의 홍매화 나무가 일정한 간격으로 식재된 수달생태공원엔 사람뿐만 아니라 꽃꿀을 따러 온 꿀벌 무리도 있었어요. 꽃과 꽃 사이를 옮겨 다니며 꿀도 따고 꽃가루도 옮기는 꿀벌들은 매우 분주했고 이 모습을 매크로 렌즈로 담았습니다. 산수유를 보러 간 구례에서 홍매화까지 보고 싶다면 화엄사 대신 수달생태공원으로 이동하는 방법도 추천합니다. 산수유 마을에서 수달생태공원까지는 차로 약 30여 분 소요돼요.

 

 

SIGMA 50mm F1.4 DG DN|Art
SIGMA 50mm F1.4 DG DN|Art
SIGMA 105mm F2.8 DG DN MACRO|Art
SIGMA 105mm F2.8 DG DN MACRO|Art
SIGMA 105mm F2.8 DG DN MACRO|Art
SIGMA 105mm F2.8 DG DN MACRO|Art

 

SONY a1+SIGMA 50mm F1.4 DG DN|Art / SIGMA 105mm F2.8 DG DN MACRO|Art (에디터 C)

 

매화는 생각만큼 풍성하게 피지 않고 크기가 작은 꽃이라 의외로 찍기 까다로운 꽃입니다. 광양처럼 대형 군락지를 이룬 곳이 아니라면 꽃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중요한데요. 매화 출사를 계획 중이라면 광각 렌즈보다는 최소 50mm부터 망원 렌즈, 망원 매크로 렌즈를 챙겨보세요.

 

매화를 촬영할 때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 하다 보면 내가 예상했던 분위기가 담기지 않을 수도 있어요. 이럴 땐 하나의 꽃에 포커스를 두고 촬영하는 것이 매화 자체에 더 집중할 수 있고 매화의 아름다움도 담을 수 있습니다. 또 빛이 잘 드는 쪽에 있는 꽃을 선택해 촬영하면 빛을 받지 않은 부분과 대비되는 효과를 볼 수 있으며, 근접 촬영 시에는 조리개를 최대 개방으로 하는 얕은 심도보다는 F4~F8 사이로 조리개를 조정해 촬영하면 더욱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만약 얕은 심도를 표현하고 싶다면 제일 앞쪽에 있는 꽃보다는 중간에 걸친 꽃에 포커스를 두고 촬영해 보세요. 얕은 심도로 인해 앞쪽에 있는 꽃은 몽환적인 역할을, 뒤쪽에 있는 꽃은 배경 역할을 톡톡히 해내 봄의 매화를 더욱 잘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무 사이에 있는 매화만 찍다 보면 재미가 떨어질 수 있으니 하늘과 함께 매화를 담아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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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에디터 M

에디터 C 글 · 사진

오늘도 장비를 삽니다. 장비 없인 못살아.

에디터 H 글 · 사진

재밌는 걸 합니다.

에디터 J 글 · 사진

심심한 삶을 지향하는 막내 에디터

에디터 M 글 ·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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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봄꽃 #봄꽃여행 #봄꽃로드 #산수유 #구례산수유 #홍매화 #구례홍매화 #산수유마을 #산수유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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