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겨울은 사진 찍기 힘든 계절이다. 그러나 그 힘든 순간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제법 많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사진 찍기.
물론 사진을 찍기 위해 밖으로 나서는 게 쉽지는 않다. 막상 나섰을 때 뭘 어떻게 찍어야 하는지 감을 못 잡을 수 있다.
그러나 그저 단순하게 찍기만 해도 금방 그 감을 느낄 수 있다. 어떤 카메라 건, 렌즈 건 겨울을 아름답게 찍기엔 좋다.
다만, 보통 렌즈로는 찍을 수 없는 사진, 그렇게 찍지 못한 게 후회되는 순간은 찾아올 수 있다. 그러니 렌즈들에 대해 조금만 더 생각해 보자.
멀리 있는 것들을 아름답게
한강 위의 얼음 빛과 함께 얼음
뭐든 그렇지만 멀리 있는 대상을 적당한 크기로 찍기는 쉽지 않다. 특히 겨울임을 알려주는 얼음이 그중 하나다.
뭐로든 찍을 수는 있지만 실제로 가까이 가지 않더라도 그 얼음들을 적당한 크기로 찍기 위해서는 망원 렌즈가 필수다.
한강, 물 위의 고드름
한강 위의 얼음들이 그렇다. 제법 크게 찍고 싶은 마음을 도와주는 것 중 하나가 망원 렌즈다. 실제로 다가서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면 망원 렌즈가 딱 좋다.
도림천, 그늘의 얼음.
가까이 다가서기 힘든 것들은 많다. 거리를 뒀을 때 찍기 힘든 것 중에 하나가 보케다. 거리를 두면서 앞뒤 흐림을 제법 만나고 싶다는 마음을 도와주는 렌즈는 흔하지 않다.
SIGMA 105mm F1.4 DG HSM I Art가 바로 그러한 렌즈의 중심에 있다. 105mm 이상 망원 렌즈 중 최대 개방 F1.4 AF 렌즈는 흔치 않다.
SIGMA 105mm F1.4 DG HSM I Art 구성도 및 사양.
정보에서 알 수 있듯 최대 개방 F1.4이기에 얼마나 크고 무거운지 알 수 있다. 약 1.6kg인데 사용하는 카메라와 함께 들었을 때에는 삼다수 2L 정도와 비슷한 무게라고 볼 수 있다.
그 정도 크기와 무게는 뭐든 편하게 들고 다니기 쉽지 않다. 그만큼 그 사진 결과도 흔치 않다. 망원 렌즈가 F1.4일 때 그 결과에 대해 꼼꼼하게 찾아보는 게 좋다.
크기와 무게를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힘으로 누를 수 있는지는 사람에 따로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그저 단순하게 믿고 구매하지는 말자.
F1.4 망원 렌즈이기에
어느 잡초와 억새. 한강.
보케의 매력은 흔한 것들조차도 아름다운 결과로 도와준다는 것이다.
거리가 멀어도 그 보케를 안심해도 되는 렌즈가 망원이며 그 망원 중 보케를 조금 더 크게 기대할 만한 렌즈가 SIGMA 105mm F1.4 DG HSM I Art다.
어느 길고양이.
사람과 거리를 두려는 길고양이를 찍기에는 망원 렌즈가 적당하다. 그리고 그 고양이들을 집중하는 사진을 찍기에는 F1.4와 잘 어울린다.
도림천, 청둥오리들.
비교적 흔한 편인 청둥오리도 마찬가지다. 사람이 다가서면 거리를 두기 위해 멀리 가는 편이다.
이런 동물들을 적당한 크기로 찍기 위해서는 망원 렌즈가 필요하다. 더불어 거리를 멀리 뒀음에도 앞뒤 흐림이 제법 보이기에는 F1.4가 아름답게 도와준다.
왼쪽이 전체사진이며 오른쪽이 초점맞은 일부.
왼쪽이 전체사진이며 오른쪽 사진이 초점맞은 극주변 일부
F1.4로 주변에 초점을 맞춘 결과는 매우 훌륭한 편이다.
이 사진들은 초점 맞은 곳이 주변에 가까운 곳, 극 주변인 곳이다. 확대해서 보면 놀라울 정도로 선명하다.
겨울 사진의 중심은 눈
낙성대공원
추운 겨울이기에 눈을 만날 수 있다. 다만 그 눈은 반드시 사라진다. 그러나 눈 내리는 순간을 찍은 사진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눈들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사진을 찍기에는 망원 렌즈가 적당히 좋다. 그저 활짝 넓게 눈들을 찍어도 나쁘지 않지만 망원 렌즈라면 집중하는 느낌이 더해진다.
그러나 제법 흐린 날에 내리는 눈의 그 순간을 정확하게 잘 찍기 위해서는 F1.4만 한 게 없다. 망원이면서 F1.4를 도와주는 렌즈가 바로 SIGMA 105mm F1.4 DG HSM I Art다.
낙성대 공원
멀리 있는 대상을 찍었을 때 가까이에 있는 눈들은 보케 역할을 하면서 마치 커진 것처럼 보이게 도와주기도 한다. 그 역시 F1.4의 역할이다.
겨울, 거울, 반영사진
한강, 반영사진.
겨울이기에 찍을만한 사진 중 하나가 얼음이다. 그러나 그 얼음만 찍기엔 조금 부족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조금 더 고민해 보면 겨울이기에 한강 위의 얼음과 반영 사진을 함께 사진 찍기 좋다는 걸 알게 된다. 잔잔하게 흐르는 물 위의 반영 사진은 조금 흔한 모습이다.
그러나 한겨울, 그 위에 얼음이 함께 있다면 그 결과는 180도 달라진다. 지금 이 사진들이 바로 그런 사진들이다.
거울처럼 선명한 부분도 있고, 얼음 덕에 그림 같은 부분이 더해진 모습이다.
한강, 반영 사진.
이 사진들도 겨울 덕에 찍은 반영 사진. 더불어 망원 렌즈였기에 압축하는, 집중하는 느낌이 늘어났다.
아주 추운 겨울이 계속되면 얼음만으로 막은 듯한 반영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물론 그 순간을 집중하는 느낌으로 찍기에는 망원 렌즈가 딱 좋다.
더불어 확대해서 봤을 때 거리에 따라 흐려진 정도가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초점 맞은 곳은 가장 멀리 있는 곳이며 가장 선명하게 보인다.
그러나 물 바로 위에 있는 얼음들은 조금 흐려져있다. 따라서 이런 사진은 컴퓨터 등으로 크게 보기 좋다.
겨울이건 여름이건
서울식물원
겨울이 끝나고 봄이 오고 여름이 오면 초점 맞출만한 대상이 더 많이 늘어난다.
나무들 자체는 물론이고 잎과 꽃들이 늘어난다. 그 대상을 집중하는 듯한 사진을 즐기기 좋다.
서울식물원.
더 큰 보케, 더 넓은 앞뒤 흐림에 잘 어울리는 게 뭘까 생각해 보자. 그리고 얼마나 더 크고 무거워지는지, 그걸 감안하고 찍을만한 지도 생각해 보자.
최대개방으로 빛을 정면으로 찍은 사진. 플레어 문제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사람에 따라 원하는 정도가 제각각 다르다.
흐려지는 정도에 따라서는 원하는 정도가 다르지만, 초점 맞은 곳이 얼마나 선명한가에 따른 결과는 원하는 정도가 거의 비슷하다. 거의 모든 사람들은 매우 선명하기를 바라고 있다.
잎들. 서울식물원.
사람들이 원하는 정도로 매우 선명한 렌즈는 흔하지 않다. 최대 개방 F1.4 렌즈라면 더더욱 그렇다.
아름답게 보다는 특별해 보이게
반영사진
사진을 즐기는 사람들이 숙제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름답게'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그런 기대를 원하는 편이 아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실제 아름다운 대상을 대충 찍기만 해도 된다는 말과 같기 때문이다. 다만 '특별해 보이는' 사진을 찍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반적이고 별것 아닌 것들을 어떻게 찍어야 특별해 보일지 고민한다. 그 고민을 멈춘 적은 거의 없다.
최근 겨울에 촬영한 사진들
반영 사진 혹은 일반적으로는 흔하지만 특별한 듯한 순간을 자주 찍는 편이다.
대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그 마음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다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 렌즈의 성능이다.
일단은 생각하는 머리고 그다음은 바라보는 눈이며 마지막은 사진 찍는 카메라와 렌즈다. 그 셋 중 어느 것도 무시할 수 없으며 더 노력해야 한다.
다만 카메라와 렌즈는 본인이 직접 만들 수 있는 역할이 아니기에 그저 선택과 구매 외엔 답이 없다. 아 물론 어떤 방식으로 바라보는가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자, 여러분들은 어떤 대상을 어떤 사진으로 찍길 원하시는가. 이번에 올린 이 글과 사진 또한 그대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Eastrain. 2022.01.02
:: 모든 사진은 Eastrain님께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 모든 사진은 SIGMA 105mm F1.4 DG HSM I Art로 촬영했으며 대여한 렌즈입니다.
:: 원 게시물은 브런치의 Eastrain님의 채널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