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면서 한풀 꺾인 더위를 체감하다가도 여전히 한낮의 열기는 맹렬히 타오르고 있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증발시킬 것 같은 더위, 끈적하게 달라붙던 습기를 떠올리면 지금 날씨도 그저 고맙게 느껴지곤 하는데요. 이런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도 3기 자이스 프렌즈는 카메라와 렌즈를 들고 곳곳을 누볐습니다. 좋은 장소, 좋은 피사체, 좋은 분위기. ‘좋은’의 기준은 저마다 다르지만 프렌즈가 보여준 세상은 그 안으로 뛰어들고 싶게끔 만들었습니다.
여기, 3기 자이스 프렌즈가 차곡차곡 쌓은 여름날의 기록을 공개합니다.
|전정규(@_foto_roro_)
📍 노들섬
노들섬의 낭만은 연중무휴입니다.
오랜만에 언제나 낭만이 넘치는 노들섬을 다녀왔습니다. 좀처럼 가시지 않는 기록적인 더위에도 불구하고 이날 역시 사람들로 가득했어요. 아이들과 함께 산책 나온 가족들, 삼삼오오 둘러앉아 피크닉을 즐기는 친구들, 돗자리에 누워 데이트를 즐기는 커플들,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친구들도 보였고 휴가 나온 군인들도 있었어요. 이곳에 방문할 때마다 느끼지만 노들섬은 머무는 순간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묘한 힘이 있는 장소인 것 같아요. 사람들이 소중한 이들과 이곳을 찾는 이유도 이런 매력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번 출사는 투바디 조합으로 다녀왔습니다.
ZEISS Batis 135mm F2.8 + SONY A7R5
ZEISS Batis 85mm F1.8 + SONY A7CR
명품 자이스라는 칭호답게 이번 출사도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줬어요. 저조도 환경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자이스였습니다. 10번도 넘게 다녀온 노들섬이지만 자이스와 함께한 이번 출사가 저에게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It's nice to be with Zeiss :)
📍 동작대교
동작대교에서 인생 노을을 만났습니다.
행복은 예기치 못한 곳에서 찾아온다고들 하죠. 저녁에 약속이 있어 조금 서둘러 출발했는데 급한 사정으로 도중에 약속 취소 연락을 받았어요. 마침 동작대교를 지나기 전이라 차를 돌려 동작대교 구름카페 주차장으로 향했습니다. 동작대교에 도착했을 때 이미 골든아워가 시작되었고 날씨는 더웠지만 정말 황홀한 노을을 담을 수 있었어요. 이런 게 행복이죠.
촬영은 Batis 135mm F2.8 렌즈와 함께 다녀왔습니다. 중망원대 화각이 주는 배경 압축력은 풍경 사진을 더욱 멋지게 만들어줍니다. 자이스와 함께여서 사진 생활이 너무 즐거운 요즘입니다. 동작대교 남단에서 북단으로 올라가며 멈추고 찍고를 무한 반복하다 보니 다리 한 바퀴 도는데 3시간 가까이 걸렸던 것 같네요. 황홀한 순간들의 연속이라 이를 놓칠 새라 연신 셔터를 눌렀는데 멋진 사진들을 담을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북단을 바라보고 좌측에는 여의도가 보이고 우측에는 반포대교와 노래하는 분수가 보여요. 북단 방향으로 정면을 바라보면 남산타워도 선명하게 보입니다. 사진이 고픈데 마땅히 목적지가 떠오르지 않을 때 가볍게 다녀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자이스 프렌즈 3기_전정규 갤러리
▷인스타그램
|돈재민(@xamong_photo_)
📍 남이섬
135mm 망원 단렌즈로 바라본 남이섬.
자이스의 Batis 2.8/135 단렌즈와 함께 무더웠던 여름날, 춘천 남이섬에 다녀왔습니다. 역시 AF, 선예도, 흔들림 보정, 아웃포커싱 어느 하나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최고의 망원 단렌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꽤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촬영할 때에도 어김없이 정확하게 초점을 맞춰주는 모습에 덕분에 편하게 셔터를 누를 수 있었답니다! 그리고 밝은 조리개값과 망원 화각이 더해지면 아웃포커싱 효과가 더욱 극대화되는데, Batis 2.8/135 렌즈를 사용하면서 오래간만에 아웃포커싱 감성 실컷 느낄 수 있었어요.
남이섬에 도착해 자이스 135mm 렌즈를 장착한 다음 촬영할 만한 거리를 찾다가, 저 멀리 새 모형이 있어서 다가가는데 뭔가 움직이는 것 같길래 자세히 쳐다보니 살아 있는 공작새더라고요! 깜짝 놀랐다가 공작새가 괜찮은 포즈를 취했을 때 잽싸게 촬영한 사진입니다. 135mm 망원에 조리개는 2.8로 최대 개방해 촬영하니 아웃포커싱 효과가 극대화된 것 같아 마음에 드는 사진 중 하나예요.
남이섬을 걷다가 너무 더워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려고 들른 가게의 윗부분에 자전거를 타고 있는 나무인형이 있었는데, 마침 햇빛이 나무인형 쪽에만 닿아 있는 모습이 아름다워 촬영한 사진입니다.
남이섬의 울창한 숲과 그 뒤편으로 펼쳐지는 북한강 윤슬의 반짝임이 아름답고 마치 스위스에서 보는 듯한 풍경 같다는 생각이 들어 촬영한 사진입니다.
📍 연희동
해외를 여행할 때에도 조용한 마을을 좋아하듯이 서울에서도 한적하고 평화로운 동네, 연희동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연희동에 갈 때면 항상 포셋에 들러서 다양한 엽서를 구경하며 감성을 충전하는 편이에요. 여러분의 연희동 힐링 플레이스는 어디인가요?
연희동에 갈 때마다 방문하는 ‘포셋 연희’라는 작은 엽서 상점의 입구입니다. 해가 살짝 기운 오후 4시쯤 가게 되면 창문으로 쏟아지는 햇빛과 함께 감각적인 디자인의 포셋 간판을 함께 촬영할 수 있는데, 이 순간의 느낌이 좋아 계속 방문하게 되는 것 같아요.
연희동 언덕을 쭉- 오르다 보면 만날 수 있는 조용한 카페 ‘본지르르’입니다. 전체적으로 인테리어가 군더더기 없고 커피가 산미 없이 진한 맛이 예술이라 좋아하는 카페 중 하나인데요, 정갈한 모습의 카페와 그 속에서 무언가 열심히 끄적이는 사람들까지 수직 수평을 신경 써서 안정적인 분위기의 사진을 촬영해 보았습니다.
사진을 촬영한 날은 8월 8일, 세계 고양이의 날이었는데요. 연희동 나들이를 마치고 홍대로 돌아가는 길에 자동차 보닛 위에서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꿀잠을 자고 있는 세상 평화로운 고양이를 마주치게 되었답니다. 고양이는 이날이 공휴일인가 보다 싶은 마음을 담아 미소 가득 지으며 사진을 촬영했는데, 오른쪽에 벽을 살짝 걸친 구도로 촬영해 고양이의 꿀잠을 방해하지 않고 엿보는 느낌을 주려고 했습니다.
▷자이스 프렌즈 3기_돈재민 갤러리
▷인스타그램
|이무환(@aaqui5)
📍 의정부미술도서관
청량감이 돋보이는 여름 오전, 빛을 가장 잘 담는 자이스 렌즈를 들고 의정부미술도서관을 찾았습니다. 핫플레이스답게 이른 오전 시간대였는데도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책이 주는 아날로그적인 느낌과 직선과 곡선의 건축학적인 미의 조화 속에 빛이 더해진 이 공간이 참 예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따사로운 햇살이 큰 창으로 쏟아져 들어와 녹색의 식물들과 어우러져 신비로운 보타닉 가든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이런 느낌을 살려 촬영해 봤습니다.
Milvus 2.8/15 렌즈로 공간을 담으면서 느낀 점은 왜곡이 정말 적다는 점이었어요. 평소엔 광각이 주는 왜곡을 즐기는 편이어서 적응이 필요했지만 나중에는 정말 좋았습니다. 건축이나 인테리어 사진에서 왜곡은 큰 방해요소이기도 하니까요. 또 초광각렌즈인데도 선 디테일이 뭉개지지 않은 점 등 놀라움의 연속이다 보니 이날 사진을 찍는 내내 재미있었어요. 무작정 나온 출사였지만 제가 찍고 싶은 구도로 마음껏 찍고, 마음에 드는 사진을 얻을 수 있어 즐거웠던 하루였어요.
📍 창경궁 온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고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비가 오다가도 해가 쨍하니 변덕스러운 날씨에 휴식이 필요해서 달려간 곳이 창경궁입니다. 저는 창경궁을 참 좋아하는데요. 여유롭게 여백의 미를 두고 서울 전경을 볼 수 있는 유유자적한 느낌이 참 좋습니다. 특히 빽빽하게 들어선 현대 건물들을 저 멀리 두고 궁을 바라보면 과거와 현재 사이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곳이기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자이스 렌즈로 다시 한번 담고자 왔습니다.
창경궁 내에는 궁과 도심을 함께 볼 수 있는 벤치가 있는데 내·외국,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예요. 이곳에 있다 보면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머무르게 됩니다. 스몰토크의 재미도 알게 되고요.
스냅사진 느낌을 주는 Otus 렌즈와 궁의 웅장함을 담아내는 Milvus 렌즈로 촬영하다 보니 어느새 창경궁 한 바퀴를 돌았습니다. 한여름 날씨에 온몸이 흠뻑 젖고 말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오는 이유가 있겠죠?
▷자이스 프렌즈 3기_이무환 갤러리
▷인스타그램
글·사진|전정규, 돈재민, 이무환
에디터|에디터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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