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은 늘 양가감정을 동반하는 것 같습니다. 예컨대 ‘시원섭섭하다’처럼요. 자이스 프렌즈 3기의 세 번째 활동 기록이 도착했을 때, 아직 볼 수 있는 사진이 남았다는 점이 반가우면서도 이 순간이 지나면 3기 활동이 완벽히 마무리된다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프렌즈는 지난 3개월 동안 자이스 렌즈로 세상을 넓게 혹은 자세히 들여다보았습니다. 그 시간 동안 그들은 초심을 느끼기도, 긴장감에 숨을 죽이기도, 권태로운 작업에서 탈피하기도 하면서 렌즈와 깊이 유대했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프렌즈가 보여준 많은 기록에 감동하면서, 감탄하면서, 익숙한 향수를 느끼면서, 어떻게 촬영을 했을지 궁금해하며 사진을 감상했고 그들이 선보일 다음 작품을 기다렸습니다. 이제는 매듭이 지어졌지만요.
자이스 프렌즈 3기의 마지막 기록을 이곳에 남겨둡니다. 3개월, 짧았지만 긴 여운이 남도록. 모두에게 오래도록 간직될 수 있도록.
|전정규(@_foto_roro_)
📍동작대교
휴일 늦은 밤, 가족들과 저녁을 먹고 늘어져 있다가 계획에 없던 야경 촬영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3회차 활동을 위해 받은 Milvus 렌즈들이 너무 궁금해서 손이 근질거리기도 했고 다음 날이 샌드위치 휴무일이어서 무료하게 이 밤을 보내기에는 아쉬움이 클 것 같더라고요. 아내도 흔쾌히 허락해 주어서 설레는 마음으로 출발했습니다.
무작정 차를 몰고 나와서 도착한 동작대교는 다리 위에 카페가 있어서 주차하고 야경을 촬영하기에 최적의 장소였어요. 오랜만에 바라보는 탁 트인 서울 야경과 지겹던 여름의 끝을 알리는 선선한 바람 덕에 엔도르핀이 충만해져서 자정이 넘어가도록 즐겁게 촬영했습니다.
Milvus 렌즈와의 첫 촬영은 너무 만족스러웠어요. 초점링만 돌아가는 다른 렌즈들과 달리 경통 자체가 돌아가는 초점 방식은 초점을 맞추기에 훨씬 편안한 느낌이었고 저조도 환경에서의 노이즈 억제력과 중앙부부터 주변부까지의 선예도 또한 좋았습니다. 더군다나 Milvus 렌즈의 출시 시기를 고려한다면 최근 출시한 렌즈들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성능을 자랑하기 때문에 외계인이 만들었다는 소문이 왜 생겼는지 알겠더라고요.
📍삼성해맞이공원
Milvus 렌즈와의 두 번째 촬영도 야경 촬영으로 다녀왔어요. 삼성해맞이공원으로 향하며 한강을 따라 달리는 야간 드라이브는 야경 촬영의 힐링 포인트죠. 시티 팝과 펑키한 재즈를 곁들이면 더욱 좋고요.^^
늦은 밤 도착한 삼성해맞이공원에서는 드라마인지 영화인지 모르겠지만 30명 이상의 스태프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촬영에 한창이었습니다. 스태프들이 입구부터 통제하고 있어서 이번 촬영은 허탕이다 싶었는데 다행히 제가 생각한 촬영 포인트는 문제없는 곳이어서 조금 늦은 시간까지 즐겁게 촬영하고 돌아왔습니다.
삼성해맞이공원은 본래 상수원을 공급하기 위한 시설이었고 폐쇄 예정이던 배수지 상부를 공원으로 조성해 2년 전에 개방했어요. 청담대교 위 차량 궤적은 물론이고 올림픽대로와 동부간선도로가 교차하는 지점의 차량 궤적 또한 매력적으로 담을 수 있으며 잠실종합운동장과 롯데타워를 가까이서 찍을 수 있는 장소입니다.
Milvus 렌즈를 사용하면서 수동으로 초점을 조정하다 보면 담고자 하는 피사체에게 좀 더 집중하게 되고 한 장 한 장을 신중하게 촬영하게 되는 매력이 있어요. 날로 발전하는 기술은 분명 안정적인 촬영과 사진 퀄리티에 크게 기여합니다. 하지만 쉽게 찍고 쉽게 사라지는 디지털 트래시들로 피로함이 생기기도 하죠. 이러한 피로함은 사진 생활에 있어 권태기로 이어질 수 있는데 스스로 사진 생활이 조금은 따분하고 지루하다 느끼고 있다면 Milvus 렌즈를 적극 추천하고 싶네요. 여러분의 사진 생활에 또 다른 즐거움이 되어줄 것이라고 감히 말씀드려 봅니다. :)
▷자이스 프렌즈 3기_전정규 갤러리
▷인스타그램
|돈재민(@xamong_photo_)
📍롯데월드몰
롯데월드몰은 잠실에 갈 때마다 사진으로 담는 장소입니다. 곡선과 직선이 아름답게 섞여 있는 공간이라 다양한 구도로 바라볼 수 있어 흥미로운 사진을 많이 담을 수 있습니다.
📍노들섬
자이스 프렌즈 3기 마지막 출사 장소는 갈 때마다 힐링을 가득 안고 돌아오게 되는 노들섬으로 정했습니다. 3개월 동안 총 여섯 가지 자이스 렌즈를 사용했어요. 덕분에 평소보다 더욱 다양한 화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이날은 바람이 많이 불었는데, 덕분에 버드나무가 춤추는 듯한 모습이 인상 깊어 버드나무의 전체적인 모습을 멀리 떨어져 담아보았습니다.
날씨가 좋아 햇빛을 가득 받은 63빌딩의 선명한 색감과 함께 한강철교와 한강을 피사체 앞 배경으로 두고 담았습니다.
노들섬 강가에서 자라고 있는 갈대입니다. 피사체와 동시에 갈대 너머 반짝이는 윤슬까지 강조하기 위해 조리개를 F1.4로 최대 개방하여 촬영했습니다.
▷자이스 프렌즈 3기_돈재민 갤러리
▷인스타그램
|이무환(@_aaqui5)
📍삼성해맞이공원
누구나 알고 있는 한강이지만 언제, 어디서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르기도 합니다. 바쁜 일상을 지내다 보면 온종일 하늘 한 번 올려다보지 못한 채 며칠을 보내게 될 때도 있는데, 삼성해맞이공원은 감성이 메마른다 싶을 때 찾아가는 곳입니다.
낮부터 앉아 있노라면 많은 것들이 보입니다. 서울의 상징인 도시숲이 수평선을 그리며 세련된 직선을 긋고, 쭉 뻗어 있는 도로에서 오고 가는 차들이 움직이며 시간의 곡선을 그립니다. 하늘과 한강은 늘 그 자리에 있어서인지 평온함과 청량함을 주는 게 꽤 인상적입니다.
해가 질 때까지 이곳에 머무르면서 그간 있었던 생각을 정리하고, 앞으로의 미래를 계획하고, 커피도 마셨습니다. 바빴던 10월이었지만 잠깐의 시간 사치를 좀 부려보았습니다.
📍패션쇼-패션코드 2025 S/S
풍경 사진을 촬영하기에도 좋은 렌즈지만 인물 사진 촬영에 사용하고 싶어 패션코드 2025 S/S 패션쇼에 Otus 1.4/28(ZE)과 Otus 1.4/55(ZE)를 가지고 다녀왔습니다. 이번에는 백스테이지를 촬영했습니다. 시간에 쫓기는 것이 패션쇼이고 그러다 보니 현장에서 찰나의 순간을 놓칠까 봐 빠른 AF를 선호했던 저인데 수동 렌즈를 사용하니 감회가 참 새로웠습니다. 간만에 두 카메라를 메고 수동 렌즈를 사용하려고 하니 사진을 시작하던 때가 문득 생각나더라고요. 초심 때의 마음으로 조금 더 긴장감을 갖고, 조금 더 열정적으로 사진에 집중했던 것 같습니다. 뜻 깊고 알찬 하루였습니다.
▷자이스 프렌즈 3기_이무환 갤러리
▷인스타그램
[자이스 프렌즈 3기] 기록 하나. 여름날의 자이스
[자이스 프렌즈 3기] 기록 둘. 시간을 걷는 사진
글·사진|전정규, 돈재민, 이무환
에디터|에디터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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